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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Insight]Something else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8-09-12 오전 9:04:13 ]

  • 이탈리아의 리스크 스프레드 : 재정 위험(fiscal risk) vs 화폐개혁 위험(redenomination risk)

    - Daniel Gros(CEPS 소장), 2018년 8월 29일. VOX.

    요약문

    지난 수개월 사이에,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주목할 정도로 증가햇다.

    이 칼럼은 이탈리아의 재정 위기와 화폐 개혁 위험(즉,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이탈할 위험)을 준별하기 위해, 국가 부도 위험 CDS(sovereign credit default swap)과 각기 다른 통화로 표시된 국채에 관련된 데이타를 사용했다.

    화폐개혁 위험은 지난 수개월 동안 증가한 스프레드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설사 공공재정 위험이 통제 하에 있더라도, 유로존 이탈이라는 이슈를 무기로 삼는 것은 매우 큰 댓가를 치룰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문 완역

    올해 6월 이후로, 이탈리아 정부 국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상당한 정도로 증가했다. 선험적으로, 이는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각기 다른 두가지 이유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1) 이탈리아가 유로화 존에서 이탈할 위험(이른바 'italexit', 예컨대 현 정부의 한 장관이 주장하는 것처럼)

    2) 재정 적자 증가가 이탈리아의 공공 재정을 유지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그리스처럼 유로존에 잔류하더라도 디폴트로 이어질 위험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 스프레드와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표시 정부 국채 사이의 수익률 격차의 비교는 재정 위험과 화폐 개혁 위험이 이 기간 중에 상승한 스프레드의 각각 절반씩을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정 위험과 화폐 개혁 위험의 준별

    대부분의 정책 결정자들은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과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 사이의 리스크 스프레드에만 초점을 기울인다.

    그러나 이 스프레드는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위험이 합쳐진 것이다. 여기서 핵심 질문은 이 두 위험을 어떻게 각기 구별해 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Sovereign Credit Default Swaps(CDS)

    Over-the-Counter 파생상품에 대한시장 참여자들의 거래 조직인 국제스왑 및 파생협회(ISDA)에 의해 규정된 '크레딧 이벤트'(부도)가 발생할 경우에 국채 보유자들에게 원금 완전 지불을 보증하는 이 상품은 일반적으로 위험에 대한 훌륭한 지표를 제공한다.

    각기 다른 종류의 CDS 스프레드를 비교함으로써, 화폐 개혁의 위험성을 측정할 수 있다.

    지난 2003년의 ISDA 규정에서는 화폐 개혁을 크레딧 이벤트로 규정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서 2014년의 새로운 규정은 명백하게 화폐 개혁을 크레딧 이벤트로 규정하고 있다(과거에는 유로존에서의 화폐 개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지 않았었다).

    이같은 견해는 유로화 해체 위기가 극심해져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whatever it takes'를 천명하기에 이른 2012년 7월 이후에는 바뀔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4년 도입된 새로운 ISDA 규정은 화폐 개혁 위험을 명백한 크레딧 이벤트로 인정한다.

    이 경우(크레딧 이벤트로 선언되는 경우)에는 국채 보유자는 완전히 투자금을 보증받는다.

    그러나 2003년의 규정에 따른 CDS 스프레드는 화폐 개혁을 명백한 크레딧 이벤트로 간주하지 않으면서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거래되고 있다.

    2003년 ISDA CDS는 따라서 '오직' 고전적인 형식적 정부 디폴트의 경우에만 적용될 뿐이며, 2014년의 ISDA CDS는 화폐 개혁에 대해서도 보증해 준다. 이 양자간의 가격의 차이는 화폐 개혁 위험을 측정하는 길을 제공해 준다.

    지난 2018년 6월 이후, 이 두가지 CDS(2003 CDS, 2014 CDS)는 모두 상승했다. 그러나 화폐 개혁까지도 보증하는 CDS는 다른 CDS(2003년 CDS)보다도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화폐 개혁 위험과 순수한 디폴트 위험(화폐 개혁 없는, 즉 유로존에서 이탈하지 않는채 디폴트)이 이탈리아 국채 위험 스프레드에서 관찰되는 전반적인 증가폭에서 비슷한 정도로 기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글로벌모니터

    각기 다른 통화로 표시된 정부 국채

    ISDA 2014 CDS는 지난 몇년 사이에야 비로소 제대로 거래되었다. 유로화로 표시된 이탈리아 국채와 달러화로 표시된 이탈리아 국채 사이의 수익률 차이는 2014년 이전에도 화폐 개혁 위험을 측정하는데 유용하다(왜냐하면 미국 달러화 표시 국채에는 변동 요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측정한 결과는 화폐 개혁 위험이 이탈리아의 새 정부 구성 뒤에 이탈리아 자산의 위험 스프레드를 추동한 숨은 힘이라는 것을 확인해 준다.

    이탈리아 정부가 화폐 개혁을 통해 부채 부담을 어떻든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lex monetae', 즉 국가가 자국 통화를 결정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잘못 해석한데서 나온다.

    내가 전에 지적했던 것처럼, 이 잘못된 관념은 이탈리아 정부가 새로운 리라화를 국가 화폐로 선포할 수 있으며, 기존의 국가 부채 즉 '국가 화폐'로 표시된 부채가 자동적으로 오직 새로운 평가절하된 통화로만 상환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반영한다.

    'Lex Monetae'에 대한 해석은 단지 유로화로 표시된 부채에만 적용될 수 있으며, 그러나 회국 통화로 표시된 부채에는 통용될 수 없다.

    그 결과로, 만일 정부가 새로운 통화를 도입하려 한다면, 해외 통화 표시 부채는 유로화로 표시도니 부채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두 부채(유로화 표시 부채와 해외 통화 표시 부채)사이의 차이는 따라서 'Italexit'의 위험을 측정하는 수단이 된다.

    대부분의 이탈리아 국채 부채는 유로화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 표시 이탈리아 정부 국채 또한 존재한다.

    2023년 만기가 돌아오는(223년 89월 27일 만기) 달러화 표시 국채는 지금부터 만기가 5년 가량 남았으며, 전형적인 CDS 계약과 유사한 만기를 가지고 있다. 이 국채의 리스크 스프레드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익률 격차로서 규정될 수 있다.

    이 달러화 표시 스프레드는 비슷한 만기를 가진 유로화 표시 이탈리아 정부 국채에 대한 스프레드와 비교할 수 있다(여기서 사용한 것은 2023년 8월 1일 만기물).

    Figure 2는 이 두개의 스프레드의 단순 구조를 보여준다. 하나는 달러화로 표시되어 있으며, 다른 하나는 유로화로 표시되어 있다. 이 챠트는 이탈리아 선거 결과가 매우 불확실했던 지난 2017년초부터 구성되어 있다.

    이 채권의 스프레드는 동일 궤적을 밟다가 지난 5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하지만, 그러나 상승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두개의 위험 스프레드 차이는 새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 시작 이후부터 갑자기 급등한다.

    ⓒ글로벌모니터

    이는 CDS 스프레드에서 나타난 패턴, 즉 유로화 표시 이탈리아 국채와 달러화 표시 이탈리아 국채의 위험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차별화되고 있으며, 화폐 개혁(이탈리아의 유로존 이탈 및 리라화 채택) 위험이 증가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물론 여기에는 다른 사소한 차이들도 존재한다. 예컨대 미국 달러화 표시 이탈리아 국채는 유동성이 다른 유로화 표시 부채에 비해 적으며, CDS 계약이 매일 성사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두개의 측정 결과는 높은 상관도를 가지고 있다(95%의 상관계수).

    재정 위험 및 화폐 개혁 위험의 상대적 분포

    공공 부채에 대한 형식적 디폴트(명목 원금 삭감이나, 약속 수익률 삭감)이 해당 정부로 하여금 유로화를 이탈하도록 고려하도록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지난 2015년 그리스의 경우에도 그랬다.

    그러나 인과율은 다른 방향으로도 작용한다. 국내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 국내 생산이 경쟁력을 상실하며, 이것 역시 정부로 하여금 새로운 통화를 도입하도록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정부 부채 조달을 어렵게 만들며, 형식적 디폴트를 야기한다. 따라서 재정 부담(높은 부채와 재정 적자)와 화폐 개혁 위험 사이에는 상관 관계가 존재한다.

    이는 유로화와 달러화로 표시된 부채의 총수익률이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그러나 양자 사이의 관계는 시기별로 다르다는 것을 함의한다.

    지난 2011-12년 사이의 유로존 위기 당시,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이탈리아 정부의 부채 조달 및 상환을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처럼 보엿기 때문에, 주요한 관심은 재정적인 것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이탈리아는 새로운 정부 구성 이전에는 어떠한 재정적 스트레스도 겪지 않았다.

    'Savona Plan'(유로존 이탈을 주장하는 이탈리아 경제장관의 청사진)에서의 유로존 이탈 동기는 이탈리아 정부 부채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주권 국가는 자신의 독자적인 통화를 가져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순수한 평가절하 위험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위에서 언급한 두 데이타에서 확인 가능하다. Figure 3는 위험의 두 측정값에 대한 분포도를 보여준다(세로축은 재정 위험 측정, 그리고 가로축은 총합 위험(재정+화폐 개혁) 값).

    양자 사이의 링크는 대단히 강력하다는 것이 분명하다(상관계수 95%).

    그러나 상관관계는 일점 대응(one to one)이 아니다. 양자에 있어서 회귀선은 약 0.5의 경사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총위험값 증가분의 오직 절반 가량만이 재정 요인 때문이라는 것을 뜻한다.

    ⓒ글로벌모니터

    경사도의 계수값인 0.5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최근의 스프레드 급등 이전에는 재정 위험과 총합 위험은 대략 1:1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보다 좁은 범위 내에서).

    지난 2011-12년 당시와 비교하면 보다 유용하다. CDS의 화폐 개혁 측정값은 지난 2014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달러화와 유로화로 표시된 국채 사이의 위험 스프레드 격차에 기초한 측정값은 CDS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계산 가능하다.

    그것이 Figure 4다. 이는 이전의 두번의 위기 시절의 달러화 표시 및 자국 통화 표시 부채에 대한 것과 동일 변수를 보여주고 있다.

    Figure 4의 첫번째 챠트는 지난 2011-12년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느지를 보여주며, 아래 챠트는 이탈리아가 아직 자국 통화를 가지고 있던 지난 1990년대 중반의 'ESM 위기'(파운드화 폭락으로 인한 유럽 통화 위기) 기간 중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지난 1990년대 이후의 데이타들은 당시에는 금융 시장에서는 공공 부채에 대한 형식적 디폴트 가능성은 부채 문제가 평가절하나 인플레이션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값 보다 훨씬 낮았다.

    이에 비해, 지난 2011-12년의 위기 시에는 미국 달러화 표시 부채와 유로화 표시 부채 사이의 스프레드는 정확히 1:1로 움직이며, 이는 이 시기에는 투자자들은 화폐 개혁이 아니라, 정말로 디폴트를 예상했으며, 따라서 미국 달러화 표시 부채에는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달러화 표시와 유로화 표시 부채 상품에 대한 스프레드 격차 사이의 상관관계 패턴은 이탈리아 새 정부 구성 이후에는 1990년대의 ESM 위기 시와 이탈리아 선거 이전 사이의 패턴의 중간 정도를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인다.

    이는 화폐 개혁 위험이 다시 돌아왔으며, 스프레드 증가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1-12년의 위기 시에는 대조적으로 화폐 개혁 위험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유로화 및 달러화 표시 부채의 스프레드는 1:1로 움직였기 때문에, 즉 당시에는 달러화 표시 부채는 유로화 표시 부채와 동일한 위험값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 판정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유로존의 해체 위험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디폴트 공포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었다.

    이같은 재정 위험과 총합 위험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의 차이는 지난 2011-12년의 당시 이탈리아 정부의 정치적 노력의 가치를 보여준다.

    당시에는 시장은 단지 재정 위험만을 예상했으며, 이는 당시의 금리 수준 및 지금보다 훨씬 높은 재정 적자 비율을 감안했을 때 당연한 것이었다.

    2011-12년에는 'Italexit'는 (유로존에서의) 분리 위험으로 간주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오늘날의 화폐개혁 위험은 유로존에서의 분리 요인이며, 여기서 재정적 측면이 가지는 기여도는 전체 위험의 오직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결론

    지난 5/6월 이후의 이탈리아의 스프레드 증가로부터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반적인 결론은 이탈리아가 유로존 이탈이라는 주장을 무기로 삼는 것은 큰 댓가를 치룰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심지어 공공 재정이 통제 가능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렇다.

    반유로 정당 포지션에 의해 '마술사 지니'가 병 안에서 튀어나올지, 그리고 'Italexit'가 이를 다시 병안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안다.

    순수한 화폐 개혁 위험의 중요성은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정부 재정은 새로운 세입에 의해서 조달될 것이며, 재정 적자는 여전히 통제 가능할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리스크 스프레드가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핵심이다.

    시장은 '다른 어떤 것'(Something else)을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ditor's Note

    이 글은 지난 8월 29일 유럽의 씽크탱크인 CEPR(center for eonomic policy research)의 포탈인 VOX에 실렸다. 이 글의 저자인 Gros는 브뤼셀에 위치한 center for european policy studies(CEPS) 소장이며, VOX는 유럽 엘리트들의 여론 형성에, 그리고 CEPS는 정책 결정자들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

    최근 Gros는 유로존 정책 결정자들은 ECB 금리 인상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필자는 약간의 시기상의 조정은 있겠지만, ECB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경기와 인플레이션에 두드러진 개선이 없더라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ECB는 유로화 방어를 위해 불가피하게 금리를 인상해야만 하는 순간에 직면할 것이다).

    Gros의 이 논문은 이탈리아 국채 위험 스프레드를 분석한 것으로, 현재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상승이 단지 재정적 요인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2011년)의 유로존 부채 위기 시에는 그 본질적 성격은 '재정 위기', 즉 국채 디폴트 위험이었다.

    당시에도 유로존 해체 위험이 부상하기는 했지만, 이는 재정 위기에 따른 국채 디폴트의 결과로서의 유로존 이탈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국채 디폴트 위험율과 유로존 이탈 위험율이 동일했다.

    반면에 최근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의 상승 및 리스크 스프레드 급등은 그 상승분 가운데 절반은 재정 이슈가 아닌, 순수한 유로존 이탈 이슈(redenomination 리스크)를 반영한다고 Gros는 지적한다.

    따라서 그는 이탈리아의 현 정부가 유로존 탈퇴를 갖고 노는 것(playing with)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Gros의 다른 결론에는 모두 동의할 수 있지만, 정작 가장 의문이 드는 것이 바로 이 '정치적' 해석이다.

    나중에 다른 기사로 따로 언급하겠지만,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에서 변곡점은 4월 19일과 5월 29일이었다.

    4월 19일에는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과 위험 스프레드가 급등하기 시작한 날이며, 5월 29일은 고점을 찍고 반락하기 시작한 날이다.

    Gros는 이를 이탈리아 정부 구성에서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세력들이 득세한 것과, 이후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위험 인식이 높아지자, 탈퇴론자들이 목소리를 낮춘 시기로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실은 이 두 날(4월 19일과 5월 29일)은 단지 이탈리아에서만 변곡점이었던 것은 아니다. 외환 및 거의 모든 채권 시장에서 이 날은 각기 다른 의미의 변곡점이었다.

    게다가 Gros의 주장에 따르자면, 4월 19일과 5월 29일은 유로화, 혹은 더 전염 위험 때문에 더 넓게 인정해 주더라도, 달러화 이외 지역에서만 변곡점이 되었어야 하지만, 실은 미국 금리 시장과 부채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이 두 날이 변곡점이었다(방향은 동일하다. 모든 시장에서 4월 19일에는 위험 상승, 5월 29일에는 위험 하락).

    즉, 달러화 표시 부채에도 동일한 현상이 관찰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설사 '순수한' 정치적 위험이라고 할지라도, 과연 이것이 '이탈리아발'(반유로화 이탈리아 정부의 구성 및 성격)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탈리아의 '정치적 위험'은 이미 2017년 중반(아무리 늦어도 11월)에는 시장에 '반영'되었어야만 한다.

    이탈리아의 선거 결과는 예측 가능한 것이었으며, 차후에 어떤 정권이 들어설지도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장이 지난 4월까지도 아무런 대비도 하고 있지 않다가, 갑자기 '위험'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흔히 주장되는 것과는 달리, 정치적 결과에 대한 예측이 금융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예측 보다도 훨씬 용이하다).

    즉 4월 19일에 전세계 금융 시장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위험 인식이 급등했으며(이른바 snap-back), 5월 29일 이후 일제히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 5월 29일이 어떤 성격을 갖는지는 미국의 TIC 데이타에 흥미롭게 반영되어 있다. 해외 투자자들의 미 장기 채권 매입이 이전 몇 개월간의 흐름과는 달리, 6월에 크게 증가했는데 그 대부분은 'other area'-이 경우에는 조세회피 지역을 의미한다-에서 나왔다. 미 국채 수익률이 3%를 넘었다가 안정화된 것도 이 시기였다. 문제는 지난 8월 하순을 고비로 이 '진정기'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이탈리아 국채 시장은 '다른 어떤 것'(something else)을 반영하는 지표로서 충분한 효용이 있다.

    그 something else는 유로존에서는 유로화 해체 위험, 혹은 이탈리아의 디폴트로 나타나겠지만, 또 다른 지역들(예컨대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는 위안화 폭락, 혹은 일본 국채 수익률 급등(필자는 이 위기의 최종 국면은 일본 국채 가격 폭락 및 엔화 가치 폭락일 것으로 보고 있다)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시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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