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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Watch]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7-06-16 오후 10:03:04 ]

  • # 후생노동성의 2001년도 기준 `국민생활 기초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세대 구성을 보면 자식, 손자와 함께 사는 3세대 가구가 전체의 25.5%를 차지했다. 27.8%를 차지한 부부(할머니+할아버지) 가구에 이어 2번째로 높은 비중이었다. 혼자 사는 노인 가구는 19.4% 정도였다.


    2016년판 조사에서 이 구성비는 많이 바뀐다. 가장 주목할 변화가 3세대 가구 형태의 비중이 12%로 줄고, 노인 혼자 사는 독거 가구의 비중이 26%에 달했다.


    # 독거 노인들의 상당수는 시간이 갈수록 빈곤 문제에 노출된다. 2016년도 가계조사에 따르면 독거 노인 가구의 실질 소득은 월평균 12만엔이다. 이 가운데 11만엔 가량이 연금 등 사회보장 혜택에서 나온다.


    반면 이들의 지출은 월 평균 15만6000엔이다. 3만6000엔의 갭이 발생한다. 매달 이 금액만큼이 이들의 저축에서 사라지는 중이다. 그러니 세월이 갈수록 이들의 계좌 잔고는 낮아지고 마음은 초조해지며 씀씀이도 줄어든다.


    최근 후생성 발표에 따르면 전체 생활보호대상 세대는 전년동월비 0.4% 증가한 164만가구에 그쳤다. 최근 몇년 전체 생활보호대상 세대는 정체 상태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보호 대상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65세 이상 노인가구 가운데 생활보호 수급세대는 전년동월비 3.5% 증가했다. 해당 항목의 증가율은 사상최고다. 독거 노인들이 점점 가난해지면서 수급대상 노인 가구도 증가한 것이다.


    # 다이이치 생명이 정부 통계를 인용해 내놓은 보고서를 보자. 2015년 현재 50세 남성 가운데 단 한번도 결혼의 경험이 없는 남성은 23.37%에 달한다. 해당 연령의 여성 미혼율은 14%다. 남성 4명중 1명, 여성 7명중 1명에 해당한다. 5년전 조사 보다 각각 3%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미혼인 채로 고령의 부모와 동거하는 45~54세 중년의 인구도 크게 늘었다. 1980년 18만명에 불과했던 해당 인구는 작년말 현재 158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소득 없이 부모의 연금소득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기생 세대`가 5명중 1명이다.


    #1분기(1~3월) 현재 비정규직 고용은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국세청 급여 데이터를 보면 1년미만 단기 계약 근로자의 평균 연간급여는 103만엔이었다. 장기 근론자의 연간급여 355만엔의 3분의 1수준이었다.


    비정규직은 절대적으로 낮은 소득도 문제지만 미래의 연금지급액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근로기간이 불규칙해 연금을 적립하는 기간도 들쑥날쑥이며, 연금에 불입하는 절대액 자체도 적기 때문이다. 이들이 늙어 마땅한 일거리를 얻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연금으로 삶을 영위해야 한다.


    1. 인식차


    태평스럽게 남 걱정을 했다. 일본의 실질 가계 소비지출이 정체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딘 배경에는 `인상적`이지 않은 임금 인상폭 못지 않게 가난한 노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무시하지 못한다.


    양에 차지는 않지만 그래도 임금이 오르는 근로자 가구에 비해 자의반 타의반 소비를 줄여야 하는 고령의 연금생활자 비중이 계속 유입되게 되면 전체 평균 소비성향도 눌리기 마련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단한 삶을 바라보며 청장년들도 `정신줄 놓아서는 안된다`고 다짐하게 된다.


    옆 나라의 삶을 주절주절 늘어 놓게 된 것은 이날 BOJ 통화정책 성명서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물가와 소비에 대한 진단 때문이다. 구로다의 설명을 듣고서 몇가지를 뒤적거리다가 이전의 기사 내용들을 업데이트하게 된 셈이다.


    참고로 BOJ 정책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구로다는 개인소비와 관련해 종전 "안정적 추이"에서 "견조해지고 있다"로 판단을 상향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용 소득 환경의 지소적인 개선을 배경으로 2% 물가목표를 향해 물가가 상승속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 기대가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마인드를 전환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만 말했다. 다이와SBI 투신의 모지 소이치로는 "민간 이코노미스트들과 중앙은행 총재 사이의 인식의 괴리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평을 날렸다.


    2. 구로다 "묻지마라"


    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했다. 오후 열린 구로다 기자회견에서 많은 기자들의 질문이 출구전략 계획에 집중됐다. 구로다는 시종일관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다음 두 문장을 반복했다.


    "지금의 물가수준이 목표치와 떨어져 있어 정상화와 출구전략을 논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 "(출구전략이 미칠 영향에 대한)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는 것은 불필요한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BOJ의 대차대조표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출구의 장애물도 매일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BOJ가 출구전략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는 BOJ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의회 답변에서 구로다는 "출구전략에 따른 BOJ 재무건전성 영향 등에 대해 추산치를 공개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또 다시 사실상 입을 닫음으로써 묻지도 따지도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출구로 향하는 과정에서 BOJ가 적자를 보더라도 통화의 신뢰는 손상되지 않는다, 장기 관점에서는 반드시 수익 확보가 가능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3. 대차대조표 격차라는 환상?


    BOJ의 현재 국채매입 속도가 연율로 60조엔을 밑도는 상황에서 여전히 성명서에 "연간 80조엔 속도로.."라는 문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나, 이날 출구전략과 관련해 극구 말을 아낀 것을 보면 엔 약세에 대한 미련을 좀처럼 버리지 못한 듯 하다. 7월 도쿄도 의회 선거를 앞두고 시장내 불필요한 소란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을 수도 있겠다.


    이날 111엔 초반에서 거래되던 달러-엔 환율은 구로다 기자회견을 지나며 111.3엔대로 소폭 올랐다. 출구전략과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한 것이 초완화정책의 지속으로 읽히며 달러-엔을 소폭 끌어올린 듯 하다.


    시장 참여자들로선 연내 적정시점부터 대차대조표가 줄어들 연준과 계속해서 대차대조표가 늘어날 BOJ의 대비된 모습을 떠올렸을 수 있다. 그러나 BOJ가 완화의 강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현상 유지에 머물고 있는 만큼 BOJ 자체적으로는 강한 모멘텀을 제공할 수 없다.


    결국 달러-엔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많은 게 미국 쪽 변수에 달렸다. 더구나 BOJ 스스로가 수익률 곡선 제어(YCC)를 선언하며 10년물 금리를 제로 % 근처에 고정시켜놓은 상태에서는 주변국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대비 BOJ의 대차대조표 증감 여부는 무의미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BOJ 스스로가 YCC-QQE를 내놓으며 무너뜨리고자 한 것이 `양(量)에 대한 환상, 양적 차이에서 오는 환상`이었다.


    YCC-QQE의 핵심은 양을 더 빠른 속도로 늘리지 못하는(양적완화 규모를 더 큰 폭으로 늘리기 힘든) 한계상황에서 장기물 명목금리를 고정시킨 채 물가상승률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인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결과 마침내 인플레가 도래하면 오르는 물가만큼 낮아지는 실질금리 효과, 그리고 환율 측면에서는 실질금리차 확대에 따른 엔 약세 효과를 얻겠다는 거였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 효과를 제외하고) 지난 4년 넘게 BOJ 통화정책으로는 인플레다운 인플레를 구경하지 못했다. 이게 현재까지의 실험결과다. 인구와 임금구조와 소비패턴 등 사회 전반은 나이를 먹고 있는데, 통화정책만 여전히 철이 들지 않았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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