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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of the Day]This time is different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8-11-07 오전 6:23:12 ]

  • "이번 중간 선거(에 대한 시장의 반응)는 과거와는 다를 것이다." - 로버트 쉴러

    "이번 중간 선거는 과거와는 다르다. 불안과 분노가 사회에 가득하다. 그러므로 과거의 중간 선거 결과에 대한 시장 반응의 사례는 이번 선거 이후의 시장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그다지 참조가 되지 않는다".

    미국 주택시장 지수인 케이스-쉴러 지수의 개발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를 가지고 경제와 시장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번 중간 선거는 '트럼프 중간 평가'이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특히 집권당이 중간 선거에서 패배하는 경우에는) 증시는 선거 몇 주 전부터 하락했다가 선거 이후에는 랠리를 보였다. 쉴러가 경고한 것은 이번에는 이같은 도식이 들어맞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선거 결과가 충격적일지라도 그것이 곧 시장 대변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왜냐하면, "아직은" 경제는 좋기 때문이다.

    쉴러 교수의 말을 앞뒤로 다 자르고 보면, 그의 결론은 사실상 다음과 같은 것이다: 선거 이후 랠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꼭 큰 조정이 있다는 법도 없다. 횡보할 수도 있다.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필자는 지난 10월 하순의 증시 하락은 선거 결과를 예측한 시장의 반응이었다고(즉, 선반영) 해석한다. 왜냐하면, 그 시점쯤해서는 선거 결과를 상당한 정도의 신뢰성을 가지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선거에서는 약 7일-45일 이전에 사전 투표(early voting)을 한다(지역에 따라 다르다. 대부분 2주 전에는 마친다). 미국의 사전 투표율은 거의 50%에 육박한다.

    그런데 여론 조사에 따르면 사전투표자들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대부분 지역에서 50% 중반대를 기록했다).

    물론 백인 여성은 트럼프에 대해 반드시 비판적이라고 볼 수도 없고, 사전 투표자는 어쨌든 투표에 참여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최소한 트렌드는 보여준다.

    즉 사전 투표자들의 인종적, 성별, 계급별 분포만 보고도(지지 정당 여부에 정보가 없어도)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America First'를 '증거하는' Russell2000 지수가 하락하고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스닥 지수가 다우 지수에 비해 underperform한 것은 선거 결과에 대한 선반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장은 선거 결과를 전부(최소한 대부분) 선반영했는가? 역설적이지만, 이 점이 매우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大河 드라마, 즉 미중 정상회담, brexit, 이탈리아, 이란 및 북한 문제 등의 요인들이 동시에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런 요인들이 선거 결과를 빌미로 시장 변동에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론은 '잘 모르겠어요'가 될 수밖에 없다. 쉴러 교수의 평가에는 동의할 수 있다.

    다만, 이 '알 수 없음' 속에서도 미국 증시 상단이 막혀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할 것이다(즉 선거 뒤 랠리는 없을 것. 있다 하더라도 일시적인 미약한 랠리에 그칠 것). 그 근거를 버핏에게서 찾을 수 있다.

    지난 5일 미국 증시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헤서웨이의 자사주 매입(10억 달러) 소식으로 반등했는데, 이는 '기술적 반등'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뉴스를 전한 CNBC가 인용한 분석가의 평가처럼, 이같은 버크셔헤서웨이의 포지션은 'de-risk'이기 때문이다.

    버크셔헤서웨이의 실적을 보면, 이들은 지난 3분기 중에 미국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 그런데 10월 조정을 감안하면 버크셔헤서웨이의 3분기 중 매수는 전부 손실일 것이다.

    그런데 4분기에는 오히려 더 값싸진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버크셔헤서웨이 주가 방어를 위해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는 것은 증시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규모가 10억 달러로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은 큰 폭의 조정도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면 '횡보'인가? 그것도 역시 애매하다. 왜냐하면 버크셔헤서웨이의 자사주 매입은 '잘 모르겠을 때'의 안전장치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거 이후의 시장에 대한 현재의 시장의 예측은 '상단은 제한적인데, 잘 모르겠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쉴러 교수의 발언 가운데, 실은 더 흥미로운 것은, 현재 글로벌 경제/시장 상황을 '격동의 20년대'(roaring 20's)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는 1929년이 조만간 올 것이라는 것을 전제한다). 쉴러 교수는 지난해부터 간간히 이같은 주장을 내비치고 있는데, 그렇다면 지난 2008년은 지난 1921년의 이른바 '생산자 공황'(생산자 물가가 20% 이상 폭락했던 경제 위기)에 해당한다. 작년에 쉴러 교수의 주장을 검토해봤다가 기각한 적이 있는데, 차라리 2008년 위기는 1907년의 '부자들의 공황'(금융 자본가들이 롱/숏으로 갈려 시스템 전체를 걸고 도박하다가 미국을 날려 먹을뻔했던 사건. 이 사건으로 연준이 설립되었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어쨌든 그의 주장은 다시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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