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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주목할 만한 양적긴축(QT) 조기종료 복안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1-11 오전 6:07:34 ]

  • 어제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 의사록에는 현재 절정에서 진행 중인 양적긴축(QT)과 관련한 연준의 복안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언제 QT를 종료할 것이냐는 애초부터 큰 관심사였는데, 최근에는 '종료' 이전에 '조정'을 가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서 이 역시 매우 긴요한 이슈가 되었다.

    지난해 12월 FOMC 기자회견 당시 QT는 "자동항법장치(autopilot)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가 큰 코를 다쳤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조정 가능하다"고 물러서 시장을 안도하게 했다.

    * "만일 우리의 계획 중 어떠한 측면이든 우리의 책무 목표를 달성하는데 다소간 방해를 한다고 결론지을 경우 우리는 변경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대차대조표도 그에 해당한다." (2019년 1월4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전미경제학회(AEA) 대담)

    그런데 정작 12월 회의 당시에는 이미 그 '조정'의 조건과 방식 등에 관한 집행부의 상세한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의사록을 통해 뒤늦게 밝혀졌다. 파월 의장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다시금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글로벌모니터

    연준이 생각하고 있는 QT 조정 복안을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간단히 미국 연방기금시장(federal fund market)의 '교과서적인' 작동 원리부터 간단히 설명하는 게 바람직할 듯하다.

    연방기금시장은 기본적으로는 은행들이 지급준비금 과부족을 해결하는 곳이다. 넘치는 곳에서 모자라는 곳으로 초단기자금(federal fund)을 빌려주어 자산운용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모자라는 곳은 넘치는 곳으로부터 조달해 중앙은행 지준규제를 충족한다.

    위 그림은 프레데릭 미쉬킨의 교과서 '화폐와 금융'에서 가져온 것인데, 지준시장 수요공급이 이상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를 보여준다.

    지급준비금에 대한 수요곡선(Rd)은 우하향이다. 연방기금금리(iff)가 하락하면 수요가 증가하고, 금리가 오르면 수요가 감소한다. 그런데 이 수요곡선의 우측 끝은 수평선으로 되어 있다. 연방기금금리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초과지급준비금 이자율(ier 또는 IOER) 밑으로 내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상황이다. 만일 시장의 연방기금금리가 초과지준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은행들은 아무도 그런 헐값에 돈을 빌려주려하지 않을 것이다. 연준에 맡기면 더 높은 금리(ier 또는 IOER)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민간의 대부가 중단되면 시장의 이자율은 적어도 ier 수준으로 즉시 뛰어 오른다. 그래서 ier은 시장금리의 하한선이다. 이 하한선의 이자율에서는 중앙은행이 지준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금리(iff)가 하락하지는 않는다. 지준수요는 공급을 따라 무한대가 된다(원하는 만큼 다 빌릴 수 있다). 그래서 수요곡선의 오른쪽 끝은 수평선이 된다.

    *이 수평선은 아래에서 연준 집행부의 보고 내용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지급준비금의 공급곡선(Rs)은 기본적으로 수직이다. 공급자는 중앙은행이며, 중앙은행은 탐욕스러운 민간인과 달리 이윤을 따지지 않으며, 자신이 받는 판매가격(이자율)과 무관하게 공급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공급곡선의 맨 위쪽 또한 수평선이다. 시장금리(iff)는 재할인금리(id)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시장금리가 재할인금리보다 높아진다면, 돈이 필요한 은행들은 당장 중앙은행으로 달려갈 것이다. 시장에서 구하는 것보다 더 싼 값(id)에 연방기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할인금리는 연방기금금리의 상한선이 되며, 이 지점에서 중앙은행의 자금공급은 이론상 무한대가 된다(원하는 만큼 다 빌려준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수요곡선이 우하향 하는 경사국면에서 공급곡선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정상적인 균형상태에서는 연방기금금리가 초과지준예치금금리(ier)보다 높고 재할인대출금리(id)보다 낮다.

    우리나라의 경우가 이 정상적 균형상태에 해당한다. 한국은행이 타게팅하는 초단기금리는 자금조정예금금리보다 100bp 높고, 자금조정대출금리보다 100bp 낮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아직 '비정상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로 초과지준이 엄청나게 쌓였기 때문이다. 그 엄청나게 쌓인 초과지준으로 인해 발생한 비정상적 지준시장 환경을 정상화하는 작업이 바로 양적긴축(QT)인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위 그림은 '비정상적' 상황에서의 연방기금시장 균형을 보여준다. 그런데 비정상에도 등급이 있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①국면에 있던 지준자금 공급이 현재 ②국면으로 이동해 있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시작된 양적긴축(QT)의 결과다.

    비정상적 상황에서 지준 수요곡선(Rd)은 두 단계로 꺾인 우하향이다.

    초과지준이 엄청난 비정상적 상황에서는 역레포금리(irrp)가 하한선 역할을 한다. 역레포는 비은행 금융기관이 연준에 여유자금을 맡길 때 받는 이자율이다. 은행이 연준으로부터 적용받는 초과지준금리(ier)보다 차별적으로 낮다. 만일 시장금리가 이 irrp 밑으로 떨어진다면 여유가 있는 비은행기관들이라도 자금대여를 중단할 것이다.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연준에 돈을 다 맡겨버릴 것이다. 그래서 '비정상적' 상황에서 연방기금금리는 irrp 아래로 떨어질 수 없다.

    초과지준이 엄청난 환경에서 연방기금금리의 상한선은 초과지준예치금금리(ier)가 맡는다. 만일 시장의 연방기금금리가 ier보다 높아지면 탐욕스러운 은행들이 연준에 맡겼던 돈을 빼내 연방기금으로 운용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행들의 탐욕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 초과지준이 엄청나게 많은 경우에만 그 탐욕이 작동한다.

    ⓒ글로벌모니터

    지속적인 QT 끝에 현재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초과지준금리와 동일한 지점까지 와 있다. 지준수요곡선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공급곡선이 QT로 인해 ②국면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QT가 앞으로도 '자동항법장치'로 계속된다면 머지 않아 국면은 ③에 도달할 것이다. 이 지점은 굉장히 민감하고 미묘한 경계선이다. 공급곡선이 왼쪽으로 한 발짝만 더 이동해도 균형금리는 ier 위로 오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의 균형은 위 그림의 직선들처럼 매끄럽지가 않다. 시장의 상인들은 중앙은행의 선비들처럼 고매하지 않아 탐욕과 공포에 쉽게 휘둘린다. 그리고 그들의 탐욕과 공포는 제각각 편차가 존재한다.

    그래서 공급곡선이 미처 ③에 도달하기 전에 금리는 수시로 ier 위로 솟아 오르는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이 상황이 바로 12월 FOMC 때 연준 집행부 이코노미스트들이 가정한 '상황'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공급곡선이 정확히 ③의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야말로 지난 2014년 '정상화계획' 발표 때 언급했던 "더 이상 불필요한 증권을 보유하지 않는 상태"에 부합하는 진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QT의 이론적 종착점인 셈이다.* 금리정책에 비유하면, 중립 추정범위의 하단에 도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기준금리 측면에서는 현재가 이 국면이다).

    *이러한 종착점 규정은 Editor's Letter가 기존에 이해했던 것과는 다르다. Editor's Letter는 공급곡선의 좌향이 ③국면을 넘는 지점까지 전개되어 초과지준금리(ier)와 재할인금리(id) 사이에서 수요곡선과 만나는 균형상태를 QT의 종착점, 정상화의 완료지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③지점까지 자동항법으로 QT를 전개하는 시나리오는 "단기 시장금리 변동성을 대폭 확대"하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단점이 있다. 이 경우 연준은 금리 안정을 위해 수시로 시장에 출동해 안정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이렇게 시장금리가 갑자기 뛰어 오르는 변동성을 보일 경우 그 동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단지 일시적인 소동인지, 아니면 지준공급이 근본적으로 부족한 상황(reserve scarcity) 탓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판단착오는 '정책 실수'를 유발할 위험을 크게 높인다.

    그래서 연준 집행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요곡선의 수평선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연준이 시장을 운영,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통화정책 수행을 증진하기에 충분한 지준 버퍼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FOMC 위원들에게 보고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위 그림의 ②와 ③ 사이 국면에서 QT를 종료하는 시나리오을 제시한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이 '안전빵'으로 제시한 QT 종료 지점의 지준 공급곡선은 그렇다면 ③'이다. 이상적인 종착점 에 비해서는 왼쪽으로 덜 간 것으로, 수요곡선이 좌상향을 시작하는 지점과의 거리가 제법 여유있게 형성되어 있다.

    이는 QT 조기 종료 시나리오를 제안한 것으로 매우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행 종착 목표인 ③에 도달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의사록에 따르면, 초단기 시장금리가 갑자기 급등하는 변동성을 겪어 봐야만 그 지점에 근접 또는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금리정책의 data-dependent 수행 방식과 동일하다. 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했는지 혹은 너무 많이 인상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 연준은 "인내심을 가지고" 지표(data)가 가리키는 바를 확인하고 측정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다가 실물경제가 너무 위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중립을 넘어섰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현행 정상화 계획 구도 하에서는, 결국 우리는 불가피하게 iff가 급등하는 변동성 구간에 도달할 수 있다. 연준 집행부가 ③에 이르기 전에 ③'에서 QT를 조기 종료하는 방안을 제시한 이유다. 굳이 부러지기 직전까지 바짝 조여서 끝낼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편, 단기 시장금리 급변동 가능성과 관련해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진압 수단 또는 예방 수단들도 미리 논의했다. 집행부 이코노미스트들이 제시한 수단과 대안은 다음과 같다.

    1) 초과지준예치금금리(ier 또는 IOER)를 낮춘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이다.)

    2) 효율적인 지준 분배를 지원하기 위해 재할인창구를 운영한다.

    3) 공개시장조작을 이용해 지준 감소 속도를 늦추거나 스무딩한다. (레포를 통한 유동성 공급이 주된 내용일 것이다.)

    4) 포트폴리오 축소 속도를 늦춘다. (이 대목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금리 급변동성이 나타나기 이전에 미리 자동항법장치를 제거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QT의 테이퍼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2017년의 발표를 공식적으로 수정해 발표해야 한다. 2017년 발표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대폭 내려야만 할 정도로 환경이 나빠지는 경우에만 QT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5) 연준 공개시장조작 대상을 늘린다. (QT로 유동성이 꼬여 가격불문하고 돈을 빌리려 하는 곳에 연준이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FOMC 위원들도 수단과 대안들을 제시했다. 대체로 비슷하다.

    1) IOER을 기술적으로 추가 조정한다.

    2) 한계가 있을 때도 있겠지만, 재할인창구를 운영한다.

    3) 종착점에 근접해서는 양적긴축의 속도를 늦춘다. (집행부의 4)안에 해당한다.)

    4) 일시적인 공개시장조작을 시행한다.

    5) 지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상태에서 포트폴리오 축소를 종료한다. 이후 그 지준 수준을 계속 유지하거나, 非지준 연준 채무의 증가에 의해 지준이 굉장히 점진적으로 줄어들도록 한다. (이는 집행부가 별도로 제시한 QT 조기종료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종착점 도달 전에 QT의 속도를 줄이는 것에 비해 좀 더 적극적인 금리 급변동 예방책이다. 집행부와 FOMC 양측의 아이디어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QT 감속이나 조기종료에 수반되는 부작용도 지난달 회의에서 거론되었다. 통화정책기조의 변화로 오인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런 부작용은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다. "통화정책 기조와는 무관하다"고 우기면 되기 때문이다.

    한편, 1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워싱턴에서 가진 대담에서 "대차대조표가 지금보다 '대폭' 작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QT 종료가 한참 멀었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어제 의사록에 실렸던 12월 회의 논의 분위기와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파월 의장이 하루 만에 다시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이번에도 잘 알 수가 없다.

    * 12월 FOMC 의사록에는 연준 대차대조표 정책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논의가 더 수록되어 있었다. 양적긴축에 관한 금융시장의 관심이 높은 만큼 추후 기회가 되면 더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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