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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분란의 불씨…인내심 해제 조건은 뭔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2-06 오전 5:25:38 ]

  • ⓒ글로벌모니터

    지난달 30일 '비둘기 서프라이즈' FOMC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상 중단 압박에 결국 굴복했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 뭐라고 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파월 의장은 "연준은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는 하나마나한 대답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도 알듯이 우리 역시 인간이다.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품이나 진실성에 있어서는 실수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도 가오(かお, 顔)는 있다"고 항변한 파월은 인간 답게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실수에 가까운, 또는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어떤 경우에 연준의 인내심에 변화가 생길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보게 되기를 원한다. 나에게 있어서는, 그 중 큰 부분은 인플레이션일 것이다. 유일한 것은 아니지만 그건 확실히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찌감치 가이드라인을 주었듯이, '인내심 발휘'를 약속한 1월 FOMC 성명서는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어 있음을 감안해"라는 환경조건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따라서 이는 파월 의장 발언과 결합해 '인플레이션(압력)이 높아지지 않는 한' 이제 추가 금리인상은 없다는 기대를 낳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인플레이션' 조건 역시 기준이 제법 높아 보였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근소하게 혹은 일시적으로 오버슈트하는 경우에도 계속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대칭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즉,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선) 양쪽으로 동등하게 바라본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대칭적 목표선 2.0%를 일정 수준 하회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관대하게 내버려 두었던 것처럼, 좀 넘는다고 해서 참을성 없이 다시 긴축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정리하자면, 파월 의장의 설명으로부터 두 가지 메시지가 단순하게 도출된다. 1)인플레이션이 뛰어 오르지 않는 한 금리인상은 없다. 2)인플레이션이 왠만큼 뛰어 올라도 금리인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는 오해일 수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지난 4일 연설에서 "내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예상하는 경로를 따라 경제가 움직여 준다면, 연방기금금리는 지금보다 약간 더 인상될 필요가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가 제시한 경제전망이자 추가 금리인상의 조건은 '인플레이션의 현저한 오버슈팅'이 아니었다. △올해 2~2.5%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그래서 4%의 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에 근접하는 상황이 메스터 총재의 금리인상 재개 조건이었다.

    즉, 인플레이션이 현재처럼 잘 억제되어 있는 경우에도 메스터 총재는 경제가 대폭 나빠지지 않는다는게 확인만 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금리인상이란 것이 단순히 인플레이션의 현저한 오버슈팅을 예방하는데에만 목적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즉, 파월 의장의 이번 메시지는 미래 실탄 확보를 위해 형편이 될 때 미리 충분히 금리를 올려 놓자는 기존의 목표를 사실상 폐기했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결국 금융불안정(거품) 우려의 불씨도 함께 남기게 된다. 현 경제 환경에서는, 정책금리가 여전히 다소 부양적으로 남아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현저하게 기조적으로 뛰어 오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파월 의장이 뿌려 놓은 논란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기 위해서는 경제가 메스터 총재 예상대로 잘 풀려 나가야 한다. 아직은 불확실한게 많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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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고용지표를 통해 확인되었듯이 미국 경제는 여전히 큰 틀에서 매우 양호한 편이다. 지난주 나온 1월 ISM 제조업지수도 그러했다. 예상보다 큰 폭으로 반등, 글로벌 둔화흐름에 수렴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해냈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의 실적을 돌이켜 보면, 미국의 경제 시스템이 입체적으로 비교우위에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리고 협소하게는, 현재는 지난해의 어마어마한 재정부양 효과가 잔존해 있다. 유럽 경제를 양은냄비에 비유한다면, 재정부양 에너지를 덤으로 받은 미국 경제는 뚝배기라고 할 만하다. 시간차가 있겠지만 결국에는 수렴할 것이란 전망이기도 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가 5일 ISM 비제조업(서비스업) 지표에 있었다. 세부 항목 중 선행지표에 해당하는 신규주문지수가 2017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신규수출주문지수는 201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던 제조업지수도 세부 내용은 상대적으로 어두웠다. 신규주문지수가 급반등했으나 급락 과정에서의 데드캣 바운스라 치부할 소지가 있었고, 신규수출주문지수는 지난 2016년 가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유사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으면서 미국 경기의 등락을 약간 선행하는 흐름을 보여왔던 영국의 서비스업은 침체 압력이 더욱 뚜렷해졌다. 마킷이 집계한 1월 서비스업 PMI는 50.1로 1.1포인트 떨어져 수축국면 목전에 도달했다.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기준선(50) 아래로 내려갔고, 고용지수 역시 2012년말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물론 영국 지표에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라는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준에서 보자면 미국 지표에도 '사상 최장기간의 셧다운'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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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을 이후의 금융시장 소동 과정에서 가장 돋보였던 시장 플레이어를 꼽는다면 블랙록의 릭 리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수석 투자담당 임원(CIO)으로서 그는 일찌감치 "연준 금리인상 중단(Fedpause)" 테마를 유행시키며 미 국채 5년물 가격의 기록적인 랠리를 주도했다. ☞ 관련기사 : 집안싸움?…"중립 한참 밑" vs "곧 중단"

    5년물에서 시작된 당시 그의 국채 롱베팅은 이후 30년물까지로 듀레이션이 확장되었는데, 그런 릭 리더가 이제는 "1월 FOMC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좀 극단적이다"라며 경고장을 내밀었다.

    리더는 지난 5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연준은 여전히 한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리고 싶어 한다"며 만일 인플레이션이 원기를 회복하면 그렇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ditor's Letter의 생각에도 이 전망은 합당해 보인다. 다만 전술했듯이 관건은 △경제가 우려했던 급랭을 피할 수 있을 것인지 △금리인상 재개 조건에 대한 연준 컨센서스가 원만하게 형성될 것인지 여부이다.

    리더 CIO의 연준 금리정책 전망은 '매파적' 인사로 분류되어 온 메스터 총재의 주장 쪽에 좀 더 가깝다. 그런데, 이는 Editor's Letter가 보기에 가장 합리적인 견해를 밝혀 온 '비둘기파' 인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의 생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파월 의장의 '인내심 해제 조건'이 확실히 분란 소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작년 10월부터 이미 하방위험을 걱정해 왔음을 강조했던 카플란 총재는 이날 자신의 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 전망이 다소 분명해질 때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삼가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 연준으로서는 진중한 태도라고 믿는다."

    경제전망의 베이스라인은 양호하지만 그에 미치는 하방위험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니 당분간 몇 달 동안은 여유있게 상황을 지켜보자는 주장이다.

    카플란 총재가 보기에 "억제되어 있는 인플레이션"은 인내심 발휘라는 사치를 부릴 수 있게 해 준 다행스러운 환경일 뿐이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금리인상을 중단한 원인은 아니었으므로, 인플레이션이 현저하게 상승해야만 금리인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파월 의장의 논리가 그에게는 온당치 않을 것이다.

    카플란 총재는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자동화 및 기술발전에 의한 교란이 세계화와 더불어 기업들의 가격결정력을 제한하고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내는 구조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고용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경기순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축적되어 왔지만, 이러한 구조적 힘들의 충격 역시 강화되고 있다는 게 또한 나의 생각이다. 서로 거스르는 이러한 흐름들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해서 다소 억제된 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통제를 벗어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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