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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Watch]아베 "BOJ 출구전략, 임기중에 하고 싶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8-09-14 오후 6:33:15 ]

  • 1. 물가목표의 위상격하

    오는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가 BOJ 통화정책의 앞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아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은행(BOJ)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은 영원할 수 없다면서 다음 임기 중 출구전략의 길을 놓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는 아베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이시바와 벌어진 격차가 크다). 이 경우 아베는 오는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할(3연임할)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 그 전에 몇차례 총선이 치러질 수 있지만 자민당을 대신할 집권세력이 없는 만큼 3연임의 길이 열린다고 해도 무방하다.

    `임기중`이라는 이날 단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앞으로 3년내 BOJ의 완화조치가 좀 더 되감길 수 있다. 물론 아베는 "통화정책을 언제 조정할지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에 달렸다"면서 "그의 판단에 맡기고 싶다"고 했다.

    아베는 물가 목표가 일본의 경제정책에서 지니는 위상 또한 크게 수정했다. "2% 물가목표는 (정책 수행에 있어) 하나의 측정지표일 뿐이다. 진정한 목표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모든 비용을 감수하고서 2% 물가 목표 달성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모니터

    이미 BOJ는 2% 물가목표를 장기 과제로 돌려놓고 `정책 유연성 확보`라는 명분 아래 은밀히 한발씩 후퇴하고 있다. 이날 아베의 발언은 BOJ의 최근 행보에 찬동한 것이자, 내각도 더 이상 물가목표에 맹목적으로 집착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 평할 수 있다.

    *BOJ의 초완화정책은 아베노믹스의 3개의 화살 가운데 하나다. 물론 실상은 아베노믹스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나 5년 넘게 무리한 완화정책이 지속되면서 그 부작용이 하나 둘 - 은행산업(특히 지방은행)과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 생겨났고, 이는 다시 지난 2016년 9월의 레짐체인지, 그리고 올해 7월의 정책수정으로 이어졌다.

    아베는 "BOJ의 강력한 통화정책은 경제 복구를 위한 아베노믹스의 한 축을 차지하며, 일본을 만성적 디플레이션에 탈출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경제는 개선되고 있고 일자리는 완전고용 상태며 성장은 강해지고 있다"면서 "임금이 마침내 오르고 소비와 자본투자가 경기를 부양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금의 초완화정책을 영원히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직에 재선임될 경우 BOJ가 출구전략으로 향하는 길을 언제쯤 놓고 싶은가`라는 기자의 물음에 "나의 다음 임기중에 그것을 이루고 싶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이 말이 언제든 BOJ가 출구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거나, 내각도 이를 허용 또는 독려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만성부전증을 앓고 있는 일본의 재정상태를 봐도 그렇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주식시장내 내재된 셰도우 레이트 모델을 통해 "현재 30년물 JGB 수익률은 0.8%대에 형성돼 있지만, BOJ의 초완화정책이 없었다면 2.1%대를 오갔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모니터

    그럼에도 BOJ가 향후 출구로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길을 내각 쪽에서도 열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물가가 목표치에 못미치더라도 다른 지표들(일자리, 성장률)에서 정당성을 구해 완화조치를 줄일 수 있어서다.

    그간 내각과 BOJ는 지난 2013년 맺은 정책협약 아래 2% 물가목표 달성에 올인해왔다. 아베가 물가목표의 `절대성`을 제거했다는 것은 5년전 맺었던 정책협약의 족쇄가 풀릴 것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날 아베의 발언이 선거용이 아닌, 대내외 여건을 모두 반영해서 나온 것이라면 2013년의 정책협약이 파기 혹은 수정되는 수순이 기다린다. 물론 그 시점을 헤아리는 것은 무리다. 정책협약 수정에 앞서 이를 정당화하는 자화자찬 의식 -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했다`는 류의 정책 선언 - 이 먼저 거행될 것 같다.

    ☞ BOJ 출구론과 2018년 전개양상

    2. 변수

    기술적인 걸림돌을 꼽자면 역시 내년 9월로 예정된 2차 소비세율 인상(8%→10%)이다. 내각은 이번에는 반드시 소비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상태다. 지난 2014년 1차 소비세 인상 당시 겪었던 후폭풍 탓에 내년 추가 소비세 인상이 경기에 미칠 영향도 당연히 신경쓰고 있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이 충격을 막기 위해 추경이 아닌, 본 예산 자체를 넉넉히 가져가자고 주문했다.

    여러모로 소비세 인상과 BOJ의 출구전략이 비슷한 시기에 맞물리는 것은 궁합이 별로다. 이를 감안하면 BOJ 통화정책은 2020년 무렵에나 의미있는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 5~11일 51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BOJ의 다음 정책 조정시기에 대해 응답자의 57%가 2020년 이후라고 답했다.

    *정책 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추가완화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가 2명, 완화축소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가 27명에 달했다.

    그런데 우습게도 `2020년` 은 여러모로 번잡한 해가 될 수 있다. 최근 주요 IB들이 예상하듯 미국 경기가 후퇴기에 들고 금융시장이 한바탕 요동을 칠 수 있는 시기다. 중국 경제 역시 이 무렵이 되면 더 힘이 빠져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 그러니 미·중 동반 경기 후퇴라는 구간을 맞을 수 있다. 이런 국면에서 BOJ가 출구로 나설 수 있을까. 이것 저것 다 따지다 보면 BOJ의 의미있는 출구전략은 아베의 다음 임기중에도 구경하기 힘들지 모른다.

    그러나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누차 언급했듯 내부적으로는 마진압착에 따른 금융권(은행, 지방은행, 보험 등)의 수익성 압박 - 최근 5년간 중장기물 채권 수익률이 수직하강하며 일드커브가 평탄해진 탓이다 -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이 그것이다.

    ⓒ글로벌모니터

    ①BOJ의 지난 7월 정책조정에도 불구, 완화조치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경감됐다고 보는 시각은 적다. 은행권 내에선 뭐가 나아졌는지 체감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수익성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이 수익을 낼 공간은 여전히 적다. 대형 시중은행 역시 마진압박과 자산운용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는 이머징 불안에 따른 영향도 반영돼 있다."(미쓰이스미토모)

    ②무엇보다 트럼프라는 변수가 크다. 미국과 일본은 이르면 다음주 후반(21일경), 늦어도 이달말 2차 통상협상(FFR)에 나선다.

    그간 BOJ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에 대한 트럼프의 노골적인 비판은 없었다. 이는 미국측의 불만이 없어서라기 보다 이미 양자가 BOJ 정책 및 환율정책과 관련해 사전교감을 마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한다. 아베의 이날 발언 또한 그 사전 교감에 따라 멍석을 깐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 그렇다면 BOJ의 정책 조정시기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 보다 더 앞당겨질 위험이 있다. 물론 BOJ가 출구에 좀 더 다가서라도 그 방식은 매우 점진적일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출구에 조금 더 다가선다해도 구로다 역시 연준의 노하우를 충분히 숙지했을테니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그럼에도 BOJ의 통화정책이 좀 더 명시적으로 되감긴다면 금융시장 전반(미국 국채시장에서 이머징 자산시장에 이르기까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어느 정도의 영향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아울러 글로벌 3대 중앙은행(연준, BOJ ECB)이 동반 정책정상화(완화축소)에 나선다는 인식이 강해질 경우 이머징 자산시장내 심리적 압박 또한 커질 수 있겠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에 가정을 더한 것에 불과하다. BOJ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해선 아직까지 정해진 코스는 없다.

    3. 시장동향

    도쿄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닛케이225지수는 1.2% 오르며 2만3000선을 회복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무역전쟁과 이머징 불안에 대한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위험선호가 살아났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모니터

    간밤 뉴욕거래에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약해지면서 112엔 문턱까지 올랐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거래에서 장중 한때 112.07엔까지 올랐다. 그러나 아베의 `출구전략` 발언이 전해지면서 되밀려 111.7~8엔대에서 등락했다. 환율이 112엔선 아래로 밀려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후퇴 폭이 큰 것은 아니었다. `다음 임기중`이라는 모호한 시간축은 "당장 임박한 이야기는 아니다"는 시장의 인식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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