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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Watch]`놀라운 자신감` 3가지 배경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7-09-21 오전 5:26:01 ]

  • 현재로서는 내년 2월 퇴임이 예정되어 있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도 예의 완화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겸손하게 열어 두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물가목표 달성에 대한 의지도 힘주어 피력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의 이같은 발언들이 이번에 도출돼 시장에 전달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기조 컨센서스는 아니었다. 이날 FOMC는 예상보다 훨씬 자신감에 넘쳤다. 즉 매파적이었다. 옐런 의장의 발언은 이러한 매파적 베이스라인을 보완하는 리스크 대응 플랜을 설명하는 성격이었다.

    올해 추가 금리인상 예상을 고수한 것은 이해해줄 만했다. 하지만 2018년, 내년말 점도표 수위까지 그대로 둔 것은 상당한 서프라이즈였다. 연준 내부에서조차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더 높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FOMC 위원들 스스로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춰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계획은 요지부동이었다.

    2019년말 정책금리와 장기 균형 정책금리 수준이 낮춰졌지만, 이건 먼 얘기로 참고사항일 뿐이다. FOMC 위원들은 최근 한 동안 좀 더 강하게 형성되었던 시장의 비둘기 전망을 매몰차게 교정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세 가지 배경이 있을 듯하다.

    첫째, 물가회복에 대한 FOMC 위원들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좀 늦어지긴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연준 목표치 2%의 인플레이션을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들의 새로운 경제전망에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FOMC 위원들은 성명서에 기업 설비투자 회복세를 명시적으로 부각했으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실업률 예상치는 낮췄다.

    옐런 의장은 회견에서 "타이트해지는 고용시장이 시차를 두고 임금과 물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인플레이션의 부진은 전반적인 경제환경과는 관련이 없는 전개양상들을 반영한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경기순환적 요소가 저물가 원인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둘째, 선진국과 이머징 경제가 동시에 성장하는 드문 팽창 사이클을 세계경제가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실질 균형 금리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면, 인플레이션 회복 없이도 명목 정책금리 수준은 제고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정반대였다. 명목 정책금리가 네 차례 인상됐지만, 실질 정책금리 수준은 제로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동안의 금리인상은 인플레이션 회복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실질 균형금리가 제로 수준에서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 이번 FOMC는 역사적인 양적긴축을 결정하는 회의였다.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결여한 채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을 부각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에도 FOMC는 금리인상 결정회의 당시에는 자신감을 높였다가, 이후 의사록에서는 조심스러움을 반영하는 패턴을 보인 바 있다.

    구조적 저물가 현상이라도 중앙은행이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 또한 저물가가 정말 경기 순환적 요인과 무관한 것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그래서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를 보완하는 옐런 의장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설명이 보완적으로 가미되었다.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움직이게 하는 힘들에 대한 연준의 이해가 완벽하지는 않다"는 겸손으로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옐런 의장의 개인적 속내를 드러내는 발언들이 본격적으로 뒤따랐다. 그는 "올해 들어서 인플레이션이 부진해진 것은 더욱 더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만 해도 저유가와 강한달러라는 명백한 원인이 있었지만, 올해 그런 요소들이 사라졌는데도 근원 물가가 오히려 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옐런 의장은 "만일 목표치에 미달하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이를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 해도 저물가가 길어지면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저하돼 저물가가 고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린 요소들이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를 연준이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옐런 의장은 밝혔다. 그 파악 여하에 따라서 이날 제시된 자신감 넘치는 점도표가 일대 수정될 가능성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일단은 "올해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단지 특정한 몇가지 요소들보다는 보다 광범위한 기반을 갖고 있다"는 진단을 밝혔다. 경기순환적 환경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지 통신비나 의료비 일부 항목에 의한 통계적 왜곡 탓만으로도 볼 수는 없는 문제라는 의미다. 지난 6월의 "일시적 잡음" 평가에 비해면 대폭 물러선 셈이다.

    그래도 어쨌든 이번 회의는 '자신감'이 테마이다. 그래서 옐런 의장은 회견에서 자산시장에 대해서도 강력한 언사를 했다. "자산가격을 통해 경제 전반의 전망에 미치는 시사점을 분명하게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연준은 금리인상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자산가격 움직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누가 뭐래도 옐런 의장은 현재로서는 '갈참'이다.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이번 회의를 마지막으로 연준을 떠난다. 연준 이사회가 대대적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날 자신감 넘치는 점도표 역시 위로든 아래로든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옐런 의장은 세 명의 이사만으로도 책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완전한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 초기에 만난 뒤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적이 없다'는 말로만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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