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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ly Brief]경기 끝물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7-08-09 오전 7:01:14 ]

  • 블룸버그TV를 보다 보니, 자막으로 국제결제은행(BIS)의 working paper 얘기가 나온다. 블룸버그에서 IMF나 BIS 논문이 소개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이런 주제는 통상 <Financial Times> Alphaville 섹션에나 등장한다.

    블룸버그TV에 소개된 BIS working paper의 주제는 "고령화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제까지 알려졌던 주류적 견해들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러니 블룸버그TV에서조차 신기하다고, 즉 뉴스거리가 될만 하다고 생각했을 법 하다.

    이 paper('Demographic will reverse three multi-decade global trends', by Charles Goodhart and Manoj Pradhan)는 글로벌 노동력 공급을 다루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지난 30여년 동안 글로벌 노동력은 신흥시장의 산업화(국제노동분업 시장에의 편입)를 통해 급속히 증가해왔다(우리가 세계화라고 부르는 현상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본의 이동').

    그 결과는 글로벌 임금 아비트리지 효과를 포함한 글로벌 차원의 임금의 (상대적) 하락 경향이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에피소드 이상으로는 존재할 수 없었다(유일하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임금'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노동력 공급 증가는 선진국과 신흥시장에 각기 다르게 작용한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글로벌 노동력 구성 비중 변화

    ⓒ글로벌모니터


    글로벌 차원의 노동 공급 과잉은 전반적인 물가 수준의 상대적 상승률을 제어할 뿐만 아니라, 신흥시장에서는 새로운 시장(자본주의화)이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본의 대규모 이동이 시작되었다.

    언뜻 보아서는 이는 마치 '공장의 해외 이전'(선진국의 산업 공동화 현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임금 아비트리지 효과를 통한 기업의 추가 이윤 확보 정도는 그다지 크지 않다(이미 미국과 중국 사이의 임금 격차는 거의 사라지고 없다).

    지난 19세기 후반의 제 1차 세계화 현상에서도 관찰된 것이지만, 글로벌 자본 이동의 진정한 이유는 '임금 차액'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신흥시장의 '시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로 선진국의 경우에는 금융 자본의 초과 팽창으로 인한 금융 섹터의 상대적 수익률 outperform현상이 벌어지며(주기적 버블), 동시에 선진국 산업 섹터에서는 마치 공장이 해외로 이전되어 해외에서의 값싼 노동력으로 인한 수입 때문에 자국 내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과 같은 착시 현상이 벌어진다(그리고 여기에서 반이민, 반자유무역의 대중적 정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최근의 글로벌 포풀리즘의 구조적 원인이다).

    반면 신흥시장에서는 아직 내수 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수요(경기)에 의존하게 되며, 선진국 자본의 유출입에 따라 극심한 외환 변동성을 겪게된다(아시아 금융 위기 에피소드).

    산업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같은 세계화는 선진국 대중들에게는 일자리 감소와 노동 임금 하락이라는 불리한 결과로 나타나지만, 기업과 금융 자본의 측면에서 본다면 시장과 이윤의 확대라는 호조건으로 작용한다(따라서 금융기업과 다국적 기업의 성장이 outperform한다).

    반면 선진국의 소비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값싼 수입 물가로 인해 상대적 임금 하락 효과가 상쇄되며, 동시에 정치적으로는 대중들(결국 노동자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복지정책의 강화가 나타난다.

    그래서 세계화를 지지하는 정권일수록, 복지 정책의 강화를 주장하는 경향이 강하다(대표적으로 미국의 민주당, 유럽에서는 이른바 사민주의 정당들이 이같은 노선을 밟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제시한 챠트에서 나타나듯이, 글로벌 노동력 증가 추세가 지난 2000년대 중반을 고비로 정점을 찍고 하락 추세를 밟고 있다는 점이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이를 고령화 탓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정확한 평가는 아니다.

    성숙한 자본주의 단계에서는 인구 증가율은 자본의 증가율을 하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더 이상 노동시장으로 추가 투입될 수 있는 농촌 인구가 남아 있지 않게 된다), 고령화가 아니더라도 노동력 인구 증가율은 감퇴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는 이같은 상대적 노동력 인구 증가율 감소 추세를 저지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이민을 받아들였다(이것이 이른바 '제국'의 도시에 식민지 백성들이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이후의 제2차 세계화 과정에서는 선진국들은 직접적인 인구 유입을 유도하기 보다는 식민지 후진국의 '발전'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고, 그 결과로 신흥시장의 발전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전되었다.

    그러나 노동력 공급 flow가 전년 동기 대비로 감퇴하게 되면, 이는 더 이상 값싼 노동력의 공급이 희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잠재적으로 임금 상승 압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것만이 임금 상승 압력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아니다.

    고령화는 인구 내부의 구성 변화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을 야기하는데, 고령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국가는 더 많은 복지 정책을 추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세금 부담 가중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노동자 계층의 실질 가처분 소득은 하락 경향에 놓이며, 이 때부터 노동자 계급은 'protest'에 들어간다(이건 좌파라서가 아니라,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이 때의 protest는 과거에는 '파업'의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러나 사회적 통제 구조가 강고한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행동으로 변용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가 정치 권력(공권력)에 대한 개인의 저항들(미국에서의 흑인들의 무작위 경찰 살해 행위도 여기에 속한다. 동시에 무차별 대중 살해, 즉 콜롬바인 총격 사건들과 같은 사회적 범죄도 광범위하게는 이같은 노동의 지위 하락에 따른 대중들의 비제도적 반사회적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자들은 사례 연구를 통해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된 사회일수록 실제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한 나라에서 고령화가 경제활동 참여율을 하락시키고 임금 인상을 저지한다는 주장(특히 재닛 옐런)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은 글로벌 노동력 인구 구성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을 뿐이며, 미국 자체의 인구 구조의 변화가 미국 노동 시장의 변화를 야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율이 낮은 이유는 고령화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여전히 글로벌 노동력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며, 미국 노동시장에서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은 이유도 고령화 때문이 아니라(이건 연준 데이타만 몇 개 뒤져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미국의 내수 기업들이 고용할 수 있는 한계(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노동력 인구의 총량)에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옐런 의장은 심지어는 미국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상승하지 않는 이유를 법률 개정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신규 입사자에 대한 약물 검사(마약 중독자는 채용하지 않을 수 있다)로 인해 노동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인구 수가 적어졌기 때문이라고까지 주장(지난 7월 의회 증언)했는데, 미국이 아무리 마약이 넘치는 사회라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한 주장이다. 미국 대중들을 완전히 '약쟁이'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제국의 엘리트들의 지적 수준이 이 정도라면 인류의 미래는 상당히 암담하다).

    각 지역별로 노동력 추가 공급 추이 전망을 보면, 중국과 선진국은 이미 노동력 절대 인구가 감소 추세에 들어섰고, 약간 뜻밖이게도 인도의 노동력 증가 추세도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주요한 글로벌 노동력 공급원은 아프리카다(따라서 아프리카를 '근대화' 또는 민주화시켜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지식인들의 주장이 빗발칠 것이다),

    물론 노동력 인구 감소가 곧장 임금 상승 압력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그런 점에서 저자들은 이론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임금의 명목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는 방안(예컨대 경기 침체)도 있으며, 또한 임금 상승은 단지 기업의 지불 의사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지불 능력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단지 노동자들의 protest가 강해진다는 것만으로는 임금 상승도 인플레이션도 발생하지는 않는다(기업들은 이윤율 하락을 우려하여 오히려 생산을 감축, 즉 해고를 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장기적으로 이같은 노동력 인구 증가율 하락 경향은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경제력 격차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각국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한 강압적 통제 체제의 강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므로 앞으로 수십년 동안은 고전적 의미의 민주주의자, 자유주의자들은 매우 고달픈 인생을 살게될 것이다).

    글로벌 노동력 증감 추세 변화에 따른 저자들의 통화 정책 대응 전망은 상당히 흥미롭다.

    "오늘날의 인플레이션은 채권 시장에 충격을 준 경기순환적 반등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세계는 아직도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생각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곧 그들의 정상적 행동(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돌아가야만 할 것이다. 초저금리(zero lower bound)는 중국 효과와 전례없는 인구 변화, 그리고 강력한 경기 충격의 조합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어떤 요인도 미래에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특히 일본의 사례를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재정 건전성이 유지되지 못한다면, 높은 인플레이션이나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한 상태에서 국가 부채가 GDP의 200%가 넘는 일본의 재정 건전성 유지가 가능할까? 바클레이즈가 최근 흥미로운 전망을 내놓았는데, 그것은 일본 노동자들의 명목 임금은 증가하겠지만, 실질임금은 하락(물가 상승률이 명목 임금 상승률을 상회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본의 실질 임금 전망

    ⓒ글로벌모니터

    국가는 이런 경우에는 실질 임금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환율을 강세로 가져가야 한다. 즉, 엔화가 강세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그건 그렇고 도대체 일본중앙은행이 자랑하는 QE 효과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

    만일 일본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단지 대중들의 실질 소득 감소에 따른 정치적 불만과 집권 정당의 위기 뿐만 아니라, 높아지는 이자율에 따른 이자 부담액 증가 때문에 국가 재정이 휘청이게 된다.

    결론

    - 글로벌 노동력 공급 추이 변화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잉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발생할 일은 아니며 국가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진전될 것이다.

    - 고령화가 미국 노동시장을 제약하고 있다(그리고 낮은 인플레이션도 이 때문이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 노동시장의 문제는 미국 경제의 수용 능력(capacity)가 감소했다는 증거이며, 오히려 고령화가 더 진전될수록 국가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총수요 증가율은 둔화하면서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 각국 중앙은행들은 노동력 공급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그리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으로) 전통적 통화정책(금리 정책)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으며, 동시에 지난 30여년 동안의 일방적인 금리 하락 추세는 거의 끝물에 가까워지고 있다.

    정책결정자들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인위적인 완만한 경기 침체)을 유도해야만 할 것이다.

    즉, 인구 구조 변화가 반드시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책 대응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자본의 수익률은 하락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자산의 실질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 그밖의 뉴스

    미국의 JOLTS(구인/구직) 데이타는 미국 경제가 경기 싸이클의 본격적인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직의 증가). 금융 시장의 (그리고 중앙은행의) 경기 선행적 성격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기 때문에 마지막 국면의 어느 지점에까지 와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만일 2분기 GDP 수정치 발표에서 미국 기업 이윤이 전분기 대비 감소 추세를 보인다면, 경기는 이미 하강 국면에 돌입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Bank of America는 미국 기업 이윤이 지난 1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노트에서 밝혔다).

    - 달러화는 유로화와 파운드화 약세로 DXY상으로 반등했는데, 여전히 달러화 강세 추이가 끝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이것이 일시적 반등인지, 아니면 dXY 박스권 상단(100 수준)까지 올라갈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만일 이것이 제대로된 반등이라면 DXY는 내년 3분기 중에 100을 기록하고, 그 이후에는 아주 가파른 달러화 약세가 진행될 것이다(이는 잠재적으로 미국 경기가 2019년 초에 침체 국면에 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금융시장(즉 자산가격)은 너무나도 absurd하기 때문에, 이성적인 설명이 가능하더라도, 이성적인 납득은 불가능하다. 지난 2000년 IT 버블 당시의 금융 조건들과 비교해봤을 때, 아직 그 수준에는 못미친다.

    얼마전 Citi Group의 전략가인 Matt King이 아주 유용한 분석을 내놓았는데, 그것은 지난 2000년 중반의 버블이 합성 CDO의 번성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이 그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즉 중앙은행들이 AIG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G는 파산했는데 비해서, 중앙은행은 파산할 수 없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당시에도 AIG가 파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생각하기는 했다).

    King의 분석으로는 지금의 중앙은행들의 자산 매입(QE)는 연간 1.2조 달러 규모로 2000년대 중반 버블 당시의 연간 CDO 발행 규모의 4배에 달한다.

    중앙은행도 파산할 수 있을까?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희대의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어쨌든 King의 결론은, 중앙은행의 balance sheet reduction은 시장에 재앙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재앙까지야. 한 25-30% 빠지고 만다는 것이 속닥거리는 의견들인 것 같다.

    그리고 아직은 그 때도 아닌데, 문제는 이미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사안이라서 지금부터도 새로운 매수자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더 못간다. 지금부터는 적어도 미국 증시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떠넘기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정치권이 '감세안'을 통과하기만을 기다리겠지. 그러나 세법 개정은 빨라도 내년 하반기나 가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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