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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死色과 思索 사이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8-02-12 오전 6:37:25 ]

  • 변동성만 폭발한 것이 아니라, 시장의 언어도 폭발하고 있다. 왜 변동성이 폭등하고 증시가 급락했는지에 대한 오만가지 설명이 쏟아져 나온다.

    별로 도움이 안된다. 아직 섣부른 판단들이거나, 앞뒤가 맞지도 않고, 헛다리를 짚고 있다.

    난리가 났을 때는 포연이 가라앉아야 '인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심지어는 여전히 주택 버블이나 증시 버블이 투자자들의 '안도', '열광', '환각' 때문이었다는 심리적 설명이 횡행하는 이론의 세계에서는 연막이 가라앉는다고 해서 뭘 기대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말들은 고려하지 말자. 현재까지 시장 지표가 지시하고 있는 것들만을 살펴보자.

    증시 하락과 국채 수익률 상승/하락

    ⓒ글로벌모니터

    위의 데이타는 금융 위기 이후 증시 하락기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비교한 것이다.

    그런데 금융 위기 이후의 사례와는 달리, 이번 증시 하락기에는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과거의 증시 하락기에는 국채 수익률의 동반 하락을 '안전 자산 선호 모드'(risk-off mode)로 설명했다(동시에 이 시기에는 달러화도 강세였다).

    그런데, this time is different.

    증시와 채권 시장의 차별성은 '가격'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변동성도 각기 다르게 움직였다.

    ⓒ글로벌모니터


    위의 데이타에서 알 수 있듯이, 증시 변동성의 상승폭이 채권 변동성 상승폭보다 훨씬 더 크다. 즉, 이번 '사건'은 주로 증시에만 영향을 미쳤다.

    물론 채권 시장에 아무런 영향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금융채에 대한 크레딧디폴트스왑 프리미엄도 상승했다.

    5년물 금융채(senior) CDX.

    ⓒ글로벌모니터

    그런데 좀 길게 보면 이 상승폭은 별 것이 아니다.

    ⓒ글로벌모니터

    즉 이번 변동성 폭발은 금융 섹터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를 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은행 섹터 주가가 아무리 하락했더라도).

    반면 졍크본드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꽤 많이 올랐다.

    ⓒ글로벌모니터


    이는 실물 경제의 불안정성은 커졌지만,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은 그렇게 심하지는 않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왜 이같은 '차이'가 발생했을까? 즉, 왜 변동성 폭발이 주식 시장에서만 극심했고 채권 시장이나 외환 시장, 그리고 파생 상품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했을까?

    단순한 시차(time lag)일까? 아니면, 근본적으로 다른 무엇인가가 작용한 것일까?

    일단 금요일 시장을 보자. 좀 애매한 지점에서 반등했다.

    Palladium Futures

    다우 운송 지수(DJT)는 긴 꼬리를 남기고 장 초반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기는 했지만, 증시 전체가 반등했는데 비해서 오히려 소폭 하락(-0.23%)했다.

    ⓒ글로벌모니터

    이번 사태가 경기에는 부정적일 것이라는 인식, 또는 어차피 경기는 좋은 쪽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금융 섹터는 아직도 혼란스럽다(그래도 금요일 시장에서 1.9%나 상승했다).

    XLF

    ⓒ글로벌모니터

    주간 챠트 상으로는 현재 지점은 제대로 된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든 곳이다.

    다우 유틸리티 지수는 증시 헤드라인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2.03%).

    ⓒ글로벌모니터


    주간 챠트로 보면, 다우 유틸리티 지수는 예전(2016년)의 neckline 지점이다.

    ⓒ글로벌모니터


    유틸리티 지수는 reach for yield 논리가 가장 잘 작동하는 섹터라고 할 수 있다. reach for yield가 작동한다는 것은 채권 시장에 yield curve flattening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장기 챠트(월간)로 보면 아직 추가 하락할 수 여지도 있으며, 동시에 아직 시장이 '위기'를 말할만한 정도는 아니다.

    ⓒ글로벌모니터

    지난 2010년 이후의 장기 상승 추세선을 아직 훼손하지는 않았다. 이 추세선을 테스트를 하려면 한번 더 고비가 닥칠 것이다.

    reach for yield에 대해서는 몇가지 오해를 해명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reach for yield는 금융 시장에서 전혀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만일 reach for yield를 추구하지 않는 (채권) 펀드 매니저가 있다면 조만간 밥그릇을 놓아야 것이다.

    그런데 reach for yield가 '유독' 문제가 될까? reach for yield는 금융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현 금융 체제의 관점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특히 활발하게 전개되는 현상이다.

    금융 위기시나 버블 전성기에는 reach for yield가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reach for yield 현상이 사라졌다면, 그것은 금융 시장이 내재적으로 매우 불안하다는 것을 오히려 의미한다고 간주해야 한다.

    실제로 일어났던 현상들과 비교해서 말한다면, 금리가 낮을 때(예컨대 제로금리일 때) reach for yield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현 체제 하에서는 broken market이다.

    따라서 QE3 개시 두 달만인 2013년 2월 당시 FOMC 이사였던 제레미 스타인이 'reach for yield'를 거론했던 것은 QE3로 시장이 안정화되는 조짐이 나타났다는 '오케이' 사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그런데 그의 reach for yield 논문의 진정성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QE로 인한 금융 시장 경로의 예측 시뮬레이션을 사전에 하지 않고서는 고작 두 달만에 QE3의 '효과'에 대해 '논문'을 쓸 수 없다. 시장의 마바라도 아니고, 적어도 학자-scholar-라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reach for yield는 연준의 예측 경로, 그것도 바람직한 예측 경로 시나리오 중의 하나였다고 추정할 수 있다).

    다우 유틸리티 섹터 지수의 관점에서는 reach for yield가 '위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2월부터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 금융 위기 이후의 '안정적 시장 추세선'(reach for yield 지속선)은 건드리지 않았다.

    Reach for yield가 '소멸'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가? 국채 시장 yield curve의 steepening이 발생한다(이같은 steepening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금융 위기가 나타난다).

    즉, 갑자기 인플레이션(기대 심리)이 급등하며, 장기 국채 수익률이 단기 국채 수익률보다 더 빨리 상승한다.

    과거에는 이같은 현상은 금리 인하기에 발생했다(혹은 금리 인상 싸이클 종료 직후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정책 금리를 인상해서 국채 yield curve가 steepening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연준 관료들은 '지속된 금리 인상'을 말해야만 한다(그리고 실제로 금리를 인상해야만 한다. 장기 국채 수익률을 낮추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QE가 있지만, 현재 연준은 이 방안은 포기한 듯 하다. DoubleLine Capital의 제프리 군드라크가 "차라리 QE를 해라"고 주장하면서 닐 카슈카리 미니아폴리스 연준 총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적당하다고 말한 것은 이 기각된 소수 의견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찾아보자.

    2006년의 미 국채 10년/2년물 스프레드

    ⓒ글로벌모니터


    2006년이 미 국채 10년/3개월물 스프레드

    ⓒ글로벌모니터

    2006년 2월 무렵부터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yield curve inversion이 발생한다. 그 직후에 yield curve steepening이 발생하는데, 이 steepening 현상은 2006년 5월의 수수께끼의 변동성 폭발과 더불어 다시 flattening(즉 inversion의 심화)으로 전환된다.

    (* 2006년 5월 첫 주부터의 변동성 급등이 무엇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기는 하지만, 그 해 5월 16일의 FOMC에서는 금리를 25bps 인상하면서 금리 인상 싸이클이 끝나간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그리고 2006년 6월 FOMC에서 마지막 금리 인상을 했다. 아마도 시장은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못한다는 시그널을 읽고 여기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flattening이 다시 발생하는 것은 2007년 8월 초 BNP 파리바의 모기지 헤지펀드 청산일부터였다. 국채 수익률 curve는 이 날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우상향한다.

    2006년 초는 미국에서 주택 버블이 '붕괴'된 시기였다. 물론 시장에서는 '아무런 이상도 없다'고 주장했고, 지표로도 확인하기 매우 힘들다. 그러나 국채 수익률 커브는 크레딧 시장에 '이상'이 발생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일단 yield curve inversion이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시장은 내부의 자발적 압력으로 인해 다시 yield curve flattening으로 전환하게 된다(가장 큰 이유는 모기지 채권에 대한 헤징으로 인한 negative convexity라는 현상 때문이다).

    그런데 2006년 5월의 변동성 폭발은 이같은 yield curve steepening을 저지시켰으며 curve inversion은 2007년 8월까지 지속되었다. 즉, 오히려 flattening이 심화되었다.

    흥미롭게도 미국에서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폭증했던 것은 2005년 12월-2007년 2월까지의 시기였다(그 이전에는 미미했다).

    필자가 지난 금요일자 Nightly Brief에서 묘사했던 미국의 경제 주체들의 상황은 'moral hazard'다.

    경제 주체들의 크레딧 지표들을 본다면, 중앙은행 관료들이 이들이 막무가내로 부채를 늘리고 있다고(갚을 기약도 없이) 판단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상당히 때는 늦어서 갚을 기약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미국 모기지 대출 연체률

    ⓒ글로벌모니터

    담보 및 상환 취약 채권의 비중

    ⓒ글로벌모니터

    경기가 정점을 지나고 침체로 돌아서는 순간에는, 그리고 버블이 터지는 순간에는 경제 주체들은 폭발적으로 부채를 늘린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 싸이클이 끝나고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그리고 현실화되면) 역외에서 달러 부채를 폭발적으로 늘린다.

    그러면 달러화 가치는 급락하고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며, 이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를 더욱 빠르게 상승시켜 미국의 경기 침체를 야기한다.

    경기 싸이클 막바지의 인플레이션은 그렇게해서 발생한다(임금이 상승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실 크레딧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데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금리를 아주 빨리 인상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실은 막무가내 부채 발행 심리, 즉 moral hazard)를 분쇄하는 '충격' 요법이다.

    그리고 충격 요법에 속하는 '변동성'을 건드리면, 금융 조건(financial conditions)이 악화되기 때문에 소비성, 비생산적 크레딧 증가를 억압할 수 있다.

    아직 고비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필자가 이번 변동성 폭발 사건을 지난 2006년 5월과 유사하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규모에 차이가 있다. 2006년 5월의 변동성 폭발은 이번 사건에 비해 훨씬 상대 규모가 적었다. 또한 당시의 주가 하락폭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또한 정책 금리 수준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당시는 금리 인상 싸이클이 막 끝난 시점이었으며, 정책 금리 수준은 에 달했다.

    따라서 2006년 5월의 시점에서는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었던 반면에, 지금의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만일 금리 인하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포워드 가이던스와 관련된 것일 뿐이다).

    여기서 미국 정책 당국은 금리를 인하하는 대신에(만일 금리를 인하한다면, 오히려 yield curve는 폭발적으로 steepening해질 것이다), 재정 적자 확대(2년 짜리)와 세금 감면이라는 경기 부양책을 들고 나왔다.

    재정 적자 확대와 세금 감면은 그 자체로는 '인플레이션적'이다. 따라서 시장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반면 변동성 폭발(과 그에 따른 financial conditions 악화)은 디플레이션적이다. 따라서 시장 금리는 하락 압력을 받는다.

    문제는 각자가 어떤 만기의 국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느냐, 그리고 어떤 Quality의 채권에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점이다.

    분명히 변동성 폭발은 부실 크레딧 발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글로벌모니터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같은 변동성 폭발이 역외 달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글로벌모니터

    일반적으로 변동성 폭발은 역외 달러 크레딧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성장률이 둔화되는 압력을 받는다(동시에 달러화 강세). 따라서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에는 하락 압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2006-8년의 금융 시장이 보여주었던 것은 이같은 금융 시장 변동에 대응하여 오히려 은행, 신흥시장, 투자자들은 달러화 숏 포지션을 늘리고 서브프라임 크레딧을 늘렸다는 것을 보여준다(즉, 오히려 레버리지를 늘렸다. 이것이 금융 위기의 직접적 원인 가운데 하나였으며, 그 후폭풍이 그토록 큰 이유 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이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아직은 확실치 않다. 만일 2006년 이후의 경험을 반복한다면, 그 때는 2008년이 온다.

    만일 2006년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여 '과잉 달러 창출'에 대응했더라면, 그 때는 미국은 그 즉시로 경기 침체와 주택 버블/증시 버블 붕괴를 겪었을 것이다(즉 시기상의 문제지, 최종 결과의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즉 경로는 달랐겠지만, 결과는 어쨌든 동일했을 것이다).

    2006년 당시 연준은 인플레이션 정책으로 위기를 타개하려 했으며, 그것 때문에 오히려 위기를 더 키웠다.

    연준이 2006년의 교훈에서 배워서, 이번에는 마지막 막장 단계는 회피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동시에 위기를 피하면서도 미국이 경기 침체를 벗어날 수 있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대규모 재정 부양책과 세금 감면이 필요하다(따라서 필자는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감세 정책을 달러화에 대한 통제권을 잃지 않으면서도 미국 경제를 침체로 빠뜨리지 않으려는 고립주의적 정책 패키지로 이해한다. 그러나 만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연준이 2%가 아닌 3% 인플레이션율을 타겟팅하겠다고 시사한다면 이는 글로벌 달러 공급량을 늘리면서도 미국 경기 호황을 유지하겠다는 시그널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제롬 파웰이 3월 회의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보스 포럼에서 나온 볼 멘 목소리 중에는 "중앙은행들이 B 플랜은 고사하고 A 플랜도 없다"는 것과 "지금이 1999년 미국, 혹은 1987년 일본 같다"는 것들이 있었다.

    99년 미국과 87년 일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언제 이 버블이 터지느냐의 차이일 뿐만이 아니라, 지정학적인 상황에도 엄청난 변수를 만들어낸다.

    99년 미국이라면 채 1년이 안남았으며, 87년 일본이라면 3년은 여유가 있다.

    일본이 구로다 하루히코 중앙은행 총재를 연임시킨 것을 보면, 3년을 보는 듯 하다(2019년이냐, 2021년이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2016년 brexit 이후 11월의 트럼프 당선까지의 시기에서였다).


    조만간 교체 예정인 쥬 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민스키 모멘트'를 언급한 것은 2017년 10월 19일이었다. 그는 공산당 당대회에서 "민스키 모멘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민스키'를 말하면, 그 금융 체제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 망가졌으며, 어떤 경로로 그것이 표출될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는 하다. 중국이 어떤 상태인지는 일단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자.

    어쨌든 지난 1월 30일의 변동성 폭발로 시작되었으며 앞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사건들은 홍콩 달러 페그제의 폐기 혹은 중국 위안화의 대폭 절하(one-time big devaluation)로 그 정점을 찍을 것이다(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사건은 아니다). 모든 사건의 방향은 이 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나가는 길에 얘기하자면,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혹은 국가가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위기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역사를 모르는 순진한 견해에 불과하다.

    북한은 지난 1960년대 후반부터 적극적인 대외 개방 및 무역 정책을 폈다. 북한의 대외 개방 정책이 망한 것은 1974년의 오일 쇼크(와 글로벌 침체) 때문이었다.

    당시 북한이 발행했던 외채가 아직도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1987년 Black Monday 당시 디폴트한 북한 외채를 거래하고 있던 트레이더의 당시 사건 회고 글을 읽은 적도 있다. 북한 외채는 아직도 홍콩에서 거래되며, 일년에 두어번 정도는 뉴스에도 나온다).

    북한은 이 사건으로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으며, 내부 권력 투쟁에서 고립주의 세력이 득세한다.

    그 때 등장한 새로운 권력 파벌이 김정일의 '3대 (주체)혁명소조'로 대표되는 세력이다(그리고 이 때부터 주체 이론이 주체 사상으로 격상된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김정일의 개인적 성향 자체는 개혁파였다. 그는 14세기 르네상스기의 딜레탕트와 속하는 인물이었다).

    동시에 당시 중화학 공업화를 추진했던 남한도 망했다. 1차 오일 쇼크와 글로벌 침체로 산업과 금융 시장이 무너지자, 박정희 정권은 '8.3 사채 동결 조치'라는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한다.

    이 정책은 기업들이 부외장부로 운영하고 있던 사채 자금을 당국에 신고하여 채무를 유예받도록 함으로써(그런 의미에서는 지하자금 양성화 조치) 기업들을 bail-out해준 것이다.

    당시 가장 신고 규모가 컸던 기업이 기아자동차였다. 6억이었는지, 8억이었는지 좀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필자가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 경제 뉴스에 대한 기억 중의 하나다(기아차는 1996년에도 다시 망했는데, 기아가 망하면 금융 위기가 시작된다).

    여하튼 그 직후에 당시 박정희 정권은 경기 침체로 인한 대중의 불만과 기득권 경제 세력(농업 자본과 중소 내수 자본 및 지하 금융업자)들의 불만을 선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10월 유신을 단행한다. 즉 10월 유신은 선제적인, 예방적 반혁명(pre-emptive reactionary)이었다.

    즉 1973-75년의 사건은 남북한 모두에서 반동 혁명을 야기했으며, 한반도는 아직도 그 후유증 안에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박정희를 두고 무덤에 침을 뱉네 마네, 반신반인이네 유일신이네 논쟁하는 것은 몹시 부질없는 짓이라 할 것이다. 그저 개발도상국에 흔한 찌질한 괴뢰 정권의 하나에 불과했으며, 1979년 두번째 위기가 발생하여(이 때도 중화학 공업화 추진으로 인한 자본 과잉 축적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맞물려 전면적 공황이 발생했다) 더 이상 박정희 세력으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내부에서 교체해 버린 것 뿐이다.

    다만 개발도상국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서 미국으로부터 각기 다른 전략적 지위를 부여받았으며, 그 지위를 놓고 침이냐 반신반인이냐를 다투는 쓸모없는 논쟁이다.

    1982년에는 폴 볼커 쇼크(경기 침체 중 금리 인상)로 지금은 7개 나라로 쪼개진 유고 연방이 디폴트했다(유고는 이미 이 때 망했다. 그 뒤 공식 해체될 때까지 무늬만 유지하고 있었다).

    구 소련이 망한 진짜 원인 가운데 하나는 1986년 이후의 유가 폭락과 레이건 정부의 달러 공급 제한책(87년 Black Monday에 따른 글로벌 달러 부족) 때문이었다.

    소련의 뒤를 이은 국가연합(보리스 옐친 체제)는 1997년의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의 글로벌 달러 부족과 유가 폭락으로 다시 한 번 망했다.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외환 시장에서는 두드러진 변동성 폭발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 만일 외환 시장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그 때는 안락한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다. 필자가 변동성에 주목하게 된 것도 지난 1월 초의 홍콩 달러 시장에서의 수수께끼 같은 flash crash 때문이었다.

    호주 달러/미국 달러화 환율과 중국 상해 지수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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