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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 Watch]인도의 `깜짝` 금리인하 / 루피 환율과 유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2-07 오후 6:18:42 ]

  • 7일 인도 중앙은행(RBI)이 정책금리인 레포금리를 종전 6.5%에서 6.25%로 25bp 인하했다(찬성 4 vs 반대 2). 정책 기조도 `면밀히 계산된 긴축(calibrated tightening)`에서 `중립`으로 전환했다.

    RBI의 금리인하는 지난 2017년 8월 이래 처음이다. 당시 6.0%로 낮아졌던 정책금리는 작년 8월 6.5%로 50bp인상된 뒤 이번에 다시 6.25% 내려갔다.

    ⓒ글로벌모니터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RBI의 정책기조가 중립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봤다 - 앞서 로이터가 6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21명만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하 시점을 오는 6월 회의로 점쳤었다.

    # 5월 총선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RBI는 금리인하 결정의 배경으로 약해진 민간섹터 투자와 소비, 이에 따른 성장률 둔화, 그리고 최근 빠르게 둔화된 물가상승률 등을 들었다. 물론 연준의 완화적 행보 역시 RBI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대외 환경을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했을 게다.

    *인도의 지난해 3분기(7~9월) 성장률은 7.1%를 기록, 전분기 8.2%와 예상치 7.4%를 밑돌았었다. 작년 6월 4.92%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CPI, Y/Y)은 12월 2.19%로 둔화했다.

    사실 이런 대내외 경제 요인 보다 RBI를 더 강하게 압박한 것은 정치다.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모디 내각은 경기부양에 올인한 상태다.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정권과 마찰을 빚었던 우르지트 파텔 전(前) RBI 총재가 작년말(12월) 자의반 타의반 물러난 뒤, 후임자로 취임한 샤크티칸타 다스 총재는 `친(親) 모디파 관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다스 총재의 친(親) 정권 행보는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이날 시장 예상 보다 서둘러(5월 총선 전에)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RBI는 세간의 이런 관측에 손을 들어줬다.

    ⓒ글로벌모니터

    RBI의 깜짝 금리인하에도 인도 금융시장 반응은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이날 달러-루피 환율의 경우 금리인하 발표 직후 71.72루피까지 반등했다가 다시 71.4~71.5루피로 내려왔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외환시장의 초기 반응은 재료노출에 가까워 보인다. (물론 경기개선 혹은 경기 안정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 연준과 유가..그리고 루피 환율

    달러-루피 환율은 작년 10월 초 정점을 형성한 뒤 빠르게 하락(인도 루피의 반등), 연초들어선 69.2까지 밀렸다. 그러다 다시 야금야금 오르기 시작해 이달 들어서는 재차 71루피를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루피 환율을 결정한 핵심 인자는 유가다. 작년 10월 이후 달러-루피 환율은 국제유가 흐름과 거의 동행하고 있다.

    에너지 (원유) 순수입국이자, 만성적 경상적자를 앓고 있는 인도의 경우 유가 방향이 경상수지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유가 하락→경상적자 개선 기대→루피 가치 상승(달러-루피 환율 하락) / 유가 상승→경상적자 악화→루피 가치 하락`의 경로를 따르곤 한다.

    ⓒ글로벌모니터

    기본적으로 연준의 완화적 행보는 인도를 비롯한 이머징 중앙은행들이 경기 방어에 좀 더 힘을 기울일 수 있는 (완화적 행보에 나설 수 있는) 외부 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연준 풋`에 의해 반등하는 유가는 전술한 경로를 타고 에너지 순수입국, 그 중에서도 경상수지 구조가 허약한 에너지 순수입국의 통화 가치에 하방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이는 연준의 완화적 행보에도 불구, 달러가 일부 이머징 통화 대비 크게 약해지지 못하는(이들 이머징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계속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물론 여기에는 주변국 대비 여전히 준수한 미국 경기지표가 한몫 하고 있다.

    모든 관심이 총선에 쏠려 있는 인도 모디 내각은 최근(2월1일) 농가에 대한 현금보조금 지급, 중산층 가계를 위한 세감면 카드를 꺼내드는 등 재정정책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덕분에 민간소비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빨라질 수 있지만 그 대가로 경상적자(수입 증가에 의해)가 확대되고 재정적자가 다시 불어날 위험이 뒤따른다.

    ⓒ글로벌모니터

    이런 정책 환경 하에서 유가 반등세가 수개월 더 지속될 경우 인도 루피는 추가적인 하방 압력에 놓이기 쉽다.

    물론 유가가 현 레벨에서 더 반등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둔화하는 중국 경기에 의해, 그리고 유가에 민감한 트럼프에 의해, 나아가 미국 셰일 산업의 역동성에 의해, 유가의 상방 여력이 제한받게 된다면 인도 루피와 같은 통화에 가해지는 (유가에 의한) 하방 압력 역시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 기대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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