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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양안관계와 반도체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1-08 오후 7:51:21 ]

  • # 중국에 있어 타이완은 공산당 당헌과 헌법이 정한 바에 따라 통제권을 수복해야할 영토다. 방법론에 있어서는 1971년부터 `일국양제, 하나의 중국` 원칙이 유지되고 있다. 중국의 영토개념에 따라 궁극의 흡수통일로 나아가야 하는 양안관계는 외세의 간섭을 불허하는 내치의 영역이며 포기할 수도 포기해서도 안되는 국가핵심이익의 영역에 해당한다.

    # 최근 두달 타이완 정계는 제법 큰 변화를 겪었다.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민진당이 참패했다. 일찌감치 열세가 예상됐지만 개표결과 핵심 지역인 타이페이와 가오슝 등에서 민진당의 부진은 상상 이상이었다.

    민심 이반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진당 수뇌부가 물갈이 됐다. 차이잉원이 민진당 대표직을 내놨고(총통직은 유지했다), 주말(6일) 치러진 당대회에서 친(親) 차이잉원 계열의 줘룽타이가 신임 대표로 당선됐다. 그나마 자신이 속한 온건파 계열의 후임자가 당권을 잡으면서 차이 총통은 한숨 돌렸지만 지금 같은 지지율이면 그녀의 정치생명은 올해 말까지다.

    # 연초(2일) 시진핑은 타이완을 향한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기존 원칙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무력사용 불사`라는 대목이 재등장하면서 강경 색체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시진핑의 타이완 신년메시지는 크게 5가지로 압축된다. ▲평화통일 실현, ▲타이완판 일국양제,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및 외세의 개입에 무력행사 ▲동포의식 고양.

    사실 `무력사용 불사` 방침은 지난 1995년과 2000년의 `양안백서`에 담겼던 내용이다. 대만 독립세력과 여기에 개입하려는 외세에 대한 일종의 경고성 문구다. 이번 시진핑의 메시지가 유례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후진타오 시절에는 삼갔던 표현("무력사용 불사")이 재등장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인 것은 맞다.

    # 지난 두달 타이완 정계의 소용돌이는 내년 초의 정치 이벤트에 비하면 예고편 정도다. 내년 1월 타이완은 총통 선거를 치른다. 올 여름을 지나면 양안 이슈는 타이완 총통선거 이야기로 가득할 게다.

    선거 일정이 다가올수록 민진당은 중국의 압박과 선거개입을 우려하며 대내외의 반중(反中) 여론에 의지하려 들 공산이 크다 - 작년 11월 지방선거에서도 들고 나왔던 프레임(중국의 선거개입)이다. 중국은 중국대로 미국의 개입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중국쪽 표현대로면 `내년 총통선거를 앞두고 차이잉원 정권이 미국과 돌이킬 수 없는 과오(군사안보 부문에서 심각한 밀착)를 범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 여러 정황을 감안하면 내년 1월의 타이완 총통선거는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다분하다. 미중 무역협상만 해도 풀기 어려운 난제지만, 설사 무역 이슈가 봉합된다 해도 올 한해 미중간 충돌은 (타이완의 정치 일정 등으로) 경제에서 지정학쪽으로 빠르게 옮겨 갈 위험을 안고 있다.

    기존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미중 차관급 협상과 동시에 등장한 타이완 이슈와 북미회담 이슈, 그리고 김정은의 방중 뉴스는 일종의 팻감에 불과하다. 서로가 좀 더 많은 것을 얻거나,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들쑤시는 팻감.

    그러나 최근 China Express를 통해 언급했듯 트럼프 등장 이후, 아니 워싱턴 정가의 반중(反中) 정서가 고조된 이후 대마(大馬)와 팻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미국 의회내 초당적 움직임은 관심을 요한다. 무역협상과 타이완, 대북 현안은 기본적으로 패키지로 묶여 처리될 가능성을 내포하며 양국 정부도 그 방향으로 딜을 진행할 수 있지만, 최근 미국 의회가 타이완과 티벳 신장위구르와 관련해 보여온 행보는 중국 입장에서 불길하다. 통례에서 벗어난 불가측성에 해당한다.

    연초 시진핑의 `무력사용 불사론`이나 지난주말(4일) 중앙군사위에서 언급한 "불가측성 위험에 대비한 상시 전투 태세" 발언 또한 - 대외용에 가깝지만 -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 전날 미중 차관급 협상장에 류허 부총리가 등장하고, 양국 정부는 협상 타결의 *희망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다만 트럼프로부터 협상권을 위임받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나, 미국 의회내 초당파들의 그간 움직임은 훈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5개 회사(바스프 몬산토 듀폰 신젠트 다우)유전자조작(GMO) 농산품의 수입을 승인했다. 18개월만에 GMO 농산품 수입을 재개한 것이다. GMO 농산물의 최대생산국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원활한 미중무역협상을 위한 중국의 성의표시라 할 수 있다.

    워싱턴 정가의 행보는 국가안보라는 이름 하에 미국 경제를 중국 제조업으로부터 분리시키려는 의도 혹은 방향성을 띠었다 - 글로벌 공급망의 중국 편향성(의존성) 탈피다. 그 분리의 정도가 일부분에 그칠지 전면적일지는 알 수 없지만 내놓고 있는 법안들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저 체인을 인위적으로 끊으려 들면 당장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서 곡소리가 난다. 따라서 단번에 무우 자르듯 잘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저들(백악관과 워싱턴 정가)의 언행이 단순한 블러핑이 아닌 국가적 의지를 갖고 차근차근 현실화한다면 기존 미중 관계를 형성했던 정치적 토대 역시 온전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 관점에 충실할 경우, 과거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이라는 위치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했던 시기에 국제적으로 아니, 미국에 의해 용인됐던 `하나의 중국` 원칙이 앞으로도 계속 인정될 것인지는 물음표로 남게 된다. 시진핑의 새삼스럽지 않았던 연초 발언을 새삼스레 곱씹게 되는 이유다.

    #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날(7일) 타이완 사법당국은 독일 업체 BASF의 대만 현지 법인 엔지니어 6명을 체포했다.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화학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타이완 당국은 "이들이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요한 고순도 화학제품 제조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미중 차관급 협상 개시 시점에 맞춰 타이완 당국의 발표가 나왔다는 점은 흥미롭다. 미국과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BASF 건과 별개로 그간 타이완의 반도체 회사들은 중국 현지에 반도체 합작사를 설립하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협력해왔다. 타이완의 반도체 인력들이 대거 중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허다했다. 타이완 내부에서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높았지만, 그 행렬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유무형의 압박이 강화되면서 대만 반도체 회사들도 미국쪽 바이어를 무시할 수 없는 (미국의 눈치를 안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민진당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날 사법당국의 발표(BASF 법인 직원 6명 구속)는 시사적이며 타이밍 또한 절묘하다.

    돌아가는 분위기가 이러하니 대만 반도체 회사들 사이에서도 전략수정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반도체 기업 푸젠진화와 함께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선에 오른 대만의 UMC가 대표적이다. 지난 4일자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UMC는 중국 본토와 전략제휴 사업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런 전개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전략에 지장을 초래하는 한편, 타이완 기업에도 부담이 될 것이다 - 대중(對中) 사업 차질. 물론 타이완 업체들의 고민과는 별개로, (하이테크 부문에서 중국의 성장을 차단해야 하는) 미국의 이해에는 부합하는 흐름이다.

    장기간에 걸쳐 이런 방향의 변화가 지속된다면 이것이 주변국 경제, 특히 대만이나 한국의 반도체 및 IT 산업, 중간재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지 아니면 심각한 위기가 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미중간 주고 받기에 달렸지만, 올 한해 타이완의 여러 영역에서 전개될 수 있는 미·중 대리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시장동향>

    중국 증시는 소폭 내렸다. 상하이지수는 0.26%,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0.22% 각각 하락했다. 미중 차관급 협상이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단기반등을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달러-위안 환율은 상승했다. 우리시간 오후 7시25분 현재 역외환율은 0.19%, 역내 환율은 0.03% 오르고 있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마감가는 0.82%, 165포인트 오른 2만204를 기록했다. 장중 2만34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장 막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달러-엔 환율은 108엔 후반으로 올라섰다. 지난주말 `연준 풋`에 힘입어 뉴욕증시와 도쿄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타고 미국 10년물 수익률도 2.7%선 회복을 시도한 게 재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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