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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미국 경제의 트렌드와 사이클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2-08 오전 6:34:05 ]

  • ⓒ글로벌모니터

    지난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상품 무역수지 적자(1~11월 누적)가 376억달러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가 10.9%나 확대됐다.

    트럼프의 무역공세는 단기적으로 오히려 수지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더 붙기 전에 미리 수입해 놓자는 가수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2018년 1~11월 중 미국의 중국산 상품 수입액은 누적 4935억달러로 전년동기비 325억달러, 7% 증가했다.

    그러나 이 엄청난 미중 상품 무역 불균형은 미국의 전반적인 대외균형 상태를 왜곡해서 보여주고 있다. 양국의 엄청난 상품수지 역조는 기본적으로 두 나라 사이의 국제 분업관계를 반영할 뿐이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정반대로 미국이 중국에 일방적인 흑자를 기록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미중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산 상품을 덜 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서 만든 동일한 상품을 더 비싸게 구입해야 한다. 중국이 미국산 상품을 더 사들이는 경우에도 똑같은 경제적 낭비가 발생하게 된다.

    트럼프의 거듭된 불만과는 달리 미국의 대외균형은 이미 놀라울 정도로 개선되고 있다. 가히 괄목상대할 변화다. 물론 트럼프의 노력 덕분은 아니다.

    ⓒ글로벌모니터

    지난 2017년 이후로 미국 경제가 잠재속도를 웃도는 페이스로 고속 성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억제된 가운데 상품 무역수지는 제한적으로만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상품 무역수지는 지난해 10월 783억달러로 이번 사이클의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그 절대규모는 지난번 사이클의 최대 기록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지난 10년간 물가가 오르고 미국 경제규모가 커진 걸 감안하면, 이번 사이클 들어 미국 상품수지는 실질적으로 대단히 개선되었다고 볼 만하다.

    여기에 미국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서비스수지 흑자(10월 중 226억달러)를 더하면, 전체 무역수지는 훨씬 더 훌륭한 그림을 보여준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지난번 사이클에서 미국 경제의 대외 불균형은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심각하게 확대됐다. 경기가 회복기를 지나 팽창기로 넘어서자(2004년말 이후) 미국의 월간 무역수지 적자는 500억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완전히 다른 추세다. 2017년 이후의 경기 가속도에도 불구하고 월간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추세적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서지 않고 있다.

    일등공신은 셰일오일이다. 원유 자급도가 대폭 높아지면서 이제 미국은 석유류부문에서 거의 적자를 내지 않고 있다. 원유부문으로 생산자원이 이동한 영향 등으로 非석유류 부문 무역적자가 대폭 확대되었지만 석유류 부문 수지개선 효과가 훨씬 강력했다. 경제규모 증가와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체 무역수지 적자가 10여년 전에 비해 오히려 작아진 배경이다.

    * 미국은 여전히 원유를 수입하고는 있지만,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상품 형태로 가공되어 수출되는 석유제품의 양 또한 상당하다.

    셰일오일 혁명이 이끈 미국 대외균형의 구조적 개선은 보다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경상수지에서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글로벌모니터

    달러화 시세의 단기 사이클은 대체로 미국 재정수지의 흐름을 탄다. 재정적자가 심화되는 때에는 달러가 약해지고 수지가 개선되는 때에는 달러가 강해진다. (재정적자 심화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가 초긴축으로 대응했던 1980년대초에는 예외적인 패턴이 발생했다.)

    달러의 장기적 추세는 미국 경상수지 흐름을 따랐다. 그래서 미국 경상수지가 기조적으로 악화된 지난 1965년 이후 약 40년간은 달러화의 추세적인 절하 트렌드가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로 구조가 달라졌다. 지난번 late-cycle 당시(2005~200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려 6%에 달했던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 2010년 이후 3%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14년 이후로는 '균형수준'으로 간주되는 GDP 2% 수준까지 개선되었는데, 이처럼 양호한 흐름은 성장률이 3~4%로 높아진 지난해 2~3분기에도 놀랍게도 잘 유지되었다.

    미국의 이러한 기조적인 경상수지 개선은 달러 가치가 지난번 late-cycle(2007년말~2008년초)에서 바닥을 찍고 추세적으로 절상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의 재정수지 역시 심각했던 우려에 비해서는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지난달 28일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이번 1분기 석달 동안 총 3650억달러의 국채를 발행해 돈을 빌릴 예정이다. 석 달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80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재무부가 당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재정적자가 크다는 의미다. 2분기(4~6월) 중 국채발행 규모는 83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미 재무부는 예상했다.

    그러나 중립적인 연구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의 분석은 좀 다르다. 같은 날 내놓은 연례 장기전망(2019~2029) 보고서에서 CBO는 미국 재정수지 적자 1조달러 돌파 예상시기를 당초 내년에서 2022년으로 2년 늦춰 잡았다.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4월 전망 당시에 비해 750억달러 적을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향후 10년간(2019~2028년) 누적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전망에 비해 1조2000억달러 낮춰 잡았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재정수지가 '정상'인 것은 물론 전혀 아니다. CBO에 따르면 오는 2020~2029년 중 미국의 연평균 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4.4%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1969~2018년 중 평균치 2.9%에 비해 1.5%포인트나 악화된 것이다.

    특히 CBO의 장기전망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한 것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오는 2029년까지 미국의 실업률이 계속해서 5%를 밑돈다는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CBO에 따르면, 과거 미국의 실업률이 6% 미만이던 시기의 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평균 1.5%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실업률이 보다 낮은 환경을 가정한 미국의 미래 10년간 적자비율 전망치는 과거 호황기보다 무려 2.9%포인트나 높다.

    따라서 미국 경제는 리세션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일 침체가 발생한다면 미국의 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10%선에 손쉽게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연준은 양적완화를 비롯한 대대적인 완화정책으로 재정적자를 지원할 전망이다.

    이 때가 바로 Editor's Letter가 제시해 온 달러 빅 쇼트 타이밍이다. 다만, 그 짧은 사이클이 종료된 뒤에는 대대적인 달러화 롱 포지션을 구축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그 근거는 앞서 소개한 미국 경상수지의 구조적 개선 추세가 역설하고 있다.

    한편 미국 단기 사이클의 위치는 계속해서 좀 부정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Danielle DiMartino Booth) ⓒ글로벌모니터

    지난 1월로 이어진 미국의 "블록버스터 고용지표"를 근거로 Editor's Letter는 이번 1분기 중 미국 경제의 생산성 저하 및 기업이익 둔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 관련기사: "어닝 리세션(earnings recession)" 예고(?)

    그런데 미국 경제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ISM 지수 역시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ISM은 미국 산업을 크게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나누어 각각의 활동을 지수화하는데, 둘 다 전반적인 생산활동과 고용활동에 관한 지표들을 각각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한 노동생산성 프록시(proxy)를 미국 기업이익의 추세와 비교해 시각화 한 것이 위 그래프이다. 위와 같은 높은 상관관계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이번 1분기 이후 미국 기업이익 전망은 제법 어둡다고 할 수 있다.

    * 위 그래프를 만든 다니엘르 디마르티노 부스는 리차드 피셔가 댈러스 연준 총재로 재직하던 당시 매일마다 시장 및 경제 동향을 브리핑했던 인물로 현재는 글로벌모니터와 비슷한 유료 분석매체 <Quill Intelligence>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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