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크게 텍스트작게 바로가기복사 프린트

[Weekly Anywhere](dis)inflation?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8-03-12 오전 4:52:11 ]

  • ⓒ글로벌모니터

    글로벌 자산시장 밸류에이션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9%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4일이었다. 계기는 그 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1월 근원 CPI는 전월비 0.3% 올라 2005년 3월 이후 거의 13년 만에 가장 빠른 월간 상승속도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음은 물론이다. 근원 CPI의 서프라이즈는 전달인 12월 수치가 하향 수정된(0.3%→0.2%)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근원-근원' 지수의 모멘텀에 있었다. 근원 소비자물가에서 주거비까지 제외한 이 지수가 지난 1월 들어 전월비 0.4%나 급등했다. 지난 1995년 1월 이후 23년 만에 가장 강한 인플레이션 모멘텀이었다. 자동차 보험료가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의류가격은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결과였다.

    당시의 소비자물가 서프라이즈는 1월 시간당 임금 서프라이즈에 곧 이어 발생한 것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추세에 대한 재인식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주에 다시 인플레이션이 주간을 맞게 되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화), 생산자물가(수), 수출입물가(목)가 연이어 발표된다.

    ⓒ글로벌모니터

    ⓒ글로벌모니터

    가장 주목해 볼 대목은 이번에도 역시 '근원-근원' 소비자물가다. 실물경기 사이클의 수요공급 동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항목들을 제외하고 인플레이션의 기저 흐름을 보자는 차원이다.

    극도로 억눌려 있던 이 근원-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해말부터 약간씩 고개를 들어 모멘텀을 키워나가는 중인데, 어떤 면에서는 지난 1월 한 달에 나타난 특정항목의 특이 동향에 의해 과대표현된 것으로 볼 만한 소지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에 발표되는 2월 지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연속성'이 있는 진정한 기저의 흐름이냐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근원-근원' 인플레이션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측정 지표다. 일반적으로는 주거비까지 포함한 근원 지수가 쓰인다. 로이터가 실시한 이코노미스트 설문에서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 2월 전월비 상승률 예상치의 중간값은 +0.2%이다. 전달(+0.3%)에 비해 속도가 좀 둔화되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전월비 0.2%의 근원 물가 상승속도는 연방준비제도의 인플레이션 목표(CPI 기준으로는 대략 2.4%)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글로벌모니터

    미국 노동부는 월간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면서 주당 '실질(real)' 임금소득을 함께 내놓는다. 매달 고용보고서에서 공개하는 '명목(nominal)' 임금과 별도로, CPI로 할인한 노동자들의 진정한(real) 구매력을 측정해 보자는 취지다.

    지난달 초의 주식시장 폭락사태는 미국의 1월 임금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 며칠 뒤에 나온 '실질' 임금의 인플레이션은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정작 소비자물가로 할인한 뒤의 미국의 실질 임금소득은 오히려 근래에 드물게 형편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높아진 구매력으로 인한 수요견인 인플레이션도, 높아진 실질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코스트푸시 인플레이션도 모두 허구망상에 불과한 스토리일 것이다.

    그러한 현실이 1월 소비자물가 및 실질 임금소득 지표와 같은 시간에 나온 1월 소매판매 실적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미국 소비경기의 기저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소매판매(자동차, 건축자재, 휘발유, 음식서비스 제외분)는 1월중 전월비 보합세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0.4%에 달하는 제법 강력한 증가세를 예상했는데, 헛발질이었다. 오히려 12월과 11월 증가율까지 하향 수정되고 말아 미국 소비경기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자극했다.

    미국 소매판매 실적 2월치는 오는 수요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에도 역시 지난주에 나온 미국의 2월 시간당 임금과 주당 임금소득을 2월 소비자물가로 할인해 소매판매와 대조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글로벌모니터

    핵심 소매판매 지표로 살펴본 미국의 소비경기 흐름은 지난해 12월 들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꺾인 모습이다. 지난해 늦여름 허리케인 연타를 맞아 발생했던 일시적 특수가 사라지고 '검약'의 조정과정을 거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 직후의 특수가 경제에는 좋기가 어렵다는 필자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허리케인으로 인해 재산을 잃었고, 그걸 보충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그 이후의 저축을 통해 보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미국 1월 핵심 소매판매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개인의 실질 소비능력과 소매경기에 '거의 즉각적'으로 부정적 충격을 가한다는 경험칙을 재확인해 준 사례였다.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바로 그 '즉각성'을 지목할 수 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자신감이 역대급으로 고조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대책없는 붐(boom) 마인드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Weekly 개인적으로는 목요일에 미국 재무부가 발표하는 1월 국제자본흐름(TIC)이 궁금하다.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약세 때문에 미국으로의 달러화 리사이클링 유입이 차단되고 있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는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거의 전례가 없는 일로 미국 달러화의 운명과 관련 정책에 뒤늦게라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 관련기사 : "Dire Straits"

    ☞ 관련기사 : 판도라의 상자

    [이번 주 글로벌 경제 주요 일정]

    - 12일(월)

    ▲ 미국: 2월 연준 고용시장환경지수(LMCI), 2월 연방 재정수지.

    ▲ 기타:

    - 13일(화)

    ▲ 미국: 2월 독립기업협회(NFIB) 소기업 경기낙관지수, 2월 소비자물가(CPI), 주간 석유협회(API) 석유재고.

    ▲ 기타: 2월 일본 생산자물가,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 춘계 성명(수정 재정전망).

    - 14일(수)

    ▲ 미국: 주간 모기지대출 신청, 2월 생산자물가, 2월 소매판매, 1월 기업재고 및 판매, 주간 에너지정보청(EIA) 석유재고.

    ▲ 기타: 2월 한국 수출입물가, 2월 한국 고용동향, 1월 일본 기계주문, 2월 중국 소매판매/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 1월 한국 통화공급동향, 일본은행 1월 22~23일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2월 독일 소비자물가(최종치), 1월 유로존 산업생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ECB와처 컨퍼런스 연설, 페터 프라에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ECB와처 컨퍼런스 패널토의, 비토르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 ECB와처 컨퍼런스 패널토의.

    - 15일(목)

    ▲ 미국: 3월 뉴욕 연준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2월 수출입물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3월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 3월 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HMI), 1월 재무부 국제자본흐름(TIC).

    ▲ 기타:

    - 16일(금)

    ▲ 미국: 2월 주택착공 및 건축허가, 2월 산업생산, 1월 구인 및 입이직동향(JOLTS), 3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잠정치).

    ▲ 기타: 1월 일본 산업생산, 2월 독일 도매물가, 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최종치),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 성명서.

댓글 로그인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