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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Grab]달러-엔 : `이례적인` 혹은 `그럴만한` 흐름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11 오후 10:26:14 ]

  • # 11일 새벽(뉴욕거래 마감시간대) 111.2~111.3엔대에 거래되던 달러-엔 환율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 추가 조치 발표에 오전 한 때 110.7엔대로 밀려놨다(엔고). 여기까지는 `자산시장내 위험회피 → 엔고`라는 기존 정석대로 움직였다.

    그러나 이후 달러-엔 환율은 낙폭을 더 키우지 못하고 도쿄 거래시간 오후들어 111엔 회복을 시도하더니, 유럽거래로 넘어가면서 반등폭을 조금 더 키워 111.2엔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도쿄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자산시장이 대체로 하락하고 유럽 증시와 뉴욕 지수선물도 밀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달러-엔이 보여준 맷집은 다소 이례적이라 하겠다.

    일각에선 한때 낙폭이 450포인트를 넘어섰던 닛케이225지수가 낙폭을 줄인(마감시점 낙폭 264포인트) 게 달러-엔의 반등에 일조했다고 말하지만, 반대로 증시 쪽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은 달러-엔 덕에 닛케이225지수가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글로벌모니터

    # 달러-엔의 이날 흥미로운 움직임에 굳이 이유를 붙이는 도쿄 환시 관계자들의 설명을 옮겨보면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어 외환시장이 생각하는 리스크 회피 불안감이 제한적이다"(노무라), "최근 미국 고용지표는 강한 경제, 완만한 임금상승률(이것이 시사하는 완만한 물가상승) 등 골디락스로 인식돼 펀더멘털 측면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뒷받침한다"(소니파이낸셜) 등이다.

    기술적으로는 내일(12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표를 앞두고 단기세력들의 111.39엔 돌파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11.39엔은 지난 5월21일 기록했던 전고점이다. 이를 열어 일부 엔 롱(long) 진영의 항복(롱 스탑)을 받아내려 한다는 이야기다.

    ⓒ글로벌모니터

    # 이런 류의 설명보다 오히려 수급 측면의 접근이 좀 더 와닿는다 - "올 들어 사상최대 규모로 불어난 일본 기업의 해외 M&A가 외환시장내 엔고 압력을 줄이는 데 꾸준히 한몫하고 있다."(미쓰비시UFJ 은행)

    톰슨로이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일본기업의 해외 M&A (발표기준)는 총 16조79억엔에 달한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2016년 하반기의 8조4701억엔을 크게 웃돈다.

    특히 지난 4월 다케다제약이 발표한 650억달러 규모의 아일랜드 제약사 샤이어 인수건은 외환시장내 엔이 강해질 때마다 언제든 인수대금용 환전물량(엔화 매도물량) 이 나올 수 있다는 경계감을 낳고 있다.

    덕분에 4월 한 때 파운드-엔의 기울기가 아주 드라마틱했다. 이후 `다케다제약의 샤이어 인수의 협상은 파운드로 진행됐으나, 계약은 미국예탁증서(ADS) 기반해 체결된 만큼, 결제에서 필요한 통화는 달러`라는 관측이 강해졌다. 그러다 보니 5월중순부터 대형은행 창구에서 엔 매물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레파토리가 `다케다의 인수 대금용 환전`이라는 관측이다.

    이런 현상은 6월 중에도 종종 벌어졌다. 미중 무열갈등 고조로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자산 전반이 위축되며 달러-엔이 하락하다가도, 어느 순간 별 이유없이 반등하는 일이 나타나곤 했다. 이달 들어선 지난 5일 장중 갑자기 유로-엔 시세가 뛰었는데, 잠시 후 `타이요니폰의 프락스에어 유럽사업부 인수(50억유로 규모) 발표`가 나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처럼 올 들어 외환시장에선 심심찮게 M&A 환전재료가 등장해 달러-엔 환율의 아래를 떠받치곤 한다. 물론 환율이 뜻밖의 움직일을 보일 때마다 실제 M&A 관련 환거래가 일어났는지, 아니면 `~카더라` 소식에 단기세력이 달러붙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최근 두어달 외환시장 흐름을 보면, 역대급으로 불어난 일본계 기업의 M&A가 지난 6월이후 위험회피 국면에서 (심리적으로든, 실질적으로든) 엔고 제동에 보탬이 된 것 같긴 하다. 물론 이런 이벤트성 재료가 갖는 영향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며, 시장의 큰 흐름(중장기 추세)을 결정하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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