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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Watch]BOJ의 QE운용 감액..환율 안도감(?)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2-12 오후 3:37:43 ]

  • 일본은행(BOJ)이 모처럼 국채매입(QE) 오퍼레이션 규모를 감액했다. 이날 BOJ는 10~25년물 국채를 1800억엔 매입했다. 이는 직전 규모(2000억엔) 보다 200억엔 줄어든 것이다. 해당 만기물의 감액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만기 25년물 이상 국채의 매입 규모는 직전 오퍼레이션과 동일하게 500억엔을 유지했다.

    BOJ는 그간 "국채매입 오퍼레이션은 JGB 시장 흐름과 유동성 환경을 살펴 유연하게 이뤄지는 만큼 오퍼레이션 규모의 증감이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왔다. 이날 감액도 이 범주에 해당한다. 다만 도쿄 채권시장은 예상치 못한 BOJ의 기동에 다소 놀란 눈치였다.

    MUFJ 채권팀의 이나도메 카츠토시는 "채권시장은 이날 BOJ의 감액을 예상하지 않았다. 감액 분위기가 더 이어질 수 있다. 이는 JGB 수익률의 하락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BOJ가 한동안 꺼렸던 QE 오퍼레이션 감액을 재개했을 때는 나름의 사정과 금융시장 환경에 대한 판단이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

    ① 우선 지난 석달간 빠른 속도로 평평해진 수익률 곡선에 BOJ도 적지않은 부담을 느꼈다. JGB 장기물 및 초장기물 수익률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연준의 완화적 행보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시장금리를 따라 빠르게 하락했다. 작년 10월 0.16%를 넘어섰던 JGB 10년물 수익률은 올초 마이너스 0.048%까지 떨어졌다.

    ⓒ글로벌모니터

    그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JGB 매입이 가세하며 수익률의 하락기울기를 키웠다. 외국인 입장에선 JGB의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불구, 달러를 주고 엔을 받는 스왑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할 수 있기에 짭짤한 돈 놀이였다.

    이런 요인들로 빠르게 진행된 일드커브 평탄화는 기본적으로 이자 차익을 먹고 사는 금융기관(은행, 보험 등)의 수익성을 압박하기 마련이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면 은행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일드커브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적당한 차익(금융권 수익성)을 배려하겠다던 YCC-QQE의 취지도 흔들리게 된다. 그러니 BOJ로선 마이너스 아래로 급하게 추락했던 10년물 수익률과 이에 따른 일드커브 평탄화에 제동을 걸 기회만 엿봐왔다.

    ⓒ글로벌모니터

    ② 머뭇거리던 BOJ에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 것은 환율이다. 지난주 내내 109엔후반~110엔의 좁은 레인지에서 등락하던 달러-엔 환율은 간밤 110엔을 돌파한데 이어 110엔 중반으로 올라섰다. 번번히 110엔 벽 앞에서 일진일퇴를 반복학던 환율이 제법 큰 폭으로 오르며 110엔 안착에 대한 기대를 만들어준 것이다 - 상방의 강한 저항선이던 110엔선은 이제 하단 지지선으로 작용하기 쉬운 모양을 갖췄다.

    작년말과 올초처럼 자산시장내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돼 달러-엔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BOJ가 일드커브를 돌볼 여력이 없었다. 섣불리 QE 오퍼레이션 감액을 통해 장기물 수익률을 떠받치려 했다가는 달러-엔 환율과 도쿄 증시의 하락 속도만 키우게 된다. 이는 다시 안전선호 심리를 자극해 일드커브를 더 압박하는 악순환을 낳기 쉽다.

    그래서 이날 BOJ의 국채매입 오퍼레이션 감액은 통화당국의 환율에 대한 안도감과 나름의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평할 수 있다. 현재 BOJ 시장운용팀은 연말연초 우려했던 급격한 엔고 위험은 어느 정도 가셨다고 보는 것 같다 - 적어도 환율이 급하게 108엔을 하향 이탈해 전저점(104엔)을 위협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판단한 것 같다.

    ⓒ글로벌모니터

    BOJ의 이러한 안도와 자신감이 적절했는지, 얼마나 이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물론 외부환경이 나빠져 엔고의 압력이 재차 커지면 BOJ의 국채매입 감액 역시 당분간 구경하기 힘들어질 게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넉넉치 않은 BOJ로선 수동적 대응으로 최대한 버텨야 하는데, SMBC닛코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폭을 확대하는 등 추가적인 완화조치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은 달러-엔 환율이 104엔선과 100엔선을 뚫고 내리며 급한 엔고가 펼쳐지는 경우"라면서 "카드를 아껴야 하는 BOJ로선 정책기동의 허들도 높은 편"이라고 했다.

    <시장동향>

    - 건국일 휴장후 12일 문을 연 도쿄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보다 2.61%(531.04포인트) 오른 20864.21에 거래를 마쳤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고 타결에 대한 기대가 피어올랐다. 달러-엔 환율이 110엔 중반대로 올라선 것도 외국인의 닛케이 선물매수를 부추겼다.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이 셧다운을 막기 위해 예산안에 `원칙합의`했다는 소식도 더해졌다(트럼프의 승인이 남아있다).

    - 간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중 정상이 3월 중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역시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과 회담하고 싶어한다. 대통령은 미국민과 미국의 노동자, 미국의 국익을 위해 공정한 합의가 체결되기를 바라고있다"고 말했다. 협상 데드라인까지 타협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다음달중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협상시한이 그 때까지 연장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 도쿄거래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10.64엔까지 상승했다. 우리시간 오후 3시20분에는 전일비 0.18% 오른 110.56엔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의 글로벌 반등 흐름에다, 춘절연휴를 마치고 문을 연 중국 증시의 상승세와 미중협상 기대감 등이 위험선호 무드를 부추긴 게 달러-엔을 밀어올렸다. 좁은 박스권에 갖혀있던 달러-엔이 일단 위로 방향을 잡았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아직은 안심하기 어려운 미중관계가 걸림돌로 남아있다.

    - JGB 10년물 수익률은 BOJ의 국채매입 오퍼레이션 감액과 증시 상승으로 1bp 오른 마이너스 0.0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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