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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Watch]비관론자들의 희망…문제는 잠재성장률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8-03-22 오전 5:57:50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가 기업의 투자를 고무시키고 미국 경제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혁이 공급측면에서 효과를 내기를 우리는 희망한다"고 밝혔다.

    생산성을 높일 것이란 말은 '전망'이었고, 공급측면에서 효과를 낼 것이란 말은 '희망사항'이었다. 전자는 예의상 해 준 언급이었고, 후자는 솔직한 생각을 드러낸 것이었다.

    FOMC 위원들은 이날 공개한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1.8%라는 판단을 고수했다. 중위값(median)만 요지부동인 것이 아니었다. 위원들이 제시한 잠재성장률 추정치 상하단 모두 기존의 1.7~2.2% 그대로 유지되었다. 일이년 기분 내자고 1조 수천억달러의 빚만 잔뜩 짊어지게 된 셈이다.

    FOMC 위원들이 제시한 올해 이후 경제성장률 전망은 비교적 큰 폭으로 상향수정됐다. 올해가 2.5%에서 2.7%로, 내년은 2.1%에서 2.4%로 높여졌다. 오는 2020년 성장률 정망은 2.0%를유지했다. 잠재성장률 1.8%를 대폭 웃도는 초과성장세가 앞으로도 거의 3년 동안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교과서는 이를 '과열(overheating)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FOMC 위원들의 수정 경제전망은 내년과 2020년 근원 PCE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각각 2.1%로 0.1%포인트 높여 잡는데 그쳤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오로지 점진적으로만 상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플레이션이 2%를 조금 웃돌거나 밑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금리인상 속도 역시 '오로지 점진적으로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연초에 인플레 솥뚜껑에 시장이 깜짝 놀란바 있는데도,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가속도 직전일 가능성이 지표를 통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임금 인상 속도가 더딘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빠듯해졌지만, 임금 상승률이 더 높아지는 것을 목격하지는 못했다"며 "임금 성장세가 결여된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 수수께끼같은 필립스곡선 오작동을 지속적으로 목격하고 있는 FOMC 위원들은 그래서 이번 회의에서 다시금 완전고용 실업률(자연실업률) 수준을 낮춰 잡았다. 4.6%이던 것을 4.5%로 조정했다. 하지만 지금 이미 실업률은 4.1%로 떨어져 있고, 임금은 좀 오르는가 싶다가 다시 둔화됐다.

    파월 의장은 "임금이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는 때에 가서야 비로소 우리는 고용시장이 빠듯해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곡선 이론을 믿긴 하지만 그 작동 시차라든가 정확한 자연실업률 수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웅변한 셈이다.

    성장·고용과 인플레이션이 비대칭적인 환경에 비해 이날 점도표는 상대적으로 희망적이었고 낙관적이었다. 올해 점도표를 동결하긴 했지만, 인상이나 다를 바 없었다. 6월 회의에서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내년말 정책금리 전망은 작년말에 당초 예상했던 것에 비해 50bp나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이날 단행된 내년 점도표 인상은 국채시장 수익률곡선 스티프닝 재료가 되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공화당원이 가세한 뒤에도 FOMC 위원들은 트럼포노믹스가 미국의 장기적 성장추세, 잠재성장률을 높이지는 못할 것으로 비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전망이 단기적으로만 반짝 높아진 가운데 점도표는 올해와 내년 중심으로만 상승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중립적 정책금리 수준이 약간 높여지긴 했지만, 형식에 그쳤고, 그나마 이는 단기적인 금리인상 여력만을 높여 놓은 의미로 보는 게 타당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까지 앞으로 계속 눌려 있을 거라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도표는 인상하겠다는데, 장기 수익률이 어떻게 더 많이 오를 수 있겠는가.

    이날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 10년물 수익률은 FOMC 결과 발표 뒤 떨어졌다. 장기 실질금리가 하락 반응한 가운데, 기대 인플레이션은 레벨을 약간 높였다. 그 결과 일반 국채 수익률은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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