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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Edge]The Strong Economy :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8-10-10 오전 7:50:33 ]

  • 모하메드 엘-에리안이 "미국 경제는 최소한 향후 2 년간은 좋아 보인다(look good)"고 말했다(9일, CNBC). 그는 "만일 우리가 올해와 내년에 3%의 성장률을 달성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한다.

    Nightly는 여기서 '당위'(ought to)로 말하고 있다: 그래야만 한다. 사실은 그래도 좀 모자라다. 올해 3.8% 성장을 해야 간신히 비긴다.

    미국 실질 GDP (1929년 = 100)

    ⓒ글로벌모니터

    미국 실질 GDP (2007년 =100)

    ⓒ글로벌모니터

    192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 발발 뒤 미국 경제는 7년이 지난 1936년에서야 1929년의 GDP를 회복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1939년에는 1929 년에 비해 10.2% 성장했다.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진 것은 1940년부터였는데, 1940년에는 1929년에 비해 19% 성장했으며, 1941년에는 1929년 대비 41% 성장했다.

    금융 위기 이후의 미국의 GDP 추이를 대공황 당시와 비교해 보면, 지난 2017년까지는 대공황 시기보다는 양호하다.

    2007년을 100으로 놓았을 때, 10년 뒤인 2017년에는 115.5를 기록하여, 대공황기의 10년뒤 GDP 증가세를 5.5% 포인트 앞질렀다.

    그러나 11년째가 되던 1940년의 GDP 수준 만큼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올해 3.8%의 실질 GDP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만일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2008년 위기 뒤의 미국 경제 성장은 사상 최악이었다는, 그 숱한 신화를 낳은 대공황기보다도 뒤쳐진다.

    1941년의 미국의 고도 성장(무려 16% 성장했다)은 전쟁 특수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제쳐놓자.

    그러나 1941년 이후의 고도 성장이 전쟁 때문만인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의문이 존재한다.

    미국은 1941년 영국의 요청으로 1934년 이후 취해왔던 무역 금융 금지 조처를 해제했다. 대공황기에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관세 조치를 취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 교역에 있어서 '신용장 개설'을 금지시켰다. 외국은 오직 '현찰 달러'가 있어야지만 미국과 무역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 조치가 해제되자, 갑자기 국제 신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여기에다 전쟁 물자(군수품) 수입이 급증하면서 미국 경제는 1941년부터는 전시 호황기에 접어든다.

    따라서 미국을 대공황에서 구한 것은 단지 '전쟁' 때문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미국은 전쟁과 더불어 전쟁 물자를 교역할 수 있도록 달러 크레딧을 족쇄에서 해방시켰기 때문에 호황이 가능했던 것이다. 어쨌든 이건 전쟁 탓이니 넘어가자.

    다만 여기서 시사점은, 미국은 내년 중에는 전쟁(무역 전쟁)은 전면적으로 할지언정, (미국이 경기 확장을 지속하고 싶다면) 달러는 다시 풀어놓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봤자 여전히 대공황기의 GDP 성장세에는 못미치겠지만.

    왜냐하면, 그다지 거론은 안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NFP 지표상으로 미국 노동자들의 주간당 평균 임금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7월 766.25달러, 8월 766.68달러, 9월 768.70 달러).

    또한 경제활동 참가율과 총고용률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경제 활동 참가율; 7월 62.9%, 8월 62.7%, 9월 62.7%/ 총고용률; 7월 60.5%, 8월 60.3%, 9월 60.4%).

    다른 말로 해서, 현재 경기 추세로서는 임금과 고용 양 측면 모두에서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지표는 후행적이기 때문에 실제 경기 둔화는 이보다 더 일찍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연준 의장이 '강력하다'고 자화자찬한 미국 경제가 대공황기만큼이나 부진하다고?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어서?

    미국 대공황기 인구 추이

    ⓒ글로벌모니터

    1929년의 미국 총인구는 1억 2187 만 명이었다. 그 10년 뒤인 1939년에는 1억 3102 만 명으로 증가한다. 10년 동안 7.5% 증가했다.

    미국 Great Recession기 인구 추이

    ⓒ글로벌모니터

    지난 2007년 미국 총인구는 3억 169 만 명이었다. 2017년에는 3억 2598 만 명이다. 10년 동안 8.05% 증가했다. 대공황기보다 현재의 미국 인구 증가율이 더 높다(인구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고령화 때문이라면 다소 고려해볼 여지가 있다).

    극빈자 수프를 얻기 위해 기나긴 줄을 서고 실업자가 넘쳐나던 대공황기에 비해서 지금의 경기 회복세가 전혀 낫지 않다고?

    대공황기의 통계는 지금과는 조사 방법이 달랐을 뿐만 아니라, 그다지 정확하다고 보기도 힘들다. 어쨌든 대공황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1932년)에는 실업률이 약 25%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번 금융 위기 이후의 '회복기'에는 실업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9년 10월로 약 10%에 달했다. 그러나 유럽쪽의 학자들은 1930년대의 실업률 조사 방법을 적용한다면, 2009-10년의 미국 실업률은 약 20-22%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줄서서 급식 배급받던 그 유명한 사진들은? 지금은 줄 설 필요가 없다. 사회적으로 이런 볼썽 사나운 꼴을 피하기 위해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이라는 극빈자 급식 보조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SNAP 수혜자 추이

    ⓒ글로벌모니터

    극빈자 급식 보조 수혜자 수는 2014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감소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것이 빈곤층의 소득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2014년에 SNAP 수혜 조건을 대폭 강화시켜 예산 지원을 줄인다. 따라서 SNAP 수혜자가 감소한 것이 복지 정책 변화의 탓인지, 경기가 좋아져서 극빈층에게도 그 온기가 미쳐서인지는 단정하기 힘들다.

    2016년 이후만 놓고 보면, SNAP 수혜자 숫자는 4000 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그런데 결식 아동 지원 프로그램 통계를 보면, 정부가 급식을 지원하는 결식 아동 숫자는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따라서 SNAP 수혜자 감소는 정책 변화로 인한 지원 축소 탓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미국 공식 빈곤율과 극빈율

    ⓒ글로벌모니터

    미국 정부의 공식 빈곤율로 보면, 2016년 말 현재 미국인의 12.1%가 빈곤 계층에 속해있다. 2010년 이후 감소 추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최극빈층(연방 정부 극빈자 기준 소득의 50% 미만 소득자; 2018년 추정 약 1850만명)은 거의 감소하지 않고 있다. 최극빈층의 비율은 지난 1980년 대 중반(미국 농업이 거의 파산에 이르렀던 시기)과 90년대 초반(90년 초 S&L crisis로 인한 불황기)보다도 높다.

    이 '강력한' 경제는 대공황기에 비해서 지난 10년 동안 연 평균 약 0.5% 포인트 정도씩만 더 성장한 것이었다.

    지난 금융 위기 이후를 'Great Recession'이라고 부르는 것은 학자의 업무라기 보다는, 차라리 작명가의 소행에 가까운 일이지만, 어쨌든 그마저도 올해 4%에 가까운 성장이 있어야지만 간신히 면목이 선다. 이게 '좋아 보인다'니, 이코노미스트는 참으로 '좋아 보이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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