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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arks-to-Market]콘의 사임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8-03-07 오전 8:29:46 ]

  • 백악관 경제위원회 위원장인 게리 콘이 사임을 발표했다.

    시장이 '놀라는' 것과는 달리, 사임은 예정되었던 것인데, 그래서 시장이 놀랐다는 것은 매우 놀랍다.

    콘은 이미 지난해 8월 초 백악관 경제포럼이 해체될 때, "감세안 처리가 끝나면, 내년 2월에 사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놀라운 점이 있다. 타이밍이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콘 위원장은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이번 목요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 CEO들과의 회동을 주선해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급작스러운 사임으로 이 회동도 취소되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미 예정된 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임하게 만든 것일까?

    콘이 지난해 8월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는, 백악관 내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둘러싸고 노선 다툼이 극심했을 시기였다.

    프리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은 그 직전에 사임했고(오바마 헬스캐어 개편안이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한 직후였다), 콘은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추잡하기 그지없다"면서 사임 의사를 밝혔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더 출신(파생거래 전문가다)인 콘이 '추잡하기 그지없다'고 말할 정도면, 당시 내부에서 벌어진 일들은 상상을 불허할 만큼 추잡했을 것이라고 상상해도 무방하다.

    콘의 사임과 동시에 나온 뉴스가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광범위한 보호 무역 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breaking news였다.

    이 두 사건은 서로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콘은 전반적으로 트럼프의 보호 무역 정책을 반대해왔다. 따라서 그가 이런 조건 하에서 사임한다는 것은(사임 자체는 예정되었던 일이라고 할지라도) 백악관 내에서 균형의 추가 한쪽으로 확 기울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난 주말부터 월가와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가 대대적인 대중국 보호 무역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루머가 파다했었다. 그 규모가 자그마치 1조 달러짜리라는 루머였다.

    도이치뱅크의 이코노미스트인 알란 러스킨은 "트럼프가 콘의 조언을 무시하고 있다는 여러 보도들을 보면, 자유 무역 신봉자들은 주식 시장의 급락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난 주말 노트에서 밝힌 바 있다.

    또 DataTrek의 니콜랏 콜라스도 "다우 존스 지수의 아킬레스건은 분명하다 " 예컨대 보잉사에 대한 주문을 취소함으로써 다우 존스 지수는 기업에 따라서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증시 하락) 아마도 증시에 대한 트럼프의 집착을 고려했을 때는, 트럼프에게 다시 생각해 보도록 만들 것이다"고 주장했다(미국의 대중국 최대 수출 품목은 항공기다. 따라서 미국의 대중국 보호 무역정책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항공기 주문을 취소하거나 줄이면, 보잉사 주가가 하락하고 이는 다우 지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면 증시와 자신의 정치적 성공을 동일시하는 트럼프가 보호 무역 정책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

    리스크 패리티 모델로 유명한 Ed Yardeni도 "만일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보호무역주의자로 돌아선다면, 베어들이 되돌아올 것이다. 만일 시장이 트럼프의 보호 무역 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면, 아마도 트럼프는 보호 무역 정책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로서는 아직은 트럼프의 '광범위한 대중국 보호 무역 정책'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증시는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다(왜냐하면 이는 곧 미국의 다국적 기업의 매출과 이윤에 손실이기 때문이다).

    콘의 사임과 '트럼프의 광범위한 대중국 보호 무역 정책' 보도가 나간 직후에 다우 지수 선물과 S&P500 지수 선물은 급락했다.

    다우 지수 선물

    ⓒ글로벌모니터

    이번 충격은 미국 하원 보궐 선거(펜실베니아 18선거구)가 있는 13일 무렵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의 선거 결과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

    만일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국내적 정치적 이유 때문에라도 트럼프의 보호 무역 정책 목소리는 커질 것이며, 반대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보호 무역 정책이 더 이상 대중을 동원할 수 있는 아젠다가 못된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에 보호주의 구호는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증시가 얼마나 크게 반응하는가에도 보호 무역 정책의 앞날이 달려 있다. 만일 시장이 트럼프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게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면, 트럼프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분간은 race to bot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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