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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Watch]화염과 분노의 이면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7-08-09 오후 4:45:13 ]

  • 전날(8일) 아베 내각이 발표한 2017년도 방위백서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실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그리고 현지시간 8일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8일자 미국방정보국(DIA)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 기술과 관련해 이미 중대한 분기점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뒤 이어 트럼프는 휴가지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방위백서에 담긴 북핵 내용은 미일 방위정보 공유의 산물일텐데, 시점을 보면 DIA를 비롯한 미국 군사안보 기구의 평가와 판단을 이어받은 측면이 강하다.

    1. 화염과 분노

    이날(9일) 북핵 이슈는 도쿄 금융시장을 비롯해 동북아 금융시장을 지배했는데, 시장 참여자들로선 <UN의 새로운 대북제재 → 일본의 방위백서 →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DIA 보고서 → 그리고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엄포>를 뭔가 불길하면서도 잘 짜여진 일련의 흐름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한때 300포인트 넘게 빠졌다. 마감가는 257포인트 내린 1만9738을 기록, 두달반만에 최저치였다. 달러-엔 환율도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한때 109.7엔대로 하락했다.

    ⓒ글로벌모니터

    경험적으로 북핵 재료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는 하루 이틀이면 소멸되곤 했다. 확률상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올들어 북한을 둘러싼 긴장감이 누적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선택지도 많지 않다. 대북 경제제재는 별 쓸모가 없었다. 그래서 전문가 다수는 물리력 행사(전면전까지 염두에 둔 선제타격) 아니면 대화 국면으로 전환 정도가 주어진 옵션의 전부라 말한다.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 혹은 전면전(戰)을 베이스 시나리오로 삼는 것은 투자전략 자체가 무의미하다. 협상 테이블로 무대를 옮기 전의 긴장 고조단계라하더라도 긴장감이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 수위까지 고조될 것인가는 예단이 어렵다.

    내부적으로 러시아 게이트와 각종 스캔들로 곤궁에 처한 트럼프와 아베의 상황을 감안하면, 북핵과 한반도를 둘러싸고 위태위태해 보이는 장면이 앞으로 더 남았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글로벌모니터

    2. 그 이면

    이날 도쿄 시장 흐름은 좀 더 객관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북핵 이슈가 촉매가 됐을 수는 있지만 조정의 배경에는 그럴만한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Weekly Asia에서도 언급했듯 이번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도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구간이었다.

    우선 금요일(8월11일: 산의날) 휴장으로 선물옵션 특별청산지수 산출이 10일로 당겨져 만기일전 변동성이 주중반 자리하고 있었다. 뒤이어 16일까지 오봉절 연휴 기간이라 (대부분의 일본일은 16일까지 연휴에 들어간다) 이를 앞둔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이 예상되던 구간이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조정 가능성이 점쳐졌던 또 다른 배경에는 부풀어 오른 신용거래잔액도 자리하고 있었다. 가장 최근일 자료인 7월28일자 통계를 기준으로 도쿄증시의 신용거래 구매잔고(빚으로 주식을 매수한 잔액)는 전주 대비 428억엔 증가해 2조6639억에 달했다. 8주 연속 늘면서 1년4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닛케이225지수가 2만선 근처에서 계속 교착하는 동안에도 신용 매수는 물밑에서 부풀고 있었다. 이들의 성적표는 별로였다. 7월28일 현재 신용매수 플레이어들의 평가손익은 3주만에 다시 악화됐고, 누적 손실률은 7.87%를 기록해 지난 6월9일의 마이너스 8.40% 이후 2개월만에 가장 컸다.

    누적 평가손을 보고 있던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포지션 청산에 나설 경우 신용매수가 많았던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빠지며 지수 전반을 위협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처럼 가뜩이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조건이 구비된 시점에 북핵과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엄포가 그럴싸한 트리거가 됐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이다.

    3. 달러-엔과 뉴욕증시

    달러-엔 환율은 어떨까. 몇차례 지적했듯 투기적 엔 순(net) 매도 포지션은 - 최근 2주 연속 조정에도 불구 -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쌓여있었다. 부진한 미국의 소비자 경기, 더딘 물가상승률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엔 숏 포지션은 최근 석달간 아주 빠른 속도로 불었다.

    ⓒ글로벌모니터

    그 결과 기존 엔 매도 포지션들의 숏커버링을 촉발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면 달러-엔과 유로-엔 환율은 일시적으로 낙폭이 커질 수 있는 상태였다.

    그나마 이날 달러-엔 환율의 낙폭이 더 커지지 않은 것은 미국 고용시장의 견조함과 미일간 통화정책 온도차를 의식하는 플레이어들이 버티고 있는데다, 뉴욕증시에서 본격적인 조정도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아서다.

    4. 10년전 오늘의 BNP파비라 쇼크

    말이 나온 김에 달러-엔 환율은 중장기적으로 여전히 미국 국채금리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받겠지만, 중단기적으로는 뉴욕증시에 대한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 뉴욕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 버티던 달러-엔의 하단이 일시에 꺼질 수 있어서다.

    최근 닛케이225지수의 위가 계속 막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가을 이후 뉴욕증시 흐름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날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i Shares iBioxx 하이일드 ETF 등 고위험 ETF에서는 자금이 빠지고 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의식한 시장 플레이어들이 늘고 있어서다.

    기사에 등장한 도카이 도쿄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조정은 펀더멘털에 기반한 게 아닌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저가 매수로 삼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지만, 다이와 증권 관계자는 "8월은 통상 예상치 못한 해외 이벤트로 가격 폭락이 일어나기 쉬운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계했다.

    마침 10년전 오늘은 BNP파리바의 헤지펀드 청산 쇼크가 있던 날이다(2007년 8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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