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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Japan Watch]역동작 / 새로운 노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8-10-11 오후 8:45:25 ]

  • 간밤 뉴욕증시에 이어 아시아 증시 전반이 크게 부러졌다. 저마다 사연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재료측면에선 금리상승, 수요우려, 무역전쟁 등 낯익은 메뉴가 자리를 꿰찼다. 수급측면에선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많은 포지션들에 역동작이 걸린 듯 하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기계(알고리즘)들이 변동성을 키웠다.

    ① 흔히 성장주(growth stock)는 지금 보다 미래 성장 전망이 밝은 주식을 일컫는다. 그래서 시장평균 보다 PER가 터무니 없이 높아도 용서가 되곤 한다. 대비되는 개념이 가치주다 - 영업실적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밸류에이션 낮은 주식이다. 미국의 FAANG이나, AI(인공지능) 등 하이테크로 구성된 기술주 진영이 대표적인 성장주다.

    수년간의 저금리 환경은 이들 주식의 상대 퍼포먼스를 키워왔다. PER가 40배인 주식이라도, 국채 10년물 금리가 2%인 환경에선, 투자 기대 수익률(PER의 역수 = 2.5%)이 10년짜리 채권 보다 매력적이다. 여기에다 (중앙은행에 의해) 금리 변동성이 매우 안정돼 있다 - 텀 프리미엄이 낮게 눌려있다 - 면 더할 나위 없다. 소위 국채 수익률의 안정과 VIX의 하락, 성장주(증시)의 상승이 동반하는 구간이다.

    이 구간에선 펀드들의 리스크 테이킹이 높아진다. 리스크 패러티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 유사하게 시장 트렌드를 좇는 CTA계열 펀드, 그리고 지수의 일방향 흐름을 키우는 패시브 펀드의 자금유입(성장주 관련 ETF로 자금 유입)이 가세하며 수급측면에서 증시는 강한 동력을 얻게 된다. 혹자는 이를 `골디락스 장세`라 평하고, 삐딱한 이는 `겁없는 유동성 파티`라 칭한다.

    그러다 잠자던 국채수익률이 오르기 시작하고, 텀 프리미엄이 증가하면 이 밑 그림은 흔들린다. PER가 40배를 오르내리던 주식도 금리가 3%인 환경을 맞이하면 밸류에이션 조정을 겪어야 한다. 이제는 상대매력이 채권만 못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금리상승이 기술주 진영(성장주 진영)의 밸류에이션 허용치를 넘어서면서 불가피한, 혹은 예고된 미국 증시 조정을 불러왔다`는, 가장 흔한 설명이다. 이 설명은 깔끔하다. 현재로선 딱히 토를 달 이유가 없다.

    여기에다 월말과 분기말을 지나며 몇몇 펀드들에서 역동작이 걸린 듯 하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 9월말을 앞두고 리스크 패러티 계열의 펀드들은 포트폴리오 정례 조정에 나섰다. 자산별 위험 가중치를 재산정해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한 것인데,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과 VIX의 상승세가 예상 보다 빨라지면서 이들의 포지션을 헝클어놨을 가능성이 있다.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여타 펀드들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중간선거전까지 한달 정도는 재미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급히 제동이 걸렸다. 10월초 금리 오름세에도 버티며, 뉴욕증시에서 묵묵히 롱 포지션을 고수하던 자금들에 역동작이 걸렸다는 이야기다.

    이런 현상은 이날 도쿄 증시에서도 두드러졌다. 이머징 펀드들도 그러하다. 터키 사태를 지나며 서서히 이머징 포지션을 늘리던 자금들은 9월말 발표된 중국 PMI로 한방 맞은데 이어(항셍지수의 폭락) 국경절 연휴 직후 본토 증시의 급락으로 연타를 맞았다. 이번주 들어 후강통을 통해서는 본토 증시에서 자금을 뻬는(순유출) 외국인 자금이 관측되고 있다.

    ☞ 4전5기 JPY / 투기적 닛케이 롱(long)

    ② 미중 무역전쟁은 해묵은 재료이나, 시장심리 저변에 껌딱지 처럼 눌러붙은 불안 재료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거친 발언은 미중간 전선(戰線)이 무역을 넘어 다방면으로 확대되는 상황, 글로벌 공급 체인이 치명상을 입을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연상시켰다. 특히 지금처럼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 굴뚝산업이 아닌 하이테크 주도권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상황에선 미국 IT업계의 주요 시장(매출원 = 중국)이자 부품 조달처(중국)가, 정치안보 문제로 흔들릴 위험에 노출된다. 최근 블룸버그의 `중국 스파이 칩` 의혹 보도 역시 그 연장선상이다.

    실제 미중 대립 전선이 전방위로 확대돼 한층 위태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연못을 휘저어 놔도 시간이 지나면 부유물은 다시 바닥으로 가라앉기 마련이다 - 그렇게 밸류 체인도 재배치될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추가 비용이 소요될지 알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올챙이와 개구리가 놀라 자빠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불확실성과 불안심리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누른다. 기업들은 투자를 망설이고, 소비자도 불안한 미래에 대비한다 - 약발이 살아있는 미국은 좀 더 분위기를 낸다 해도 주변국 특히 아시아 이머징은 그렇지 않다. IMF가 무역전쟁 위험 등을 거론하며 글로벌 성장전망을 낮춘 배경이기도 하다.

    이는 상대적으로 짧은 주기의 글로벌 수요 압박 요인이이다. 반면 미중 대립이 장기화하며 국제교역 구조가 실제로 변화를 겪는 국면에선 글로벌 수요 (좀 더 정확히는 지역별 수요)는 장기간에 걸쳐 비대칭적 영향을 받게 된다.

    이는 중국의 자력갱생 성취도와 미국의 탈(脫)글로벌화 정도에 따라 매년 체감도가 달라진다. 여기서 비대칭적 영향이라 함은 기존 밸류체인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차등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때론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는 의미다. 즉 경제 냉전의 심화 국면에선 주변국들 중에도 고통스런 선택의 순간을 맞아야 한다 - 때론 줄 서기를 강요받는 형태로, 때론 산업 구조조정에 내몰리는 형태로.

    물론 이는 미중 관계가 한층 위태로워진다는 전제 하에 그려볼 수 있는 풍경이다. 실제 어떤 풍경이 기다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최근 전개는 `미중 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보다 더 꼬여갈 것이라는 우려를 심화시켰다. 글로벌 수요에 대한 불안이 커지며 여기에 민감한 반도체 등 IT주 전망이 우울했던 배경 가운데 하나다.

    ③ 요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횡포를 나열하며, 중국을 국제교역에 끼워 주는 게 아니었다고 후회한다. 지금이라도 이들을 고립시켜 새로운 교역질서를 만들겠다는 투다.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앗아갔다 해도 미국은 사실 더 많은 것을 누렸다.

    피해를 본 것은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노동자일뿐 미국의 자본(거대 기업)은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이 쏟아낸 저가의 공산품은 미국의 물가안정과 실질 구매력 증대에 기여해 왔다.

    이는 매크로 금융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중장기에 걸쳐 나타난 미국의 물가안정(혹은 저물가)과 시장 금리 하락 현상에는 여러 요인(고령화, 연기금의 증가, 양극화 등)이 자리하겠으나, 중국의 국제교역 편입 이후 글로벌 공급라인에서 발생한 충격(공급확대에 따른 물가억제)을 무시할 수 없다.

    이제 상상놀이다. 미중간 갈등이 결국 국제교역과 세계경제 전반에 본질적 변화(국제경제의 양분 또는 파편화)를 재촉한다면 지난 20년 가까이 자산시장을 지배했던 흐름, 즉 낮은 물가와 장기간에 걸친 미국의 금리 하락 추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경제학에서 `A이면 B이다`는 명제가 ` A가 아니면 B가 아니다`를 보장하진 않는다. 또한 상기한 변화가 아주 점진적 속도로만 전개된다면 거시 환경에 미칠 충격 또한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반면 우격다짐으로 현 상태를 구성하는 조각들을 뜯어내겠다고 덤비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설사 충격요법이 아닌 점진적 변화를 추구한다 해도, 중국의 공급망을 대체하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다면 역시 거시 금융 환경이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게다.

    이는 디스인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하는 세계(글로벌 공급 풀의 파편화로 물가 전반의 탄성치가 높아지는 세계), 금리 하락 추세가 아닌 금리 상승 추세가 노멀로 받아들여지는 세계로 우리를 이끌게 될까.

    또한 이런 흐름 속에서 미국의 국채시장 수급은 장기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일까. 단지 비싸진 달러 헤지비용 때문에 미국 국채를 꺼리는 정도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체인의 지각변동으로 글로벌 달러 순환이 위축되며 미국 국채 수급도 변화를 맞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아직은 가정에 가정을 더한 상상놀이에 불과하다. 더구나 그 가정이라는 것 또한 현재로선 많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 다만 미중간 대립이 장기간에 걸쳐 심화할 것이라 예상한다면, 이로 인해 결국 교역 질서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고 믿는다면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이긴 하다.

    ④전술한 구조적 요인에 기반한 것은 아니나, "현재 금융 시장이 미국의 물가상승 잠재력을 여전히 적게(과소)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은 IB들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곳은 역시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보기에 시장은 미국의 장래 인플레를 적게 반영하고 있다"면서 "무역분쟁 관련 인플레 위험, 유가상승 압력, 근원 인플레의 완만한 확대라는 세가지 측면에서 그렇다"고 했다.

    그는 특히 "미중간 무역관세 공방은 미국의 근원물가 상승률(Y/Y)을 내년 여름까지 0.15%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0.4%포인트까지 견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모니터

    골드만이 전망하는 내년 3분기 미국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2.6%(관세 충격이 심화하는 경우 2.8%)다. 이는 현재 12개월 인플레 스왑시장이 반영한 2.4% 보다 높다. 골드만은 또 "우리의 물가전망에 기반할 때 내년 중반 만기도래하는 TIPS의 경우 현재 0.25~0.4% 가량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고 했다.

    금융시장 동향 - 시장이 더 울어대면 트럼프도?

    아시아 증시 전반이 우울했다. 도쿄증시(-3.89%) 상하이증시(-5.22%) 서울증시(-4.44%)가 동반 급락했다. 중국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는 대체로 약세흐름을 보였고 일본 엔은 위험회피 심리 고조로 강해졌다(달러-엔 하락). 아시아 거래시간 JGB 10년물과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소폭 눌리는 양상이었다.

    도쿄 금융가에선 단기간내 투자심리가 살아날 가능성 보다는 당분간 불안심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상하이 증권가에서는 이런 류의 급락이 며칠 더 이어지면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상장업체들의 크레딧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되풀이됐다.

    미국 금융시장의 경우 지난 2월 잠시 목격했던 주가하락, 국채하락(국채수익률 상승), 달러하락 - 일종의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 이 재연될지도 궁금하다. 역발상을 해보자면 미국 증시가 추가 조정에 들어갈 경우 트럼프의 대중(對中) 스탠스가 유화적으로 돌아설 여지도 있다. 트럼프는 증시 급락이 중국과 무역전쟁 탓이 아니라 연준 때문이라 했다. 내 탓(무역전쟁 탓)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시장이 며칠 더 목놓아 울어대면 다시 `중국과 대화 가능성`을 흘리며 분위기 전환을 꾀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런 제스처를 취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가 언제 돌변할지 알 수 없으니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하겠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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