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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Japan Watch]정밀타격(III) / 신(新)냉전 이데올로기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8-12-06 오후 6:19:59 ]

  • 정밀타격이라는 표현을 앞으로 얼마나 더 자주 써야 할지 모르겠다 - 중국 하이테크 공룡들을 겨냥한 미국의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하이테크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기술진화 전쟁(Evolution war)은 미중간 쉽게 봉합되지 않을 갈등(신냉전)의 근원이자, 궁극적으로 글로벌 (IT를 포함한) 산업 전반의 공급체인 재편 가능성(단절과 균열 위험성)을 노정한다. 미중 정상회담 닷새만에 이 위험은 다시 부상했고, 금융시장은 냉각됐다.

    ⓒ글로벌모니터

    90일의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박전술의 일환일 수 있지만, 중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의 상단으로 올라서는 것을 차단하는 게 미국의 궁극적 목표라면 - 설사 양측의 합의 휴전이 길어진다 해도 - 하이테크 전장에서 싸움은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

    이런 류의 싸움엔 필연적으로 정치적 구호와 명분, 이데올로기가 가세하기 마련인데 이틀전 NATO 회의에서 행해진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연설을 통해 그 한 자락을 엿볼 수 있었다 - `불량 독재 국가(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퇴조와 자유주의 주권 국가들의 번영을 위하여`

    # 화웨이

    중국 화웨이의 멍완저우 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그녀는 화웨이 설립자의 딸이다. 체포시점은 지난 1일로, 미중간 정상회담이 열리던 시점이다. 체포는 미국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은 신병인도를 요구하는 중이며 인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캐나다 당국이, 아니 미국이 멍 CFO를 체포한 이유는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미국은 4월부터 화웨이가 대(對)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금수품목을 이란 등에 팔았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수사당국이 내건 공식 혐의는 딱히 중요하지 않다. 본질은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의 `5G 시장 확대` 차단, 중국의 기술 진화 차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방들에게 `민간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설득 작업을 벌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 정밀타격 위협(II) - 화웨이

    미국은 화웨이의 혐의 입증을 통해 ZTE에 취했던 것과 동일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산 소프트웨어(안드로이드 OS)와 부품(퀄컴의 반도체) 및 기술을 화웨이에 수출하는 게 금지될 것이다. 미국의 금수조치로 ZTE가 겪었던 경영 위기를 화웨이도 겪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화웨이는 결백과 무고를 주장했고, 중국 당국은 인권탄압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뭐가 됐든 중국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화웨이는 미중간 Evolution War의 한 가운데로 휩쓸려 들어갔다. 다음 순번은 어느 기업일까. 이 과정에서 중국 IT업체들에 납품해왔던 주변부 기업들은 어떤 타격을 입을까. 누구에게 기회이고 누구에 지옥일까.

    미중간 시한부 휴전에 혹해 `미중 화해`의 기대를 품었던 금융시장은 이날 예의 그 질문을 반복하며 괴로워했다. 중국과 도쿄 증시가 급락했고, 위안화는 재차 약해지며 경계라인(6.9위안)에 재차 다가섰다.

    ⓒ글로벌모니터

    # 안보라는 이름으로

    멍 CFO의 체포 시점이 (미중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 1일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미국이 무역 협상과 별건으로 이번 사안을 취급하는 듯한 태도를 연출하고 있어서다. 중국이 어떻게 호응하든, 미국은 안보관련 법안으로 계속 중국 하이테크 산업에 타격을 가할 생각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실제 올들어 미국의 이런 행보는 자주 관찰되고 있다. 미국 의회도 합심해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기념비적인(?) 법안을 잇따라 마련했는데, 이는 빠짐없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8월의 경우 ECRA(Export Control Reform Act) 법안을 마련, 미 안보와 국익을 위협하는 집단과 국가들에 `하이테크 기술의 수출`을 상무부 재량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근거해 지난달 19일 미국 상무부는 AI와 마이크로 프로세서, 로봇 등 14개 하이테크 산업의 수출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한달간의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 정밀타격 위협(I)

    사실상 ECRA는 미 의회의 2019년판 국방수권법안(NDAA)과 자웅동체라 봐도 무방하다. 2019년판 NDAA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 5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명시해 정부조달의 원천 차단을 목표로 한다.

    지난 8월 트럼프가 이 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내년 8월부터 미국내 모든 정부기관은 이들 5개사의 제품(통신서버와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조달할 수 없다. 이들 5개사의 부품을 탑재한 다른 회사 제품과 장비 역시 정부 조달에서 배제된다.

    작년에는 미국 국방부의 장비 조달에 한해 화웨이와 ZTE 2개사의 통신장비가 조달금지 목록에 등재됐지만 이번 버전(2019년판 NDAA))에는 그 대상이 중국 5개사로 늘어난 것은 물론, 미국내 모든 정부기관 조달로 범위가 확대됐다. 물론 이는 정부조달에 국한되지만, 언제 어떻게 범위가 (민간에 직접적으로) 확대될지 알 수 없다.

    나아가 2020년 8월13일 부터는 5개사 제품을 사용하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은 미국 정부기관과 어떤 종류의 조달 계약도 맺을 수 없다. 회사내에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정부기관 납품이 차단되는 것이다. 미국 정부에 물건을 팔려면 유예기간내 중국(화웨이 등 5개사)과 거래를 끊어라는 일종의 경고다.

    최근 상무부가 ECRA에 근거해 후속 조치를 내놓으며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은 NDAA에 명시한 제재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5개 기업 외에도 중국 정부가 실제로 소유 혹은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통신장비 조달도 금지할 계획이다. 현재 국방부가 FBI의 도움을 받아 그 대상을 추리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올가미가 대기중인데 지난달 중순 USTR이 내놓은 중국의 부당행위 사례집 증보판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기재된 혐의들을 근거로 수사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ZTE를 압박했던 것과 유사한) 제재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당시 USTR 발표에 중국 상무부는 근거없는 비방이라 발끈한 바 있다.

    ⓒ글로벌모니터

    홍콩에 대한 미국의 접근법도 변하려 한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초당파 자문기관인 USCC(미중경제안보위)는 홍콩의 미국 제품 수입에 부여하는 특례(예외적용)를 재검토하도록 의회에 제안했다. 중국의 약속과 달리 홍콩의 자치가 퇴색되고 점점 중국의 일개 도시로 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니 미국 안보상 허점이 될 수 있는 홍콩에 대한 특례를 다시 검토하자는 것이다. 홍콩은 92년 제정된 미-홍콩정책법안(챕터66)에 따라 97년 영국으로 반환된 후로도 자치권 지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부과한 대중(對中) 보복 관세에서도 예외적용을 받고 있다.

    # 신냉전 이데올로기 선포식

    이런 전개는 설사 미중간 무역협상이 합의점을 찾더라도 안보 논리에 기반한 미국의 (중국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제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시진핑에게 포기하지 못하는 핵심이익(중국 제조 2025 / 일대일로 / 하나의 중국 )이 있다면 미국 역시 같은 논리의 핵심이익(국가안보)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중국의 당 중앙이 설정한 국가 핵심이익 vs 미국 의회가 설정한 핵심이익의 충돌이다.

    이론상 `정부 대 정부의 협상`은 당(중국) 혹은 의회(미국)가 설정해 놓은 핵심이익의 틀 속에서 가능할텐데, 그 틀은 충돌의 위험을 상시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 불신임

    주말 G20 회의 기간중 중국의 시진핑과 러시아의 푸틴, 인도의 모디는 3자 회동을 가지며 마치 비동맹 전선을 구축하는 듯한 그림을 연출했다. 미국은 여기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지난 4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NATO 연설을 보자.

    폼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자 기구가 아니라 주권 국가를 기반으로 기존 전후 체제를 재편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과장되게 해석하면 `다자 기구에는 어중이떠중이, 뒷골목 불량배도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어떻게 이런 것에 계속 의존할 수 있겠는가.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국민 주권에 의해 선출된 국가들의 연대는 이런 독재 불량배를 제거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 것이다`는 이야기다. 이는 폼페이오의 다음 발언에서 더 확연히 드러난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 악당들에 제동을 거는 게 바람직하다. 우리의 위대한 민주주의 전통 속에서 우리는 고귀한 국가들을 모아 전쟁을 막고 더 큰 번영을 성취할 `새로운 자유 질서`를 구축하려 한다."

    "우리는 주권 국가들의 개방되고 공정하고 투명하며 자유로운 세계를 보존하고 보호하고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이는 미국발 신(新) 냉전 이데올로기 선포식일까 - `새로운 자유 진영의 질서 vs 나쁜 놈들의 놀이터가 된 다자 질서` 트럼프의 줄세우기는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올까.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를 계속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 트럼프의 정치 기반은 탄탄한가. 이는 트럼프의 구상인가, 미국 주류들이 새로 모색하는 구상인가. 미국의 중간 선거 이후 계속 숨가쁘게 전개되는 국제 정세다. 해가 바뀌어도 정치 재료가 시장을 쥐고 흔들 가능성이 여전하다.

    <시장동향 : 中 상무부..인민은행 MLF 금리>

    - 상하이지수는 1.68%, CSI300지수는 2.16% 떨어졌다. 화웨이 충격이 미중갈등을 연상시켰다.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한때 6.9위안을 웃돌기도 했다.

    - 다만 증시 마감후 중국 상무부가 "미중 무역협상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관세를 제거하는데 있다. 최근 미중 협상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히면서 환율 오름폭은 주춤해졌다.우리시간 오후 5시41분 현재 역외 환율은 0.4% 오른 6.8849위안에 역내 환율은 0.42% 오른 6.8831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 중국 상무부가 화웨이 사태에도 불구, 상호 관세 철폐를 입에 올리고 성공적 협상을 언급한 것은 미국과 관계 악화를 피하려는 시도로 해석돼 금융시장의 불안을 다소 덜어줬다. 전날에도 상무부는 미중간 협상 시한이 90일임을 공식 표명하며 일정에 따라 적극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인민은행은 만기도래한 1875억위안 규모의 MLF를 롤오버했다. MLF 공급 금리는 종전과 같은 3.30%였다. MLF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자금시장 일각에서는 실망의 소리가 새어 나왔다. 한편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역레포 공급은 이날도 건너뛰었다. 30거래일 연속 역레포 공급을 하지 않았다.

    - 도쿄 증시는 1.91%, 417포인트 내린 2만1501에 거래를 마쳤다. 화웨이발 미중갈등 우려에 장중 한때 낙폭이 6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장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다소 줄였다. 미국이 중국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는 우려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및 소재주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 도쿄 환시에서 달러-엔 환율은 오후 한때 112.5엔대까지 밀렸다가 중국 상무부의 관세 철폐 언급이 나오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유럽 거래에서 전날 보다 0.23% 내린 112.93엔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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