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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日本化" 되어가는 유로화의 밝은 미래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오전 6:55:24 ]

  • ⓒ글로벌모니터

    JP모건은 13일 보고서에서 유로 환율 1년 전망치를 1.20달러에서 1.17달러로 하향했다. 조정폭은 미약하였으나, 그 조정의 배경은 심히 창대하였다. 유로존의 "일본화(日本化, Japanification)"를 목격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머니마켓 커브를 더욱 더 장기간으로 평탄화시켰다"며 "적어도 잠시동안이나마 추가적인 전술적 유로화 약세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ECB는 현행 금리를 유지하는 시한에 관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최소한 여름내내"에서 "최소한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표면적으로는 금리인상 가능 시기를 불과 3개월 정도 미룬데 불과했지만, 그 내용상의 메시지는 '무기한'처럼 느껴졌다.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1.6%에서 1.2%로 낮추면서도, 이렇게 대폭 더 비관적으로 바뀐 새 기본전망에 미치는 위험이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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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존을 대표하는 독일의 국채는 실로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같은 만기의 일본 국채보다 10.5bp 높을 뿐이다. 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에는 물론 다른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지만, 지난 20년간의 추세를 보면 '일본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차즘 가라앉아 가는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감소하는 인구 및 그 인구의 고령화, 그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마이너스 금리 등 독일은 일본화의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 가는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독일은 가까스로 리세션(2개 분기 연속 전기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면했다. 하지만 성장속도의 절대 수준은 침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낮았다.

    물론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라든가 라인강 수위 하락(가뭄 때문이다)으로 인한 운송차질 등 경제 외적 일회성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고도가 구조적으로 낮아진 경제가 아니라면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기술적 리세션이 그렇게 동시에 나타나는 기현상은 없었을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독일 국채 수익률이 일본에 수렴해 가는 최근 현상에는 물론 '브렉시트' 위험이 분명히 가미되어 있다.

    영국이 무질서하게 유럽연합을 탈퇴할 경우, 영국과의 교역에 여전히 크게 의존하고 있는 독일 및 유로존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영국에 대한 독일의 수출은 최근 3년 연속 줄어 지난 2015년 대비 7% 낮은 수준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시장은 여전히 독일 수출의 6%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브렉시트 리스크 또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마다 독일 국채 수익률은 영국 파운드화(GBP)를 따라 하락했으며, 브렉시트 우려가 줄어들 때면 독일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그러나 올 들어 심화하고 있는 독일 국채 수익률의 하락세는 브렉시트 리스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영국 파운드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진 것을 반영해 올 들어 추세적인 오름세(독일 국채 수익률과 다이버전스)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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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더멘털이 닮아가면 중앙은행도 같아지기 마련이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과 ECB 모두 새로운 경기하강에 대응할 수 있는 실탄이 거의 없다(very little)고 말했다.

    ECB는 정책금리를 '예치금 이자율'로 변경해 -0.4%까지 인하했는데 스스로 더 내릴 여지가 거의 남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행은 예치금 금리를 -0.1%로 내린 뒤에 땅을 치며 후회했다. 그래서 결국에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직접 타게팅하는 이른바 '일드커브 컨트롤(YCC)'이란 정책수단을 도입하게 되었다.

    라잔 전 총재는 "양적완화(QE)만 하더라도 두 중앙은행은 굉장히 많이 해 놓았다"며 "이들 나라에 다른 수단이 있는지를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잔여 실탄 부족'으로도 확인되는 유럽의 일본화 현상이 반드시 유로화의 약세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중앙은행이 더 완화하기 어려운 지경의 통화는 디플레이션에 더 취약해지며 이는 해당 통화가치의 장기적 절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이미 일본이 지난 20여년간 실증한 바 있는 '구매력평가'이론이다.

    정책금리가 무려(?) 2.50%나 되는 미국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완화여력이 훨씬 크게 남아 있다. 때가 와서 돈 풀기 레이스가 펼쳐진다면 달러, 유로, 엔에 미치는 중앙은행들의 절하 영향력에 현격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THE GREAT POLICY DIVERGENCE"가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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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화 쇼트 베팅으로 큰 돈을 한 번 만져보려는 선수들은 그래서 미국의 리세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이 결국 경기침체에 빠지면 가뜩이나 대폭 불어난 재정적자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한편, 연준은 그 적자를 메꿔주기 위해 폭발적으로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일본과 유로존은 "남은 실탄이 너무 적다!"

    블룸버그의 계산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연간 부채비용은 5710억달러로 불어나 있다. 최근 2년 사이에만 무려 1200억달러 이상, 30% 가까이 급증했다.

    제프리 군드라크 더블라인캐피털 창립자는 어제 웹캐스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 "정말 쇼킹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부채를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선거운동을 해놓고는 오히려 부채를 22조달러로 늘려 놓았으며, 성장하는 경제 하에서도 앞으로 연간 약 1.5조달러씩 빚이 더 늘어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군드라크는 트럼프의 재정적자 관리 실패가 "다음번 달러의 큰 움직임은 하락일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다음 경기하강에서 미국 재정적자는 GDP의 13%로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는 4.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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