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크게 텍스트작게 바로가기복사 프린트

[Japan Watch]BOJ `선진국 노동생산성 저하와 TFP`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8-08-10 오후 9:31:45 ]

  • ① 아래 차트는 지난 5월 BOJ의 워킹페이퍼에 실린 것이다. 주요 선진국(미국 독일 일본) 성장률의 추세적 하락과 노동 생산성 증가율의 저하,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총요소 생산성(TFP) 증가율의 하락을 보여주고 있다. TFP란 기술과 사회제도(법,규제), 경제구조, 업무능력 등 생산과정 전반의 효율성을 가리킨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해당 보고서는 아베 내각이 추진하는 고용개혁(일하는 방식 개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친숙한 것들이다.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수년간 주요 선진국에서 중장기 경제(GDP) 성장의 원천인 노동 생산성이 계속 하락하고 있고, 이는 주로 총요소생산성(TFP) 둔화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에서 `노동자들의 자본설비 활용도`와 `TFP` 기여도를 보면 주로 TFP 저하에 의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TFP의 저하 배경에는 단골메뉴인 기술혁신 부족이 꼽히지만, 그 반론으로, 기술혁신은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무형자산(숙련도, R&D에 의한 지적재산권 축적 등)과 자원배분 등의 문제로 TFP 저하가 두드러진다는 의견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동과 자본시장의 효율성 제고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환경 변화에 맞춰 일하는 방식을 변경해 자본과 노동과 같은 자원 관리의 유연한 재배분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② 다음 차트는 트럼프의 등장과 미국발 무역전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Morning Brief에서도 자주 언급됐던 미국의 노동소득 분배율이다.

    ⓒ글로벌모니터

    추세적으로 계속 하락중이며, 2000년대 이후 하락 기울기가 몹시 가파르다. 이유가 뭘까. 다양한 요인을 들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가장 납득이 가는 설명은 90년대 이후 가속화한 세계화다.

    미국 자본의 입장에서 세계화는 값싼 노동을 찾아 국경을 넘는 것이다 - 인건비 혁명이자, 대규모 아웃소싱을 통한 이윤 극대화 모멘텀이다. 미국 노동자 입장에선 공장 폐업 - 일자리 상실이다. 상중하 임금 가운데 중간 정도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던 공장이 사라지고, 저임금의 (서비스업) 일자리로 대체된 결과물이 위 그래프다. 중산층의 와해과정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지출성향이 높은 근로대중(다수)의 몫이 줄어들고, 지출성향은 낮으나 자본과 선도기술을 점한 소수의 소득이 급증하는 구조(소위 양극화)가 지속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급부문 생산성이 증가한다 해도, 나라 전체(매크로) 관점에서 지출은 줄고 저축은 쌓인다. 교과서적으로 저축과 투자가 만나는 균형점, 균형이자율(자연이자율)이 계속 하락하게 된다. 이는 미국내 실업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임금 상승세가 더디고 물가가 오르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렇게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응해, 그리고 균형이자율의 추락 혹은 디스인플레 및 디플레 압력에 맞서, 미국이 지난 세월 취한 조치는 근원치료가 아닌, 미봉책 -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이었다. 그 결과 90년대 이후 반복되고 있는 게 `버블-버스트` 주기며 한 사이클을 넘길 때마다 내부적으로 운동장은 더 기울어진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당국이 보여준 행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내부 모순이 심화하면 사회 구성원의 인내심도 바닥난다.

    이를 파고 든 게 트럼프다.

    ③ 국제교역과 글로벌 분업구조 자체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론상 비교우위에 있는 각자의 상품을 교환하는 행위는 서로의 복리후생에 기여한다. 미국은 국제교역과 세계화의 수혜자다. 트럼프의 말처럼 착취를 당한 게 아니라 누렸다. 다만 미국내에서 고루 누린 게 아니라 편중됐을 뿐이다. 이는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실상이 그러했으며 일국내 이러한 편중을 조정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사실 현 시스템 하에선 거의 모든 나라가 이를 방치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양극화 문제가 최단기간내 급속도로 악화된 나라가 중국이다. 구조적 비효율성이 커지면서, 중국은 일정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부채를 계속 부풀려야만 했다 - 부채 한 단위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빠르게 줄었다. 이 과정에서 풀려나간 돈들이 자산시장을 배회하면서 수시로 버블을 양산했다. 이는 중국내 양극화 심화의 출발이다. ☞ 빚은 다 어디로? / ☞ 중국 고질병 : `Credit Junkie`

    다시 글 머리로 돌아가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성장률이 가라앉고 자연이자율이 떨어지고, 물가가 눌리는 배경에는 전술한 내부 불균형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다. 총생산을 구성하는 TFP는 광의의 경제 효율성이다. 선진국내 TFP 증가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어디선가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 뭐든 분산되지 않고 편중되면 선순환이 일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일각에선 선진국의 TFP 둔화가 단순히 기술혁신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일국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치한 채 모순을 축적해 온 시스템의 영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BNP파리바의 고노 류타로 같은 이코노미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당분간 미국의 성장세가 이어져도, 노동소득 분배의 저하로 임금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내부의 불만이 - 반(反)기성, 반(反)세계화의 분노가 -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미국 행정부가 완전 고용상태에서도 무역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배경일지도 모른다. 외부의 적이 없으면 분노는 내부 기득권으로 향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거창한 비전을 내놓으며 `중국식 모델이 세계 곳곳에 만연한 문제("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미국의 반감과 기득권의 불안을 키웠는지 모른다.

    설사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통해 안팎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교정하려 해도 부작용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윤율 저하를 이유로 기업들이 해고에 나서면 특히 그렇다 - 이 경우 정치적 입지는 나빠진다. `역대급(?) 감세`를 통해 설비투자와 고용을 늘리라고 당부했지만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렸다. 하나의 카드만으로 쉽사리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닌 게다.

    호경기에 재정정책을 가동하고,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의 정책은 향후 경기후퇴에 대비할 정책여력을 약화시킨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발 무역전쟁 충격에 대비해 재정과 통화정책을 쓰고 있다. 무역전쟁이 심화하면 주변국도 유사한 대응을 해야 한다. 다음 위기에 대비할 주요국의 무기고가 줄어든다는 것은 장기 관점에서 좋지 않다.

    <시장동향>

    닛케이225지수는 사흘 연속 내렸다. 전일 대비 1.33%, 300포인트 내린 2만2298에 거래를 마쳤다. 워싱턴에서 진행중인 미일 통상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양측은 간밤 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이날(10일)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미국은 FTA 협상을 염두에 둔 양자간 무역협정을 요구했고, 일본은 미국의 TPP 복귀를 계속 설득했다.

    터키발 우려도 가세했다. 유로존 금융당국이 터키 리라 급락으로, 터키에 대한 대출 규모가 큰 은행들의 익스포저를 우려하고 있다는 FT(파이내셜타임스) 보도가 전해졌다. 미일 통상협상 불확실성에다, 터키 재료가 더해져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10.6엔대로 밀렸다.

    중국 증시는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상하이지수가 0.04% 올랐고, CSI300지수도 0.22% 상승했다. 전날에 이어 기술주들의 흐름이 좋았다. 달러-위안 환율은 미중 무역전쟁 심화 우려에 상승했다. 우리시간 오후 8시52분 현재 역내환율은 0.45% 오른 6.8505위안에, 역내 환율은 0.15% 상승한 6.856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댓글 로그인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