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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리-리플레이션(re-reflation)(?)"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1-05 오전 6:27:09 ]

  • 그렇다면 지금은 2016년 2월쯤 된단 말인가?

    오락 다음은 가락이었고, 가락 다음은 오락이었으니 이제는 가락이 나올 때였다.

    "마켓(market)"이 희망하고 기대하고 예상했던대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번에는 비둘기의 탈을 쓰고 나왔다.

    전세계에 생중계된 4일 전미경제학회(AEA) 특별 대담에서 파월 의장이 사용한 키워드는 유연, 신속, 인내, 조심, 위험관리 등이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정책경로가 미리 정해진 것은 없다. 2016년에도 그랬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상용 에디터가 평했듯이 요즘 분위기는 지난 2016년초를 떠올리게 한다. 그 직전 2015년말에 연준은 기어이 '연내 금리인상 개시'라는 미리 정해진 경로를 강행했고, '2016년 4회 추가인상'이란 경로를 미리 정해 제시했다. 이로 인해 2016년초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결국 2016년 3월 FOMC는 '위험관리' 전략으로 선회해 '미리 정했던 경로'를 철회했다.

    이날 파월 의장이 설명한 "2016년의 사례"가 바로 그것이었다. 올해가 정말 2016년 같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겠지만 '마켓의 신호를 경청해 여차하면 지체 없이 2016년과 같은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파월 의장은 약속했다.

    "2016년처럼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예시는 사실 지난달 FOMC 기자회견 때에도 했던 말이다. "미리 정해진 정책경로는 없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와 달리 좀 믿을 만했다. 이날 대담의 핵심 대목에서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간 파월 의장은 재를 뿌리는 발언은 일절 삼갔다*.

    * 이에 반해 12월 성명서의 "좀 더(some further) 금리인상" 예고와 기자회견의 "자동항법(autopilot) 양적긴축" 발언으로 인해 "2016년처럼 유연한" 또는 "미리 정하지 않은 경로" 메시지는 무효가 되어 버렸다.

    ⓒ글로벌모니터

    유럽증시 대표지수인 STOXX600이 2.8% 뛰면서 화답했다. 지난 2016년 2월 이후 최악의 실적전망 하향추세에 시달리던 유럽증시는 이날 지난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Editor's Letter는 최근 "2016년부터 시작되었던 글로벌 리플레이션 흐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런 타이밍에 등장한 미국 중앙은행 대표자의 "2016년처럼" 발언은 제법 의미가 있다.

    3년 전의 극적인 리플레이션 반등이 연준 단독 작품은 아니었다. 당시의 리플레이션 정책은 글로벌 공조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이 생산 동결에 이어 감산으로 이어지는 공급조절 정책을 채택했고, 일본과 유로존은 달러 강세를 부추길만한 평가절하 정책을 삼갔다. 중국은 자본유출 억제 정책을 강화했다. 때마침 브렉시트 충격까지 가해져 돈을 추가로 풀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그 결과로 나타난 달러화 약세와 원자재 반등은 선진국의 디플레이션과 이머징의 스태그플레이션 흐름을 '리플레이션'으로 돌려 놓았다.

    그런데 이번에도 때마침 '공조'의 분위기가 연출되는 듯한 모습이다.

    ⓒ글로벌모니터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100bp 인하했다. 오는 15일과 25일 두 차례로 나눠 각각 50bp씩 내릴 예정이다. 이 조치로 은행시스템에는 8000억위안의 본원통화가 더 공급된다.

    인민은행은 성명서에서 "합리적이고 넉넉한 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고, 통화와 신용, 사회융자총액 규모의 합리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총부채 수준을 안정시키고 대내외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인민은행의 2019 Start : 지준율 100bp 인하

    이에 앞서 지난달 7일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일평균 120만배럴(10월 산유량 대비)의 감산을 결정해 새해부터 시행에 나섰다. 사우디 등 OPEC이 80만배럴을 줄이고 러시아는 40만배럴 축소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사우디는 일찌감치 12월부터 생산과 수출을 50만배럴가량 줄여 놓은 상태다.

    시장에 팽배한 경제둔화, 특히 중국 성장세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이날 파월 의장은 "지표들이 수요 약화를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중국 당국이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제는, 지난 2016년과 달리 지금 미국과 중국은 (무역) 전쟁 중이라는데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파월 기자회견과 인민은행 지준율 인하 발표에 앞서 미국과의 무역협상 일정을 공개했다. 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 베이징에서 양국 차관급 무역협상이 열릴 예정이라며, 양측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고 협상 분위기를 미리 정해 공표했다.

    또 하나의 불만을 꼽자면, 이번 리플레이션의 동력이 2016년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이다. 2019년 '리-리플레이션(re-reflation)' 국면에서는 먹을 수 있는 시장 차익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박이 절정을 향하던 지난 2015년 10월, Editor's Letter는 "연준과 달러화의 후퇴가 긴요하다"며, "브라질과 터키가 금리를 내릴 때까지" 글로벌 리플레이션 공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 연준은 "calendar dependent" 금리인상 개시를 강행했고, 완화되는 듯하던 글로벌 디플레이션은 더블딥 양상으로 재연되었다. 그리고 나서 결국 등장한 것이 파월 의장이 회고한 "2016년 3월의 위험관리 통화정책"이었다.

    그리고 Editor's Letter가 "전세계 경제에서의 리플레이션 신호"를 진단한 것은 2016년 8월이었다.

    2016년의 글로벌 리플레이션 공조 정책이 신속하고 강한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전 약 3년간(테이퍼 발작 이후)의 긴축압력이 워낙 강하고 길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재둔화 흐름은 그 강도가 얕고 기간이 매우 짧았기에 반등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덜 축적되어 있다.

    그나마 남은 곳이 터키다. 2016년의 리플레이션 흐름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결국 금리를 인하하지 못했다. 인하는커녕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혹독한 통화긴축에 나서야만 했다. 이날 발표된 터키의 2018년 12월 승용차 판매는 전년동월비 43%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판매량이 35%나 줄었다. 덕분에 터키의 경상수지는 지난해 8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환율이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도 꺾이고 있다.

    그러나 터키의 조정 역시 그 폭이 여전히 얕고 기간이 짧다. 지금 섣불리 리플레이션(금리인하)에 나섰다가는 철퇴를 맞기 십상이다.

    즉, 터키 리라에 대한 투자매력은 침체가 더욱 심각하게 연장되어야만 실현될 수 있다. 침체가 일찌감치 종료된다면 터키 리라화 투자는 다시 위험해진다.

    이러한 사정은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전반에 걸쳐서 대동소이하다. 이른바 선진시장에 관해서도 딱히 다를 바 없는 여건이다. 안전망이 필요한 경제 상황이지만, 띄워 올릴 수 있는 형편은 아니라고 본다. 이 점이 2016년과의 차이다. 2016년 리플레이션 과정에서 다들 때가 많이 끼었기에 본질적으로는 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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