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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ly Brief]re-빨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8-01-10 오전 2:14:05 ]

  • 그동안 하도 골치아픈 얘기들만 했으니 오늘은 좀 쉽게 가자.

    지난 1월 4일자 [Nightly Brief]빨대 중에서

    "nightly는 만일 달러화가 여기서 더 약세가 되면 미 국채 수익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단기 국채 수익률은 더 빠르게 상승하여 curve flattening이 극단적으로 진행되고, 동시에 이는 크로스 커런시 베이시스 스왑 포인트를 더 마이너스로 깊게 밀어넣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정책에 의해서나, 시장의 자율 메카니즘을 통해서든 간에 당분간은 달러화 약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유로/달러(EUR/USD) 올 초 이후 유로/달러 환율은 하락(달러 강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챠트상으로는 유로/달러 환율은 두개의 단기 상승 추세 지지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모니터

    둘 중의 어디에 걸릴지는 몰라도, 단기 반등도 그 시점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 지지선은 각기 성격이 다르다.

    4월 중순 이후의 상승 추세선은 미국 재무부의 현금 소모에 따른 reserve 변동이 은행들의 dollar balance sheet capacity에 미친 영향을 표현하는 선이다.

    반면에 6월 하순 이후의 지지선은 연준의 통화 정책 전망을 표현한다. 만일 6월 하순 이후의 상승 추세선이 훼손된다면, 금리 정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연준의 커뮤니케이션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 만일 4월 이후의 상승 추세선이 훼손된다면, 이는 미국 연방 정부의 shut down 가능성, 또는 debt ceiling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독일 정치권은 지난 총선에서 과반수에 미달한 제 1당이 된 기민/기사 연합(CDU)과 사민당, 그리고 녹색당 사이에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오는 21일 사민당은 이제까지의 협상 결과를 의원 총회에서 표결에 부친다. 만일 여기에서 협상안이 부결된다면, 연정 구성 협상은 붕괴하며, 독일은 90일 이내에 새로운 총선을 치뤄야 한다.

    그런데 만일 총선이 다시 치뤄진다면, 매우 흥미로운 선거가 될 것이다.

    다음은 지난 12월 20일자 <블룸버그통신> 기사.

    안젤라 메르켈의 기독교민주당 연합의 최고위급 인사는 메르켈의 사민당과의 연정 구성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것이며 메르켈은 새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독일의 <Bild>지가 보도했다.

    지난 2005년에서 2017년까지 독일 연방 하원 의장을 지낸 Norbert Lammert는 측근들에게 메르켈 없이 치뤄지는 2018년 총선은 기민/기사 연합과 녹색당의 연정 구성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Bild>지는 소식통을 밝히지 않은채 보도했다.

    Lammert는 1월부터는 기민당의 씽크탱크인 Konrad-Adenauer Stiftung의 이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메르켈은 그동안 새 총선이 치뤄지면 기민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거듭 밝혀온 바 있다...

    Lammert의 발언은 이번 연정 구성 협상이 실패하면 메르켈이 실각, 또는 정치 은퇴를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동시에 기민/기사 연합의 지도부는 연정 구성 협상이 실패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연정 구성이 실패하고 재선거가 실시된다면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9일자 [ReMarks-to-Market]에서 소개한 베누아 꿰레 ECB 이사의 말을 다시 상기해 보자.

    (* 이 기사에 소개된 꿰레의 연설은 지난 1월 5일자의 'Central Banks as Risk Managers'다. 기사에서는 11월 24일자 연설로 잘못 소개했다. 11월 24일자 꿰레의 연설은 'Policy Analysis with Big Data'로 다른 내용이다. 두 문서를 동시에 열어놓고 있다가 기사 작성시에 순간적으로 날짜를 착각했다. 이 점 사과드린다. 이전 기사에서도 수정했다)

    시장이 정치적 변동에 어떻게 반응하든 ECB는 선제적으로 대응하지는 않는다. 후행적으로(data-dependent)만 반응한다.

    그런데 이 후행(data-dependent)은 지표가 확인될 때까지, 그리고 ECB의 정책이 영향을 미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린다(time-lag).

    따라서 만일 독일 연정 협상이 실패하고 재선거 결과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또는 시장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ECB의 대응은 '늦다'.

    그러면 시장에서의 반응의 폭은 커질 수 있다.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

    (1) 연정 구성 성공의 경우 - 기존 전망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

    (2) 연정 구성 실패의 경우 - 협상 실패와 재선거 자체는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메르켈이 계속 기민/기사 연합의 지도자로 남을 수 있느냐 여부, 그리고 선거 결과가 누구의 승리일 것이냐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런데 그 전망은 불확실하다. 이 때의 불확실성은 risk가 아니라, uncertainty다.

    만일 사민당이 제 1당이 된다면? 사태는 의외로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현재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 사이의 연정 구성 협상에 있어서의 표면적인 가장 큰 쟁점은 이민자 문제와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문제다.

    그런데 표면적이 아닌 쟁점들이 있다. 진정한 숨겨진 쟁점은 EU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사민당은 EU가 정치적 통합체이기를 원한다. 그리고 유로존 부채의 pooling(유로존 공동 부채 발행)을 주장한다.

    이들 이슈가 자산 가격과 유로화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이민자 문제는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를 포함하는 것이며(유럽이 이민자 문호를 지속적으로 개방한다는 것은 중동 사태가 계속 혼란 상태로 남는 대외 정책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유가 하락에 베팅한다는 것을 뜻한다), 유로존 통합 가속화는 남유럽 주변부 국가들에 대한 (독일과 프랑스의) 정치적 지도력의 강화와 동시에 재정 통합을 강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동시에 이는 독일에서의 긴축 정책의 종언을 의미하며 인플레이션률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실은 독일에서 사민당 정권의 성립은 미국의 트럼프 정권의 성립만큼, 유럽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만일 연정 협상 실패로 메르켈은 실각하지만, 재선거에서 기민/기사 연합이 승리한다면?

    이 역시 시나리오가 복잡하다. 중동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화되겠지만, 유로존은 긴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즉, 유럽의 저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된다.

    여기에다가 독일 최대 노조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는 사실상, 노조를 자신의 최대 정치 기반으로 하고 있는 사민당에게 메르켈과의 연정 구성 협상에 합의하지 말라는 압력이기도 하다.

    대충만 써도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일일이 경우의 수를 계산할 필요도 없다.

    여기는 꿰레도 지적했듯이, 예측(calculation)의 영역이 아니다. 그리고 예측이 아니라면 유로화가 힘을 받을 이유는 없다.

    미국에도 정치적 이벤트가 있다. 미국 의회는 연방 정부 재정 지출을 오는 22일까지만 허용한 상태다(이른바 stop-gap spending bill).

    의회가 22일 이내에 새로운 지출 결의안을 통과시켜주지 않는다면, 당장 23일부터 연방 정부는 폐쇄된다(일부 기능 정지).

    그것과는 별개로 debt ceiling 이슈는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연방 정부의 달러 현금 보유 규모가 다시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난 12월 27일 현재 1980억 달러).

    그러니까 시장은 오는 22일 무렵에 '고비'를 맞는다. all is well이라면 GMO의 제레미 그랜섬이 경고한 'melt-up'이 올 것이다(GMO는 S&P 500 지수가 앞으로 30%는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uncertainty'라면, 유로화 환율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그리고 금 값에 표현될 것이다.

    금 선물 미결제약정 델타 값

    ⓒ글로벌모니터

    (* 미결제약정 델타 값은 직전 거래일 장 마감 기준 미결제약정과 오늘 미결제약정 사이의 차이)

    즉 옵션 시장의 전례로 보면 금 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몇가지 변수도 추가해야 한다. 하나는 BOJ의 수상쩍은 움직임인데, 과연 이것을 은밀한 tapering이라고 해야할지 아직 판단이 안선다.

    일본 중앙은행의 YCC(yield curve control)은 매우 복잡해서 간단하게 답이 안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 고시에서 'counter-cyclical factor'를 제외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HSBC는 리서치 노트에서 이는 중국이 경제 펀더멘탈에 자신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원칙적으로 본다면, 이번 중국의 조치는 외환 당국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시장의 환율 결정 영향력을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counter-cyclical factor를 배제하면, 위안화 환율은 '전일 종가 ± 야간 시장 변동치'로 결정된다.

    그러나 현재 조건에서는 이는 위안화 약세(즉 달러 강세)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이 조치의 '타이밍'이다. 독일 정치 상황, 미국 연방 재정 문제와 더불어 달러 강세에 힘을 실어주는 조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21, 22일은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가 발생하는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유로/달러 환율은 1: 1.21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을까? (챠트상으로는 쌍봉 형태를 띄고 있다) 1:1.21은 이른바 '족보'가 있는 지점이다. 지난 2012년 7월 하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whatever it takes'를 외친 바로 그 지점이다.

    ⓒ글로벌모니터

    따라서 1:121을 넘는다면, 그것은 'whatever'가 유효하다는 시장의 판단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전히 1:1.21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아직도 ECB의 'whatever'를 전적으로는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유로/달러 1:1.21은 ECB의 신뢰성(credibility)에 대한 시험선이다.

    이 'whatever'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독일 국사재판소에서 조만간 ECB OMT(무제한 QE)에 대한 헌법소원 결정이 내려진다.

    만일 독일 국사재판소가 OMT에 대해 '제약'을 가한다면, ECB의 'credibility'는 약화될 것이다.

    그리고 독일 국사재판소의 판결은 독일 정치권 상황과 그 궤도를 같이 할 것이다(독일 헌법학계의 유명한 격언, "정치가 시작되는 곳에서 공법은 끝이 난다"는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른 말로 해서, 21일의 독일 사민당의 연정 협상안 표결과 이후의 재선거 동향은 국사재판소의 판결과 서로 주고 받기 식의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왜 미국 증시는 불타 오를까? 어떤 것도 이 랠리를 말리지 못한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5%를 드디어 넘었는데, 이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폭등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심지어는 실적 시즌을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실적 전망이 상향되는 유례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랠리는 멈출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제 시장은 '탐욕'(greed)에서 '망상'(delusion)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빨리 가면, 빨리 끝난다. 지겨우니 빨리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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