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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arks-to-Market]KBW Bank Index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9-02-07 오전 9:17:13 ]

  • 뭔가 안 맞는다.

    지난 1월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대로' 지극히 완화적이었다고 평가된다. 그런데 이 평가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업종이 있다; 은행업.

    KBW Bank Index (30분 챠트)

    ⓒ글로벌모니터

    KBW Bank Index는 미국의 주요 30개 은행의 주가를 평균내서 산출한 것이다. 따라서 이 지수를 보면, 미국 은행들의 수익성, 건전성, 나아가 미국의 크레딧 팽창과 수축의 정도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지난 1월 30일의 FOMC 회의 결과 발표 다음날인 31일, 장 개장과 더불어 KBW Bank Index는 갭 하락했다(30일도 횡보하는데 그쳤다).

    그 뒤 설 연휴 기간에 다소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31일의 하락 갭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만일 이코노미스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연준이 그토록 완화적이었다면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업종 지수는 상승해야 한다.

    그러면 이미 연준의 행보가 '선반영'되었기 때문일까? 좀 길게 보자.

    ⓒ글로벌모니터

    KBW Bank Index는 지난해 12월 하락 기점(12월 3일)의 고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건 KBW Bank Index만이 아니라, 실은 대부분의 주요 지수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는 (그 이유가 무엇이었건 간에) 지난해 12월 하락의 '원인'이 아직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 '이유'에 연준(의 통화정책)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뜻밖에 hawkish'했던 지난 12월 16일 FOMC 직후의 하락 지점은 이미 상향 돌파했기 때문이다.

    보다 거슬러 올라가 보자. 대부분의 증시 지수들은 제롬 파웰 연준 의장이 '중립 금리까지 한참 남아'라고 말해 시장을 놀래켰던 지난 10월 3일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KBW Bank Index는 그보다 2주 가량 빠른, 지난해 9월 20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물론 10월 3일 이후에 가속화되기는 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의 지수들이 지난해 9월이 사상 최고점이었던데 반해, KBW Bank Index는 지난 1월 28일이 사상 최고점(장중 기준)이었고, 그 뒤 3월 초에 반등하기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1월 말의 전고점을 넘지는 못했다.

    그리고 약 6개월 가량 횡보하다가 9월 하순부터 본격 하락했다. 즉 미국 은행 업종 지수는 다른 지수들과 다르다.

    과거에도 달랐을까? 달랐다.

    KBW Bank Index (주간 챠트)

    ⓒ글로벌모니터

    미국의 S&P500 지수는 2007년 5월과 10월, 두번에 걸쳐 당시로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KBW Bank Index는 2007년 2월 세번째 주가 사상 최고점이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즉, 이 지수는 전체 지수에 대해 '선행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은행업종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실은 이 지수로 보면, 전체 시장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챠트에서 지난 2011년 11월 이후의 상승 추세선과 2016년 2월 이후의 상승 추세선은 거의 겹치며, 지난 12월 하락기에 그 지지력을 한차례 테스트했다.

    2011년 11월은 연준, ECB, BOJ등 선진 6개국 중앙은행이 상설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한 때다. 즉 현재의 글로벌 금융 체제의 기점이다.

    그리고 지난 2016년 2월은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갑자기 글로벌 달러 유동성 공급이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세번째 추세선은 2016년 6월말 brexit 국민투표 통과 이후의 추세선이다. 필자는 (마음대로) 이 선을 이른바 'global (synchronized) reflation' 추세선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 '글로벌 공동 성장' 추세선은 지난 6월 말에 깨졌다. 그 뒤 일시적인 반등이 있기는 했지만, 추세선 위로 되돌리는데는 실패했다.

    즉, global reflation은 끝났다. 그것도 6개월 전에(실은 이 reflation은 금융 위기 이후 3차 reflation에 해당한다). 현 KBW Bank Index 수준은 나름 족보가 있는 지점이다. 지난 2017년 2월과 7월에 걸쳐 저항선 역할을 했으며, 그 해 11월에는 지지선 역할을 했던 곳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2007년 12월 본격적인 증시 하락이 시작되었던 지점이기도 하다.

    KBW Bank Index는 다른 의미에서도 흥미롭다.

    KBW Bank Index (월간 챠트)

    ⓒ글로벌모니터

    지난 1992-95년까지는 KBW Bank Index는 지금 수준에서 본다면, 바닥에서 헤매고 있었다. 그런데 1996년부터 갑자기 미친듯이 상승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2000년의 IT 버블기의 횡보와 그 이후의 약간 조정 이후에 다시 2007년 초까지 상승하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1996년-2007년까지 장장 12년간의 bull market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상승폭은 다른 업종 지수나 헤드라인 지수가 감히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2007년 초 고점은 1995년 대비 약 7배 상승).

    그런데 1996-99년간은 아시아 금융 위기와 구 소련(당시 독립국가 연합) 디폴트 등 국제적 금융 위기가 심각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처럼 은행 업종 지수가 상승할 수 있었을까? 금리 때문에? 그렇지 않다.

    미국 정책 금리와 미국 금융업종 이윤(전년 동기 대비, %)

    ⓒ글로벌모니터

    교과서적으로 말한다면, 금융 업종의 이윤은 금리 인하기(또는 경기 하락기)에는 감소하고 금리 인상기(또는 경기 상승기)에는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1996년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즉 금리 인하기에는 금융 업종 이윤은 증가하고, 금리 인상기에는 오히려 금융 업종 이윤이 감소했다.

    이에 반해 1990년대 초반과 2007년 이후 금융 위기 시에는 교과서적으로 움직였다.

    즉, 미국 금융 업종의 이윤은 어떤 시기에는 금리(방향)와 반대로 움직였으며, 또 다른 시기에는 금리와 동행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시사적인 데이타가 있다.

    BIS, bank foreign claims

    ⓒ글로벌모니터

    역외 크레딧은 지난 1996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 역외 크레딧이 이른바 '유로 달러'(역외 달러)라고 불리는 것이다. 즉, 1996년부터 유로 달러 시작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이처럼 역외에서 창출된 크레딧은 다시 '투자'의 형태로 미국으로 유입되었다. 따라서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였으며, 미국에서는 갑자기 '돈'이 넘쳐났다.

    이것이 90년대 장기 호황, 초호황의 금융적 '이유'였다(IT 발전이니 하는 것은 곁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bank foreign claims와 KBW Bank Indexs는 지난 2007년까지는 거의 동행한다. 그러나 금융 위기 이후 이 상관 관계는 붕괴되었다(필자는 유로달러 시장의 쇠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유로 달러 시장이 사멸해가자, 다른 업종 지수들과는 달리, 미국 은행 지수(KBW Bank Index)는 2007년 초의 화려한 유로달러 전성기 시절의 고점을 넘지 못했다.

    물론 지금은 과거의 논리를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은행들은 중앙은행이 만들어준 시장에서만 놀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중앙은행들이 무려 10조 달러 가까운 이른바 '화폐'를 투입했지만(QE),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영 은행들의 천방지축 전성시대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다시 원래의 질문. 왜 KBW Bank Index는 더 가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을까? 왜 지난해 1월말 이후에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하나는 분명하다; 금리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KBW Bank Index가 가지 못하면, 이 시장도 이 경제도 더 가지 못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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